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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꿈
분별 있는 일 적응 부자 아이 수영하는 사람들 과거가 있는 여자 한 번의 해외여행 바빌론에 다시 오다 광란의 일요일 마지막 키스 옮긴이 후기 F. 스콧 피츠제럴드 연보 |
Francis Scott Key Fitzg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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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의 겨울 꿈이 어쩌다 부자들을 향한 동경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서 그에게 속물근성이 있었다고는 할 수 없다. 덱스터는 반짝이는 것들과 반짝이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덱스터는 반짝임 그 자체를 원했다. 자주 덱스터는 이유도 모르는 채로 최고의 것에 끌려 손을 뻗었고, 그러다 때때로 삶이 즐겨 안겨 주는 이해 불가한 거부와 금지에 부딪혔다.
---「겨울 꿈」중에서 두 번 다시 그때처럼 약하고 지치고 비참하고 가난하지 않으리라. 그럼에도 조지는 열다섯 달 전의 남자아이에게 무언가가 있었음을, 이제는 영영 사라진 믿음과 따뜻함이 있었음을 알았다. 분별 있는 일. 그때 두 사람은 분별 있는 일을 했었다. 그는 첫 젊음을 바쳐 힘을 얻었고, 절망을 다듬어 성공을 조각해 냈다. 그러나 삶은 그의 젊음을 쓸어 가는 길에 그가 품은 사랑의 신선함 또한 가져가 버렸다. ---「분별 있는 일」중에서 낡아 빠진 양복 차림의 닥터 문은 문간에서 멈췄다. 닥터 문의 둥글고 창백한 얼굴이 두 얼굴로, 열두 개 얼굴로, 스무 개 얼굴로 흩어지는 듯했다. 제각기 다르면서도 똑같은 얼굴이었다. 슬프고, 행복하고, 비참하고, 무심하고, 자포자기한 - 그러다 닥터 문의 얼굴 육십 개가 무한히 이어지는 반영처럼 늘어섰다. 마치 달을 거듭하며 과거의 저편으로 뻗어 나가는 세월처럼. ---「적응」중에서 대단한 부호들이 어떤지 말해 주겠다. 그들은 그대나 나와 다르다. 그들은 일찌감치 소유하고 즐기는데, 이 경험은 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쳐서, 그들은 우리가 단단한 면에서 무르고, 우리가 신뢰하는 것을 의심하는, 본인이 부자로 태어나지 않고서는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운 특성을 띠게 된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우리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삶의 보상과 쉼터를 스스로 애써 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부자 아이」중에서 헨리는 빛나는 길을 따라 달로 헤엄쳐 가는 기분이 들었다. 미국인은 지느러미를 달고 태어났어야 한다고 헨리는 즐겨 말했는데, 어쩌면 그 말이 사실인지도, 돈이 일종의 지느러미일 수도 있겠다. (…) 끊임없이 움직이고 뿌리가 밭은 미국인에게는 지느러미와 날개가 필요했다. ---「수영하는 사람들」중에서 세상에는 두 종류의 남자가 있었다.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남자와 결혼할지도 모르는 남자. (…) 이 사람 저 사람을 잠깐씩 만나고 다니면 안 된다. 삼십 분을 낭만적으로 보내겠답시고 훗날 적절한 시기에 꽤 진지하게 발전할 가능성을 차 버리면 안 된다. 이것이 그녀가 살면서 처음 한 성숙한 생각임을 조세핀은 몰랐으나, 과연 그러하였다. ---「과거가 있는 여자」중에서 꽃집 앞에서 잠깐 멈춘 니콜은 꽃다발 한 아름을 들고나오는 젊은 여자를 보았다. 색색 가지 꽃 위로 여자가 니콜을 슬쩍 보았는데, 니콜은 여자가 무척이나 고급스러운 차림이며 낯이 익다고 생각했다. 어디선가 만났는데 아주 짧은 만남이었던 듯했다. ---「한 번의 해외여행」중에서 편지를 읽고 처음 느낀 기분은 충격이었다. 그 나이에 자기가 실제로 삼륜차를 훔쳐서 로레인을 태우고 동틀 녘까지 에투왈 광장을 누비고 다녔다니. 되돌이켜 보면 몹시 끔찍한 악몽이었다. 문을 잠가 헬렌을 못 들어오게 한 사건은 평소의 그와 전혀 달랐지만, 삼륜차 사건은 그가 할 법한 일이었다. 그런 소동을 많이도 벌였다. 대체 몇 주나, 아니, 몇 달이나 방탕하게 보냈으면 그처럼 완벽히 무책임한 인간으로 타락했을까? ---「바빌론에 다시 오다」중에서 마일스는 미국 감독들 가운데 유일하게 흥미로운 성격과 예술적인 신조를 지닌 사람이었다. 영화계의 덫에 빠진 뒤로 그는 회복력과 건강한 회의주의와 피난처가 없는 대가로 신경쇠약에 걸렸다. 그는 딱하고 위태로운 도피를 택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그러나 이날은 일요일이었다. 즐겁고 여유로운 다음 이십사 시간에 대한 기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매분 매초를 느긋하고 목적 없이 보내야 했다. 매 순간이 끝없는 가능성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불가능한 일은 없었다. 모든 것이 막 시작되었다. ---「광란의 일요일」중에서 최고의 위치는 더할 나위 없이 유쾌했다. 삶에 확신이 들었다. 만사가 순리대로 흘러가고, 아름다운 여인들과 용감한 남자들 위로 빛이 반짝이고, 피아노에서 알맞은 음이 뚝뚝 떨어지고 또 그 선율에 맞추어 노래하는 젊은 입술은 행복한 마음을 대표한다고. (…) 그때 황혼 같은 룸바 음악 속에서 그리 행복하지 않은 얼굴로 짐의 테이블 옆을 지나갔다. ---「마지막 키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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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상상력으로 빚어낸
피츠제럴드 문학의 원형 F.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 1896~1940)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와 함께 미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손꼽힌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길 잃은 세대’와 1920년대 재즈 시대를 상징하는 작가로서 그들 세대의 욕망과 환멸, 아메리칸드림의 찬란함과 붕괴를 감각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문장으로 재현해 냈다. 피츠제럴드는 살아생전 수많은 단편을 남겼다. 단편은 피츠제럴드에게 생계를 지탱해 준 주요 수입원이자 장편으로 향하는 문학적 실험실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구상 중인 주제와 배경, 인물을 단편을 통해 먼저 발전시켰고, 때로는 단편의 일부를 그대로 ‘뜯어내’ 장편에 옮겨 심기도 했다. 예컨대 이 책에 실린 단편 중 〈겨울 꿈〉, 〈분별 있는 일〉, 〈부자 아이〉에서는 『위대한 개츠비』와 공명하는 모티프를, 〈수영하는 사람들〉, 〈한 번의 해외여행〉, 〈바빌론에 다시 오다〉에서는 『밤은 부드러워라』의 그림자를 발견할 수 있다. 피츠제럴드는 잡지 구독자들의 취향에 맞춰 써야 했던 단편들을 두고 스스로 ‘쓰레기’라고 부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대중의 입맛에 맞는 소재를 다룰지언정 진부한 공식을 따르는 법은 없었다. 그는 오히려 단편이라는 무대를 시험대로 삼아 판타지와 유령 이야기와 같은 다양한 장르를 실험했고, 개성 강하고 매혹적인 인물들을 빚어냈다. 한 작가의 이야기이자 시대를 비추는 거울 국내 초역 〈마지막 키스〉, 〈적응〉을 포함한 대표 단편 열 편 한편, 그의 단편들은 작가 본인의 삶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경제적 기반이 없다는 이유로 파혼당한 가난한 엔지니어가 성공을 거두고 돌아와 연인과 재회하지만 같은 사랑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음을 깨닫는 〈분별 있는 일〉은 젤다에게 파혼당했다가 첫 장편의 성공으로 그녀를 되찾은 피츠제럴드 자신의 이야기와 정확히 포개진다. 골프장의 캐디 소년이었던 덱스터가 부잣집 딸 주디 존스를 향한 환상을 키우다 세월이 흘러 그 환상에서 깨어나는 〈겨울 꿈〉과 뭇 남성의 인기를 독차지하던 조세핀이 사랑의 실패를 통해 과거와 소문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거가 있는 여자〉에는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기억이 어른거린다. 뜻밖의 시련을 겪으며 새롭게 거듭나는 인물이 등장하는 국내 초역작 〈적응〉에서는 미래에 대한 작가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부자들의 세계에 속해 있으면서도 끝내 이방인이었던 피츠제럴드의 시선은 주변 인물들을 향하기도 했다. 타고난 부가 만든 특권 의식 때문에 진정한 교감도 사랑도 잃어버리는 〈부자 아이〉의 앤선 헌터는 실제 지인을 모델로 삼은 작품이다. 유럽 체류기의 경험도 고스란히 작품이 되었다. 젊고 부유한 부부가 유럽의 화려한 사교계에 휩쓸리며 순수함과 서로를 잃어 가는 〈한 번의 해외여행〉은 피츠제럴드와 젤다 부부가 걸어간 궤적 그 자체이며, 방탕한 시절의 실수로 아내를 잃은 한 남자가 딸을 되찾으려 파리로 돌아오는 이야기 〈바빌론에 다시 오다〉에는 몰락 이후 삶을 재건하려던 작가 자신의 분투가 새겨져 있다. 아내의 배신으로 쓰러진 미국인 헨리가 수영을 배우며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수영하는 사람들〉은 유럽의 물질주의와 대비되는 미국의 이상을 강조하는, 그의 단편 중 드물게 애국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이다. 말년의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경험은 파티에서의 실수로 궁지에 몰리는 작가가 등장하는 〈광란의 일요일〉과 할리우드 스타를 꿈꾸는 여배우와 프로듀서의 이야기 〈마지막 키스〉로 이어진다. “나는 언제나 나의 세대를 위해 글을 쓴다”고 했던 그의 말처럼, 자전적 색채가 짙은 그의 작품들은 20세기 시대상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다. 독자들은 이 책에 실린 열 편의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격동의 1920~1930년대 미국의 언어와 문화와 분위기를 체험하는 동시에, 시대를 초월해 욕망하고 좌절하고 다시 꿈꾸는 청춘의 보편적인 얼굴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