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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중독
함정임
작가정신 200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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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咸貞任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광장으로 가는 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화여대 불문과와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동아대 한국어문학과에 재직중이다. 대학에서 프랑스 시와 현대 부조리극에 경도되었고, 거리와 광장보다는 도서관과 지하 소극장을 전전했다. 그때 대학 문학상에 시가 가작으로 뽑히는 바람에 제도권 문학지의 청탁을 받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그 문학지의 기자가 되었다. 그 후 계간지 편집장과 출판사 편집부장으로 일하며 프랑스 현대문학을 전문 편집했고, 프랑스 대사관 도서과에 다년간 협력했다. 2003년 계간 [동서문학]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광장으로 가는 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화여대 불문과와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동아대 한국어문학과에 재직중이다. 대학에서 프랑스 시와 현대 부조리극에 경도되었고, 거리와 광장보다는 도서관과 지하 소극장을 전전했다. 그때 대학 문학상에 시가 가작으로 뽑히는 바람에 제도권 문학지의 청탁을 받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그 문학지의 기자가 되었다.

그 후 계간지 편집장과 출판사 편집부장으로 일하며 프랑스 현대문학을 전문 편집했고, 프랑스 대사관 도서과에 다년간 협력했다. 2003년 계간 [동서문학]에 장편소설을, 인터넷 서점 예스24 웹진 '북키앙'에 미술 에세이를 연재했다. 2004년 한신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소설집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 밤은 말한다』, 『동행』, 『행복』, 『당신의 물고기』, 『아주 사소한 중독』,『버스, 지나가다』,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 『당신의 물고기』, 『네 마음의 푸른 눈』, 『춘하추동』,『저녁식사가 끝난 뒤』, 번역서 『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실베스트르』를 펴냈고, 산문집 『하찮음에 관하여』, 『하찮음에 관하여』를 냈다. 그리고 유럽묘지예술기행 『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로 갔다』, 파리기행 『인생의 사용』, 미술에세이 『나를 사로잡은 그녀, 그녀들』, 에세이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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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02쪽 | 20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2881469

책 속으로

그녀가 요리학교에서 특히 흥미를 보였던 것은 디저트와 케이크류를 만드는 페이스트리 과정이다. 그는 수요일이면 그녀의 방에 와서 그녀가 내놓는 색다른 케이크를 맛본 후 그녀와 사랑을 나눈다. 그가 그녀의 방에서 처음 맛본 케이크는 밀푀유라는 것이다. 그것은 얇은 파이 천 겹을 붙여놓았다는 뜻으로 달콤함으로 치면 첫 키스의 강렬함을 전해주는 데 그만이다. 그는 단것이라고는 오래 맛보지 못한 전쟁고아처럼 한동안 생크림이 얹힌 몽블랑 케이크와 초콜릿이 뿌려진 초코 치즈 케이크를 손가락으로 찍어 얄미울 정도로 세심하게 빨아먹었다. 그런 그를 바라볼 때 그녀는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야릇한 흥분감을 맛보았다.

그러나 후식은 어디까지나 후식일 뿐, 중독성이 강하면서도 메인이 되지는 못한다. 그것은 때와 장소에 따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것을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창조해내는 케이크들은 혀끝을 일시적으로 매료시키는 부드러움과 달콤함이 생명이면서도 그 달콤함으로 인해 오래가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녀의 케이크를 먹으면서 그러한 케이크의 운명에 애도를 표한다. 그러나 그가 모르는 것은, 오래가지 않는 것, 그것이 얼마나 그녀를 홀가분하게 해주는가이다.

---pp.36~37

출판사 리뷰

치명적인, 너무도 치명적인 사랑의 사소함
<아주 사소한 중독>에서 작가는 문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현대인의 삭막한 삶과 사랑조차도 소비의 대상이 되어버린 진정성 부재의 인간관계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는 사랑의 상실과 고독, 혹은 소통 부재의 소외감이 진정 당신에게는 더 이상 상처가 아닌가라고 묻는다. 이제는 그 상처 조차도 너무나 빈번하여 오히려 사소한 일상이 되고 그 사소함의 중독성이 숨겨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위험에 대해 당신은 정말 안전한가라고 묻는다. 그래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연하의 유부남과 사랑을 할 때 그것은 불륜임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문제삼는 그들의 부도덕성이 아니라, 교감하기를 바라지만 어쩔 수 없이 단절을 체험하고 마는 두 사람의 공허한 관계가 만들어내는 현대성의 비극이다.

이 소설의 처음은 "그녀는 그가 왜 좋은지 모른다. 무엇이 좋은지 모르면서 그와 키스를 한다. 그녀가 유일하게 믿는건 혀다. 혀가 짓는 말이 아니라 혀가 맡는 냄새다. 혀는 먹고 말하는 데 소용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녀에겐 파트너를 알아보는 데 더 유용하다."라고 시작한다. 그리고 이 소설의 끝 역시 "그녀는 점이나 미신 따위는 믿지 않지만 자신의 혀만은 무시한 적이 없다. 그것은 거의 틀리지 않는다."로 마감된다. 혀의 사랑이며 감각의 사랑이다. 가슴으로 소통하는 정신적인 사랑이 아니라, 적나라한 몸의 사랑이다.

소설 속에너 '그녀'의 직업이 혀를 미혹시키는 케이크 디자이너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녀는 미각, 곧 혀에 관한 한 전문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것이 어디까지나 인공 낙원과 같은 곳이며, 공중 정원과 같은 세계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가 서 있는 지점은 "극심한 카오스의 세계"이며 "너무 풍요로워서 허한, 너무 넘쳐서 피곤한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열정이란 존재할 수가 없고, 열정의 비뚤어진 얼굴인 중독은 단지 극심한 소모를 가져올 뿐이다.

그러므로 남자에게 몇 차례 버림받은 과거를 지니고 있는 그녀는 남자가 떠날 때마다 실제로 실성증과 건망증, 그리고 이명증 같은 정신적 내상을 겪지만 겉으로는 그저 다음 사랑이 오기 전까지의 피로와 휴식에 대해 말할 뿐이다. 왜냐하면 그녀에게 있어 이러한 정신적 내상의 충격에 대해 자신을 방어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의 영속성을 믿지 않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감각적인 사랑에 더욱 집착하고 그것이 훨씬 더 정직한 사랑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녀에게 '혀'는 도처에 물밀 듯이 넘쳐나는 대상들을 탐지하는 가장 진실한, 가장 원초적인 생의 감각인 셈이다.

이 작품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이 비록 인공낙원이며 공중 정원의 세계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유한성은 여전히 우리에게 아픔이고 상처일 수밖에 없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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