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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일본의 임진ㆍ정유전쟁(壬辰倭亂·丁酉再亂)』 국역 추진과 발간 의의 일러두기 종합해제 임진ㆍ정유전쟁 관계지도 번 역 조선진기(朝鮮陣記) 고려일기(高麗日記) 서정일기(西征日記) 조선일일기(朝鮮日日記) 원 문 朝鮮陣記 高麗日記 西征日記 朝鮮日日記 인명록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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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조선진기(朝鮮陣記)』는 조선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쓰시마번이 편찬한 문헌으로, 분량은 짧지만 전쟁 전 외교 교섭으로부터 정유전쟁의 종결까지(1592∼1598년 기록) 전 시기를 아우르는 매우 드문 기록이다. 비록 현전하는 사본이 언제, 누구에 의해 작성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쓰시마번이 보유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편찬된 것이고,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와 대마도주(對馬島主) 소 요시토시(宗義智) 등 1번대 선봉의 활동을 반영한 것이라 사료적 가치가 높다. 편찬물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임진왜란 연구에서 이 자료가 지금도 광범위하게 인용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측으로서는 이 자료에서 특별히 『징비록(懲毖錄)』의 영향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역주자가 〈원문〉편에서 『징비록』 원문을 각주로 게재하여 쉽게 비교해 볼 수 있다), 일본 편찬물의 역사적 배경을 밝히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어지는 사료들은 일기류인데, 모두 전쟁 현장 또는 그와 가까운 시점에 작성된 것들이어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고, 실제로 임진ㆍ정유전쟁 연구에서도 가장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일기의 작성자는 상당수가 문필 능력을 갖춘 종군 승려들인데 그중 『서정일기(西征日記)』와 『조선일일기(朝鮮日日記)』를 선택하였다. 또 전쟁에 직접 참전한 다이묘(大名)의 가신들이 남긴 일기도 있는데, 성격상 자신의 전공을 과장해서 드러내는 경향이 있어 활용에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소속 부대의 전투 양상이나 다양한 지역적 경험들이 담겨 있어서 역시 가치가 높다. 이런 점에서 1번대 군사 활동을 기록한 『서정일기』와 2번대 군사 활동을 기록한 『고려일기』를 함께 번역한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 『고려일기(高麗日記)』는 규슈의 사가(佐賀) 출신 무장 다지리 아키타네(田尻鑑種)가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 휘하 2번대에 소속해 작성한 일기다. 1592년 3월 출발부터 1593년 2월 철수 과정까지 이어지는 이 기록은 2번대가 북진하여 한성ㆍ개성ㆍ함경도까지 도달한 과정을 구체적인 날짜와 함께 서술하였다. 특히 함경도 방면을 침공하면서 직면했던 어려움, 군량 부족, 조선민중과의 접촉, 향리층의 협력과 민중봉기 문제 등은 1번대 자료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자적 정보를 담고 있어, 일본군의 북방 진출 과정을 복원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사료다. 세 번째 『서정일기(西征日記)』는 교토(京都) 하나조조 묘신지(花園妙心寺)의 덴케이(天荊)가 종군 승려로서 고니시 유키나가와 소 요시토시를 보좌하며, 전쟁 개시부터 한성 점령까지 전쟁 초기 6개월간 매일 기록한 현장성 높은 일기다. 덴케이가 선봉인 1번대에 속했기 때문에, 이 일기는 『조선진기』의 전반부와 겹치는 시기의 진군ㆍ전투ㆍ점령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조선진기』와 함께 검토하면, 번의 관점과 개별 승려의 관점을 비교해 볼 수 있어 의미가 크다. 덴케이가 소 요시토시와 고니시 유키나가의 지시를 받아 수행한 업무를 기록한 동시에 개인적으로 조선에서 체험한 경험과 사건ㆍ사물을 바라보는 주관적 관점이 풍부하게 드러나 있어, 『조선진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전쟁 체험과 감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할 수 있다. 네 번째, 『조선일일기(朝鮮日日記)』는 정유전쟁기 일본군 감독관 오타 가즈요시(太田一吉)를 수행한 정토진종 승려 교넨(慶念)이 약 9개월 동안 조선의 중남부지역을 이동하며 기록한 현장 일기다. 칠천량 해전, 남원성 전투, 울산성 전투 등 정유전쟁의 대표적 전투가 생생히 담겨 있으며, 일본군의 잔학 행위와 그에 따른 조선민중의 고난에 대해서도 비교적 사실에 즉하여 기록하되 자신의 불교적 신앙에 토대를 둔 비판과 반성의 관점을 뚜렷히 드러낸 기록이라는 점에서 일본에서도 오래전부터 높게 평가되어 왔다. 교넨이 덧붙인 330수에 이르는 일본의 전통시 와카(和歌)는 당시 지식인의 정서와 전쟁 인식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데, 와카가 우리에게만 생소한 것이 아니라 일본 연구자들에게도 난이도가 높은 사료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귀중한 번역이라 하겠다. 이들 4종의 자료는, 작성 시기와 성격이 서로 다르면서도 상호 보완적이다. 『조선진기』와 『서정일기』를 통해서는 1번대의 시각에서 본 전쟁 초기의 외교ㆍ진군ㆍ점령 상황을, 『고려일기』는 2번대의 북방 진출 및 향리ㆍ민중과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정유전쟁기를 다룬 『조선일일기』는 전쟁 후반의 성격 변화를 잘 보여주어 4종의 자료를 함께 읽는다면 시간적ㆍ공간적으로 임진ㆍ정유전쟁에 대해 폭넓고 균형잡힌 이해를 획득하고, 서로 다른 기록자가 바라본 전쟁 인식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임진왜란·정유재란 자료의 번역은 일본사와 한국사 전공자들(책임연구원 이계황 인하대 일본학과 명예교수)이 맡았다. 번역자들이 한문과 고일본어로 이루어진 어려운 사료들을 정확하게 매끄럽게 번역하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석을 꼼꼼히 달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옛 자료에 다가갈 수 있게 한 점도 이 책의 큰 장점이라 하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담은 인명록과 함께 임진왜란·정유재란의 복잡한 전투의 진행 상황과 4종의 자료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 전쟁지도도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