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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사 ……………………… 8
2. 재회 ……………………… 74 3. 진실 ……………………… 154 4. 응징 ……………………… 216 «작품해설» ……………………… 286 김재희 | 『경성 부녀자 고민상담소』 저자, 한국추리작가협회 부회장 |
추리소설 쓰는 과학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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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담뱃불로 허벅지를 지질 때, 고통을 느끼면서 딸의 마지막 모습을 그렸다. 그렇게 분노를 조건화시켰지. 그리고 내 마음이 약해질 때, 흐트러질 때, 허벅지를 담뱃불로 지졌어. 그러면 딸의 모습이 떠오르며 분노가 솟아났지. 지금처럼 말이야.”
--- p.15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아버지와는 호적 관계일 뿐, 한국으로 돌아왔어도 돌아갈 보금자리는 없었다. 어머니는 어렸을 적에 돌아가셨기에 한 조각의 기억도 없다. 그렇게 가흔은 할머니의 손에 컸다. 아버지는 지방을 돌아다니며 공사 현장에 다녔기에 얼굴은 두세 달에 한 번 정도 볼 수 있었다. 아버지는 그저 순례자처럼 일하며 할머니와 가흔의 생활비를 보냈다. 고등학교 때 할머니마저 돌아가시자 고아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 가흔은 홀로 그 집에서 살았고, 아버지는 집세와 생활비를 계속 보내주었다. --- p.81 개중에는 국가의 사법처리 문제나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문제삼아 신용득을 영웅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망치로 때려죽인 잔혹한 살해 방식이 드러나자 여론은 다시 엽기범죄자를 응징하자고 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국선 변호인을 지명했지만 모두 잔혹한 연쇄 살인자의 변호를 맡기 꺼렸다. --- p. 156 "피고인이 이 사회의 시스템을 믿지 못하고, 본인 스스로 처벌하려고 한 것은 분명히 잘못되었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이 이대로 법정 최고형을 받는다면 본인의 중죄 또한 반성하지 않을 것입니다. 법정은 피고인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사회의 병폐가, 아니 학교폭력이 사라지는 사회를 보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본인의 중죄 또한 평생 반성하며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변론을 마칩니다." --- p.2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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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끝난 자리에서
가장 치밀한 살인이 시작된다 정의와 복수, 그 사이를 끝까지 밀어붙이다 『복어 독 살인 사건』은 정의와 복수 사이의 경계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 작품은 분노를 감정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이 어떻게 쌓이고, 변형되고, 결국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신용득의 선택은 분명 범죄지만, 그 출발점에 있는 감정은 쉽게 부정되지 않는다. 독자는 이해와 거부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게 된다. 신용득의 선택은 분명 범죄다. 그러나 그 출발점에 놓인 감정은 단순히 부정하거나 외면하기 어렵다. 독자는 그의 행위를 단죄하면서도, 그가 서 있던 자리와 마주하게 된다. 이해와 거부, 공감과 거리 두기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게 되는 이유다. 이 작품은 그 흔들림 자체를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상태로 독자를 끝까지 끌고 간다. 이 소설은 범죄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의 결과로 바라본다. 수사는 ‘무엇이 일어났는가’보다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가’를 추적하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최가로, 신남선, 민가흔은 완벽하지 않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이들의 연대는 차가운 사건 속에 현실적인 온기를 만든다.『복어 독 살인사건』은 묻고 있다. 법이 닿지 못한 감정은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그 감정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으며, 어디까지 막을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사건이 끝난 이후에도 오래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