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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 광애 제2장 불온 제3장 살의 제4장 죄인 제5장 계획 제6장 종언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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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네.”
무척 온화한데다, 가시 돋친 말도 전혀 아니었지만 뜨끔했다. 나는 크나큰 죄를 짊어진 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에요. 뭔가 착각하신 것 같아요.” 그렇게 대답하고 할머니와 거리를 두고 벤치에 앉았다. 그 말을 끝으로 할머니는 말을 더 걸지 않았다. 당시의 나는 미성년자였기에 얼굴 사진은 인터넷에서만 떠돌았다. 하지만 여전히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6년 전, 나는 최애를 죽였다. --- p.7 “저기, 만약에.” 내 말에 하나코가 천천히 반응했다. 나를 보는 듯 보지 않는 듯한 크고 검은 눈동자. “만약 딱 한 사람을 죽여도 된다면 누구를 죽일 거야?” “뭐야, 그게.” 하나코는 웃었다. 어이가 없다며 내 말을 일축해 버릴 듯한 경쾌한 웃음소리였다. “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잖아.” “만일 그렇다면 말이야.” 웃음을 거둔 하나코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러고는 황홀한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만약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가정한다면, 어디까지나 만약에 불과하지만 역시 이사미가 아닐까.” --- pp.129-130 팬들에게 나는 살아 있는 인형이다. ‘동양풍 꽃미남’인 후지카와 이사미를 동경하고, 사랑하고, 신처럼 떠받들며, 사랑의 대가로 돈을 쓴다. --- p.141 “하나코?” 전등도 켜지 않은 어두운 방이라 하나코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다. 뒤늦게 목소리가 들렸다. “미안. 역시 안 되겠어.” 나를 거부하는 말이었으나 신기하게도 아프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코는 계속 말했다. “이런 건 이사미가 아니면 안 돼.” 이번에야말로 가슴 한가운데를 도려내는 듯한 느낌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코 마음 속에는 후지카와 이사미가 있다. --- p.178 이사미의 이미지는 사무라이였다. 동양풍 꽃미남이라고 불리며, 춤도 노래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해내는 남자아이. 나는 그런 후지카와 이사미의 모습을 줄곧 믿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얼굴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훌륭한 누구보다 멋진 남자라고 말이다. 그게 전부 가짜였다는 것인가. --- p.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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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빼앗기느니 차라리 그전에 죽이고 싶어.”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은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을까. ★2026 가장 위험한 팬심 스릴러★ 가장 찬란한 조명 아래서 시작되는, 가장 처절한 핏빛 무대 내 최애가 뉴스에 등장한다면? 그것도 사회면에서, 가장 최악의 폭로와 함께. 팬에게 이것만큼 악몽 같은 일이 또 있을까? 누군가의 팬이라면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그러나 내 최애는 그럴 리 없다며 외면해온 상상. 혹은 누군가는 이미 경험해 봤을 좌절. 《내가 최애를 죽이기까지》는 바로 그 불편한 지점에서 시작된다. 스타는 팬이 있어야 빛난다. 그렇기에 팬들의 사랑과 기대를 배신한 순간, 그들이 맞이할 결말 역시 예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몰락은 결코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그를 향해 쏟았던 수많은 시간과 감정, 그리고 믿음 또한 함께 무너져내리기 때문이다. 열등감, 배신감, 일그러진 짝사랑… 뒤틀린 욕망이 빚어낸 세 사람의 비극 최정상의 인기 아이돌 ‘백 투 더 나우’는 인기 2위 멤버 이사미의 실체가 폭로되며 치명적인 위기를 맞는다. 여론은 들끓고 멤버들마저 등을 돌린 최악의 상황이지만 자본의 논리는 그를 다시 무대 위에 세운다. 아이돌 이사미로서의 마지막 콘서트 무대의 막이 오르고, 세간의 비난과는 달리 콘서트장 안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평소와 같은 팬들의 환호와 열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수많은 팬들 사이, 누군가는 배신당한 마음에 대한 복수를 준비하는데…. 무대 위의 이사미, 그를 바라보는 하나코, 하나코를 바라보는 요후네. “아름답지 않은 최애 따위 필요 없어. 죽어 버려.” 내가 사랑했던 것은 그였을까, 아니면 그를 사랑하는 나의 욕망이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