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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타
네죵 부인 광고의 피해자 우리를 탈출한 맹수들 수르디 부인 후작 부인의 어깨 가난한 소녀들은 무슨 꿈을 꿀까 독한 사랑 결혼의 방식: 귀족, 부르주아, 상인, 서민 죽음의 방식: 귀족, 부르주아, 상인, 서민, 농민 옮긴이 후기: 꼭꼭 숨겨져 있던 에밀 졸라의 보석 같은 단편들 에밀 졸라 연보 |
Emile Zola,Emile Edouard Charles Antoine Z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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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위에 우뚝 설 수만 있다면 그들의 평가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중요한 것은 그들보다 잘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강력한 힘은 모든 것을 용인하게 만드는 법이다. (……) 그는 어떤 장애물도 두렵지 않았다. 강력한 힘을 이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강할 것이고 따라서 행복할 것이었다.
--- pp.30-31 「낭타」 중에서 많은 재물을 모으고 권력의 정점에 이르기까지 그가 해 온 인생의 경험들이 하찮게만 보였다. 어차피 의지와 힘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없다면, 수없이 의지를 펼쳐 보이고 힘을 과시하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가 무너지는 데는 사랑의 정념 하나면 충분했다. --- pp.61-62 「낭타」 중에서 이토록 자유분방하고 이토록 세련된 파리 여성에 대해 내가 가졌던 달콤한 생각 속에서 나는 즉시 한 편의 소설, 시골이 선사해 주는 인연과 어느 봄날 무성한 나무들 아래에서 보내는 사랑의 순간들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그래, 그런 거였다. 그녀는 어쩌면 내게서 시골 귀족의 매력을 발견하고, 거기서, 내가 사는 곳에서 나와 사랑을 속삭이고 싶어 하는지도 몰랐다. --- pp.97-98 「네죵 부인」 중에서 광고는 그의 지성마저도 존중하지 않았다. 그는 신문들이 추천하는 책들로 서재를 가득 채웠다. 게다가 아주 기발한 분류법을 채택했다. 신문의 유료 기사에서 얼마나 찬사를 받았느냐에 따라 책들을 나눈 것이다. (……) 그리하여 책을 펼 때면 그는 자신이 어떤 찬사를 쏟아 내야 할지를 미리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정해진 틀대로 웃거나 웃었다. --- p.120 「광고의 피해자」 중에서 마침내 식물원에 도착한 그들은 숨을 헐떡이며 겁먹은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비로소 안도하며 우리의 문을 꼭꼭 닫아건 뒤 구석으로 달려가 몸을 숨겼다. (……) “이제 여기서 나가 인간들의 우리에서 어슬렁거리는 일은 결코 없을 거야! 평화와 행복은 여기처럼 안전하고 문명화된 안식처에서만 누릴 수 있는 거라고! --- pp.134-135 「우리를 탈출한 맹수들」 중에서 남자로서의 그가 역겨워지는 밤이면 그녀는 예술가로서의 그에 대한 감탄 속으로 숨어들곤 했다. 그러한 감탄은 오래도록 순수한 것으로 남아 있어서, 때로 그녀는 천재의 필요악이라는 방탕함에 대한 전설을 익히 알고 있는 부르주아 여성으로서, 페르디낭의 비행을 위대한 작품에 따라오는 숙명적인 부산물로 받아들이곤 했다. --- p.164 「수르디 부인」 중에서 그녀의 어깨는 정말 아름다웠다. 새하얗고 통통하고 도발적이었다. 거리의 포석이 행인들의 무수한 발길에 반들반들 윤이 나듯 그녀의 어깨를 향한 정권의 눈길은 그것을 더욱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 p.201 「후작 부인의 어깨」 중에서 그녀의 연회색 눈에 나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소녀는 더이상 추위를 느끼지 않았고, 나쁜 유혹에 빠져들었다. 잠시 후 꿈에서 깨어난 소녀는 초라한 방을 둘러보면서 진저리를 쳤다. 그리고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람? 뭐하러 죽도록 일하냐고. 나도 다이아몬드가 갖고 싶어." --- p.208 「가난한 소녀들은 무슨 꿈을 꿀까」 중에서 어느 날 그들은 상대방의 물잔에 독을 타는 것을 서로에게 들켰다. 그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흥분된 마음이 가라앉자 서로를 힘껏 껴안았다.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아 낸 두 사람은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자신들이 얼마나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이제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가 되었음을 인정했다. --- pp.218-219 「독한 사랑」 중에서 결혼이란 얼마나 이상야릇한 제도인가! 인류를 남자와 여자, 두 진영으로 나누어 서로에게 맞서도록 무장시킨 뒤 "평화롭게 살라!"는 말과 함께 그들을 같이 살게 하다니! 결론적으로 오늘날의 남자들은 사랑할 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를 잘 알지도 못하고 그녀에게 자신을 알리지도 못한 채 결혼을 하는 실정이다. 이것이 작금의 결혼이 지닌 뚜렷한 두 가지 특징이다. --- p.227 「결혼의 방식: 서문」 중에서 그녀를 만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자 발랑탱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그의 초라한 방에서 불면의 밤을 이어 갔다. 침대에 누워 두 눈을 크게 뜨면 어둠 속에서 금발 머리가 햇살처럼 빛나는 클레망스의 환한 얼굴이 보였다. 그러면 그는 마치 뜨거운 석탄 위에 누운 듯 열에 들떠 새벽까지 뒤척였다. 그러고 난 다음 날에는 작업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 p.262 「결혼의 방식: 서민」 중에서 아들들에게 돈을 도둑맞을까 봐 두려워하던 인색한 망자가 그들 안에서 깨어난 것이다. 돈이 죽음을 오염시키면 그 죽음이 뿜어내는 것은 분노뿐이다. 그리하여 관을 앞에 두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 p.293 「죽음의 방식: 부르주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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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의 부담은 덜고 단편의 매력을 더한
에밀 졸라의 짧은 이야기들 에밀 졸라(Emile Zola, 1840~1902)는 세심한 관찰과 묘사를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를 냉철하게 그려 낸,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연주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다. 아셰트 출판사의 발송 부서에서 일하던 1863년부터 신문과 잡지에 콩트와 기사를 기고하며 문단 활동을 시작한 그는, 《테레즈 라캥》을 비롯해 루공마카르 총서의 《목로주점》, 《제르미날》 등을 통해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의 문학적 역량은 장편에만 머무르지 않고 짧은 이야기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졸라의 단편은 크게 콩트(conte)와 누벨(nouvelle)로 구분할 수 있는데, 둘은 모두 짧은 이야기이지만 그 전개 방식과 깊이에 있어 차이가 있다. 콩트는 대개 원서 3~5쪽 분량으로 구성과 인물 묘사가 간결하며, 빠른 전개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반면 누벨은 원서 30~40쪽 내외의 분량으로 콩트보다 조금 더 길고, 정교한 구성과 심리 묘사, 사회적 배경을 담고 있다. 《독한 사랑》에 실린 열 편의 단편 중 〈광고의 피해자〉, 〈우리를 탈출한 맹수들〉, 〈후작 부인의 어깨〉, 〈가난한 소녀들은 무슨 꿈을 꿀까〉, 〈독한 사랑〉 등은 콩트, 〈낭타〉, 〈네죵 부인〉, 〈수르디 부인〉, 〈결혼의 방식〉, 〈죽음의 방식〉 등은 누벨이라 할 수 있다. 졸라는 이 짧은 이야기들을 장편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인간과 사회를 탐구하는 일종의 ‘실험의 장’이자 창작의 ‘휴식처’로 삼았다. 단편에서는 장편에서 보여 준 과학적 관찰과 자연주의 성향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자유로운 형식과 어조를 통해 다양한 주제와 감정을 유연하게 풀어냈다. 그의 단편들은 단순한 즐거움을 주는 것을 넘어서서 에밀 졸라라는 작가의 넓은 문학적 스펙트럼을 보여 주는 또 다른 성취인 것이다. 부와 가난, 사랑과 배신, 결혼과 죽음…… 인간의 욕망에 대한 열 편의 서사 치밀한 리얼리티와 낭만과 환상 사이를 오가는 열 편의 단편 중에서 여러 면에서 작가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낭타〉는 자신의 힘과 의지로 사회적 상승을 꿈꾸던 주인공이 사랑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강력한 의지를 이야기하면서 그것으로도 통제할 수 없는 뜨거운 사랑의 정념을 그리고 있다. 〈네죵 부인〉은 지방의 귀족 아들인 주인공이 당혹스럽고 영리한 ‘유혹의 기술’을 구사하는 파리지엔인 네죵 부인을 통해 에밀 졸라식 ‘감정 교육’을 경험하는 이야기이다. 〈수르디 부인〉은 순종적인 여성과 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성의 경계에 놓인 듯한 수르디 부인을 통해 화가인 남편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억눌린 여성의 초상을 복합적으로 그리고 있다. 〈광고의 피해자〉는 19세기 프랑스 광고 문화에 대한 통찰을 블랙 유머로 표현한 작품으로 현대의 소비 심리와도 맞닿아 있다. 〈우리를 탈출한 맹수들〉은 사자와 하이에나의 시선을 빌려 인간 사회를 풍자한 우화적 이야기이다. 〈후작 부인의 어깨〉와 〈가난한 소녀들은 무슨 꿈을 꿀까〉에서는 계층의 간극과 빈곤층 여성의 삶에 대한 졸라의 애정 어린 시선이 돋보인다. 표제작 〈독한 사랑〉은 파국적 결말을 맞은 치정의 이야기를 통해 정념의 파괴력과 인간 감정의 어두운 심연을 들여다보게 한다. 〈결혼의 방식〉과 〈죽음의 방식〉은 귀족, 부르주아, 상인, 서민, 농민이라는 각 계층의 결혼과 죽음을 다룬 군상극으로 인간사의 보편성이 계급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