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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군산
권진희
푸른향기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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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9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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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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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ROLOGUE - 군산, 땅 위의 섬

1부 맛 여행

- 계절의 안부: 명궁칼국수+영화건강원 버드나무
- 흐려졌다가 뚜렷해지는 경계: 카페 틈
- 커피 도돌이표 논커피 달세뇨: 디저트카페 군산과자조합
- 소월, 아니 소현고택: 양식당 소현고택
- 바보야, 거긴 에스프레소 맛집이야!: 카페 옴브라 에스프레소
- 단팥빵과 야채빵: 제과점 이성당+영국빵집
- 타인의 연애: 레스토랑 파라디소 페르두또
- 토스트 말고 라자냐: 양식당 스테이블
- 내 마음이 나초를 부를 때: 멕시코음식점 치코
- 오직, 커피: 카페 회현커피
- 첫: 중식당 용궁반점
- 호(好)-떡: 중동호떡
- 비 내리는 군산항 수제맥주 속 일렁이는 거품 너머로: 수제맥주&블루스 페스티벌

2부 멋 여행

- 어떤 아름다움은 우리 눈을 가리고: 옛 군산세관 본관
- 그레이 스케일: 옛 일본 제18은행(현 군산 근대미술관)
- 역사라는 파도, 박물관이라는 배: 근대역사박물관
- Time to Chill: 골목시장 영화타운
- 돌아서 돌아오다: 젤라또 노베오+재즈클럽 머디
- 이상하고 아름다운 자람: 제로웨이스트샵 자주적관람
- 목욕탕 품은 미술관 산책: 카페 겸 갤러리 이당미술관
- 이 문은 문이 아니라: 동국사+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 아름다운 공존: 월명공원+월명호수
- 달, 별, 꽃, 바람, 웃음, 농담, 그런 것들: 팔마예술공간 예깊미술관
- 낭만 합격: 은파유원지+카페 커피벨트
- 파도에 뜬 별: 비응 마파지길
- 거대 오리의 습격: 금강습지생태공원+금강미래체험관
- 임피역에서 만나: 임피역사
- 유현과 만식: 임피향교 일대

3부 책 여행

- 봄을 읽고 여름을 쓰다. 그리고…: 도서문화공간 조용한흥분색
- 자꾸 그리워지는 풍경: 책방 마리서사
- 체험, 덕질의 현장: 책방 그래픽숍
- 쓰담 쓰담 쓰담 다담 해볼까요: 심리서점 쓰담
- 우연한 만남: 월명공원+무인헌책방 고요서재
- 마음과 마음: 책방 한길문고
- 사라져가는 것들: 문구점 겸 동네책방 예스트서점
- 기찻길 옆 서점살이: 리루서점+경암동 철길마을
- 분명한, 연결: 군산회관(구 군산시민회관)+군산북페어
- 초월하는 글쓰기: 군산초단편문학상

4부 영감을 찾아서

- 그래도 인생은 흐른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 속으로)
: 백년광장일대+째보선창+장미칼국수+해돋이공원
- 여름날의 괴담을 좋아하세요? (조예은의 소설 『적산가옥의 유령』 속으로)
: 구 히로쓰가옥(현 신흥동 일본식가옥)
- 시간과 사건과 해석의 3차원 공간좌표 (불친의 만화 『해망굴 도깨비』 속으로)
: 히로쓰가옥+말랭이마을+해망굴
- 팽 할머니 문안록 (황석영의 소설 『할매』 속으로)
: 하제마을 팽나무
- 인연은 괴로운 것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 속으로)
: 백년광장 일대 +뜬다리부두+구암동산+월명공원
- 공간으로 연결되는 기억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속으로)
: 월명동 일대+초원사진관
- 슬픈 드라마 (영화 「타짜」 속으로)
: 히로쓰가옥+중식당 국제반점
- 길고 긴 삶의 일부분 (영화 「화려한 휴가」 속으로)
: 구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6ㆍ10항쟁
- 일상적 불안과 모순이 살아 숨 쉬는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속으로)
: 월명동 일대
- 아, 수라! (영화 「수라」 속으로)
: 수라갯벌

EPILOGUE - 시절인연, 우연히 당신과 마주치길

저자 소개 1

전주에서 살면서, 군산을 집 앞마당처럼 드나들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바다가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 바다를 동경하는 건, 이럴 거면 불속성 포켓몬으로 태어나는 게 나았겠다 싶을 만큼 사주팔자에 불이 많기 때문일까요?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설계사무실에 취직하며 전공을 살릴 뻔했으나, 작업실에서 글을 쓰고 동네책방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며 전공과 전혀 상관없이 살고 있습니다. 전주에 사는 프리랜서인 덕분에 평일 한낮에 훌쩍 군산으로 가 한가한 바다를 독점할 수 있어 자주 기쁩니다. 군산에 뭐 볼 게 있냐고 말하는 사람들을 바닷바람으로 혼쭐낸 뒤 뜨끈한 국물에 술 한잔하는 내항 술쟁
전주에서 살면서, 군산을 집 앞마당처럼 드나들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바다가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
바다를 동경하는 건, 이럴 거면 불속성 포켓몬으로 태어나는 게 나았겠다 싶을 만큼 사주팔자에 불이 많기 때문일까요?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설계사무실에 취직하며 전공을 살릴 뻔했으나, 작업실에서 글을 쓰고 동네책방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며 전공과 전혀 상관없이 살고 있습니다. 전주에 사는 프리랜서인 덕분에 평일 한낮에 훌쩍 군산으로 가 한가한 바다를 독점할 수 있어 자주 기쁩니다.
군산에 뭐 볼 게 있냐고 말하는 사람들을 바닷바람으로 혼쭐낸 뒤 뜨끈한 국물에 술 한잔하는 내항 술쟁이 코스, 예스러운 적산가옥에서 책 한 권을 산 뒤 고풍스런 근대건축물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멋쟁이 코스로 이끌며 명예군산시민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책 『찰랑이는 마음은 그냥 거기에 두기로 했다』와 『언제라도 전주』를 썼습니다.
instagram @doob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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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296g | 128*188*18mm
ISBN13
9788967822637

책 속으로

군산은 섬이 산처럼 무리 지어 있다는 뜻인데, 군산 땅에는 산이라 할 만한 장소가 없군요. 이렇게 제가 볼멘소리를 하면, 이제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그는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좋아하는 장소를 골라 산으로 섬으로 여기자고요.

바람막이가 필요할 정도로 쌀쌀했지만 춥지는 않던 비 내리는 초여름 밤이었다. 곧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때만큼은 달빛소년, 오리 날다, Happy Day 등 체리필터의 노래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고, 알코올 도수 5%의 나른한 취기도 영원할 것 같았다. 플라스틱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던 다빈은 어느새 벌떡 일어나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 채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고, 나는 턱을 괴고 앉아 ‘제철 축제를 시시때때로 공급해 주는 친구! 소중하다! 매우 소중하다!’라고 마음속으로 소리치면서 반쯤 졸고 있었다. 좋았다. 내년에도 다빈과 이 페스티벌에 오고 싶다.

보라색 봉투를 집어 들더니 “이건 파나마 게이샤인데 향이 정말 좋아요”라며 배시시 웃었다.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고 싶다는 말이 일종의 초대장처럼 느껴졌다. 커피를 음미하고, 후각이나 미각을 언어로 구현해 되돌려주고 싶어졌다. 글 못지않게 관계도 실력보다 성의 문제일 때가 많다는 사실을 안다.

박물관은 책과 영화만큼이나 매혹적이다. 셋 다 내가 살 수 없는 시간, 경험할 수 없는 사건, 만날 리 없는 사람과 접점을 만들어준다. 내가 나이기에 알 수 없는 세상을 열어준다. 그래서 나는 책과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 박물관이 지루하다 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믿지 않는다.

도시는 살아있다. 살아있다는 건 아프거나, 약해지거나,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함의한다. 무자비하게 흐르는 시간을 따라 흥망성쇠를 겪는다. 2008년, 영화장은 구도심 속 유휴공간이 되었다. ‘놀 유(遊)’ 자에 ‘쉴 휴(休)’ 자를 쓰는, 사용하지 않고 그냥 놀리는 공간 말이다. 쓸모없다고 판단되어 영영 사라져 버릴 수도 있고 가능성을 인정받고 남겨질 수도 있었다. 도시는 욕망한다. 욕망한다는 건 족적을 남기거나, 살아남거나, 새로 태어나길 바란다는 사실을 함축한다. 아니, 도시를 욕망하여 그 안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

비응 마파지길이 눈부신 은빛으로 빛나는 한낮의 바다가 아름다운 곳이라면, 월명공원은 금빛으로 일렁이는 해 질 녘 호수가 아름다운 곳이다. 일부러 늦은 오후를 골라 따뜻한 라테를 손에 쥐고 호수 주변을 따라 걷다 보면, 산등성이 너머로 붉게 지는 해를 따라 금빛 윤슬이 호수 가장자리로 모여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에서 보석 캐는 일을 마친 일곱 드워프가 ‘하이-호(Heigh-Ho)'를 부르며 통나무를 가로질러 광산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귓속말로 막내 씨에게 “엄마, 왜 바다가 반짝거려?” 하고 물었다.
“밤에 하늘에 떠서 우리를 지켜주던 별이 낮에 물 위에 앉아 쉬고 있는 거야.”
낭만적인 거짓말이다. 비응 마파지길을 걸을 때면 그 낭만적 거짓말이 떠오른다. 그 순간으로, 막내 씨가 새파랗게 젊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만다.

『탁류』, 「논 이야기」, 「레디메이드 인생」을 쓴 채만식의 고향 임피에는 열차가 서지 않는 역, 달리지 않는 두 량짜리 열차가 있는 역이 있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편의점조차 찾아보기 힘든 논을 낀 작은 마을과 인접한, 인적이 드문 역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 역의 내력을 이루고 싶다고 욕망했다. 드디어 이 글을 통해 임피역과 당신을 연결하는 유래가 되리라.

100여 년이 넘는 세월을 버텨낸 적산가옥의 목재 구조물, 돌바닥. 그 사이사이를 온통 채운 책, 책, 책들. 일부러 손님이 많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들어가 섰다 쭈그려 앉기를 여러 번 반복하며 구석구석 살핀다. 그림책, 독립출판물, 철학과 예술, 마침내 근대문학. 서가 앞을 오래오래 서성인다. 이 책을, 아니 이 책도 사야지 하고 집어 들다 저 책을 보는 순간 속으로 소리를 지른다. 어떤 것을 내려놓고 저걸 내 책장으로 데려가야 할지 모르겠다.

비는 그쳐 있었다. 방문자는 우리 셋뿐이었다. 실컷 올려다보고, 마음껏 주변을 돌며 나무를 살피는 동안 하늘을 향해 뻗은 빈 가지가 대지 위로 뻗어나간 강줄기와 닮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여름 잎이 풍성한 계절이었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면모였다. 대나무 숲이 바람을 빌어 사그덕 사그덕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속삭이고, 새 떼가 여러 번 날아올랐다 내려앉기를 반복했다. 전주로 돌아오는 길 어디에서부터인가 세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늘 나를 매혹시킨다. 번뇌로 이끈다. 승려들이 깊은 산속에서 새벽 세 시부터 저녁 아홉 시까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건, 그들도 속세에서 매혹당하지 않고 번뇌하지 않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매혹당하고 번뇌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속성 아닌가, 하고 불경한 생각을 해본다.

2024년 재개봉한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비로소 빨간 스쿠터가, 그 너머의 군산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초원사진관, 정원이 첫사랑 지원을 우연히 만났던 동국사 골목, 정원이 다림을 뒤에 태우고 달리던 월명동 가로가. 1998년에 개봉한 영화 속 군산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의 군산과 크게 다르지만, 스쿠터 뒤로 나타났다 금방 사라지는 월명공원 근처의 동신아파트나 조정형외과의원을 통해 정원과 다림의 동선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점이 아니라 선으로 연결되는 공간, 그래서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보통의 일상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궤적이 좋다.

나는 군산이라는 한국 땅에 놓인 일식 가옥을 떠올린다. 광복 후에도 낯설고 어쩌면 미운 건물들을 거기 그대로 두고 일상을 재건해 낸 군산이야말로 일상적 불안과 모순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의미 부여를 해본다.

‘시절인연’이란 그때 그곳에서 꼭 그렇게 했기에 할 수 있던 모든 일일 것입니다. 곱씹을수록 삶이란 과거로 인한 현재를 살며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 같습니다. 살면서 만날 낭만과 우정과 추억을 위해 깊고 넓게 흐르고 싶습니다. 빨간 양귀비를 심은 자리에 푸른 수레국화가 필 일은 없겠지만, 싱그럽고 탐스러운 양귀비로 피어날 수는 있을 테니까요. 이 책 『언제라도 군산』을 그런 마음으로, 당신이라는 ‘인’에 군산이라는 ‘연’을 엮고 싶다는 마음으로 썼다면 너무 비장할까요?

우리가 서로인 줄 모른 채 어느 봄 노베오에서 산 젤라또를 들고 월명동을 어정거리다 영화건강원 버드나무 앞에서 우연히 스치길, 어느 여름 차가운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눈부시게 반짝이는 한낮의 비응 마파지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길, 어느 가을 해 질 녘 카페 옴브라 에스프레소에서 다른 테이블에 앉아 어쩌다 말을 섞길, 어느 겨울 지붕에 눈을 인 마리서사에서 책을 고르다 허공에서 눈이 마주치길 기대해 봅니다. 우연 한 점에 포개지는 순간마다 조용한 미소로 인사를 대신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인연이 그냥 흘러버리지 않고, 절기를 따라 순환하는 계절처럼 새롭게 변주되기를 바랍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역사와 문학, 오래된 골목과 바다, 책방과 영화의 장면까지.
서로 다른 시간과 감각이 어우러져 여행자를 매혹시키는 도시, 군산”

낡은 골목과 오래된 건물 틈에서 피어나는 일상의 영감
시간과 기억이 교차하며 끊임없이 서사를 만들어내는 곳
켜켜이 쌓인 시간 위에 새로운 감각이 살아 숨 쉬는 여행지, 군산

서해를 마주한 항구 도시 군산은 바다와 근대가 맞닿아 있는 국내 여행지다.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잔재하는 건물과 골목, 지금의 일상이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다른 도시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이당미술관처럼 시간을 품은 공간들, 은파유원지와 임피역처럼 풍경과 기억이 머무는 장소들은 이 도시의 결을 더욱 선명하게 한다. 또한 신흥동 일본식가옥과 월명동 일대의 골목, 그리고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배경이 된 초원사진관까지. 군산은 바다를 따라 걷고, 골목을 따라 스며들며, 과거와 현재가 겹쳐 흐르는 장면을 마주하게 되는 곳이다.

전주에 살며 군산을 집 앞마당처럼 드나드는 저자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발견한 장면들을 이 책에 담아냈다. 여행자의 시선과 생활자의 감각이 겹쳐진 문장 속에서 군산은 한 번으로는 다 읽히지 않는 도시로 펼쳐지며, 자연스럽게 다시 찾고 싶어지는 여행지로 다가온다.

군산에서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오래된 건물과 낯선 간판,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흔적들이 지금의 풍경과 겹쳐지며, 서로 다른 시대가 하나의 지층을 이룬다. 그래서 과거를 거쳐 현재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두 시간이 동시에 흐르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은 군산이라는 공간에 머무르며 감각하는 분위기와 감정을 담아낸다. 바다를 지나 골목으로, 골목에서 다시 책방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군산은 보는 여행을 넘어 머무르는 여행으로 완성된다.

“군산은 일상적 불안과 모순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1부 ‘맛 여행’에서는 군산의 다양한 음식과 공간을 따라간다. 오래된 제과점의 단팥빵부터 에스프레소가 인상적인 카페, 밤의 공기와 어울리는 술 한잔을 즐기며, 군산의 맛은 시간 속 분위기와 기억으로 남는다.

2부 ‘멋 여행’에서는 근대 건축물과 박물관, 골목과 공원을 따라 군산의 시간을 걷는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옛 세관, 은행 건물, 신흥동 일본식가옥을 비롯한 근대 건축물, 은파유원지의 풍경으로 이어지며 도시의 시간이 켜켜이 드러난다. 여기에 이당미술관 같은 공간이 더해지며 과거와 현재의 감각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3부 ‘책 여행’에서는 군산의 독립서점과 책방을 중심으로, 책을 매개로 이어지는 관계와 시간을 담아낸다.
도서문화공간 '조용한흥분색’과 ‘책방 마리서사’, ‘그래픽숍’, ‘심리서점 쓰담’, ‘고요서재’, ‘한길문고’, ‘예스트서점’ 등 서로 다른 결을 지닌 공간들이 이어지며 군산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리루서점’과 경암동 철길마을, 그리고 ‘군산회관’에서 열리는 군산북페어는 책을 매개로 사람과 도시가 연결되는 장면을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4부 ‘영감을 찾아서’에서는 소설과 영화 속 군산을 따라간다. 채만식의 『탁류』가 흐르던 백년광장과 째보선창, 조예은의 『적산가옥의 유령』 속 공간인 신흥동 일본식가옥, 그리고 만화 『해망굴 도깨비』가 펼쳐지는 해망굴과 말랭이마을. 작품 속 장면들이 실제 공간 위에 겹쳐지며 군산은 문학 속에서 한층 깊어진다. 특히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배경이 된 초원사진관과 월명동 일대, 「타짜」의 국제반점 등 스크린 속 장면들이 현실의 공간과 맞닿으며, 군산 여행은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더해간다.

“당신이라는 ‘인’에 군산이라는 ‘연’을 엮고 싶다는 마음으로 썼다”

『언제라도 군산』은 스쳐 지나가기 쉬운 순간들을 붙잡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여행을 제안한다. 바다를 따라 걷다 마음이 머물고, 골목을 지나며 이야기를 만나고, 책방에서 문장을 넘기다 다시 떠올리게 되는 도시. 언제라도, 당신만의 군산은 그렇게 다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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