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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워크 십대를 위한 단기 속성 프로그램 __9
잽 행운은 어디에 __31 훅 나만의 리듬 __57 어퍼컷 언럭키 __87 더킹 황금 주먹 __111 페인트 속마음 __135 인파이팅 뜻밖의 재능 __157 클린치 제대로 울 줄 아는 __181 크로스 카운터 처음 __207 스트레이트 희망=노력 __227 KO 럭키 펀치 __247 작가의 말 __2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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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석환이 내 옆에 풀썩 앉았다. 쟁반에 피자빵 두 개와 소시지빵 하나가 놓여 있었다. 도석환은 묵묵히 내 쪽으로 소시지 빵을 밀었다.
“너 소시지빵 좋아하잖아, 맞지?” 초등학교 때부터 한결같은 나의 빵 취향을 도석환이 기억하다니! 괜한 반가움에 아팠던 어깨가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내 시선을 사로잡는 건 쟁반에 남은 피자빵 두 개였다. 피자빵이 두 개라면 권오늘도 좋아하는 카스테라 대신 도석환과 같은 피자빵을 골랐다는 건데…… 그건 무슨 의미일까? --- p.109~110,본문 「어퍼컷_언럭키」 중에서 전신 거울 속 혼자서만 파트너 없이도 더킹 동작을 쉬지 않고 반복하는 유미의 묵묵한 모습이 내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다. 같은 공간에 있는데도 유미는 체육관에 떠도는 모든 소음을 듣지 못하는 사람처럼 자신과의 싸움에 전력을 다하는 중이었다. 나는 그런 유미가 부러웠다. --- p.130~131, 본문「더킹_황금 주먹」 중에서 안 관장님의 신호와 함께 링 위의 공기 흐름이 무섭게 변했다. 빠른 풋워크, 전략 싸움, 그리고 정확한 펀치 타이밍을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되새겼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유미의 눈을 자꾸만 피하는 나 자신이다. 유미의 눈동자에 온전히 내가 들어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내 시선을 유미의 눈 아래에 붙잡아 두었다. 그 마음을 숨기려다가 성급하게 움직였다. 스텝과 몸놀림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 온몸을 휘감았다. (……) 이번 스파링은 망했다. 냉철한 전략 싸움이 부재한 경기였다. 하지만 개싸움이건 복싱이건 나는 이 순간만큼은 싸워서 이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당당히 이겨서 유미에게 따지고 싶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서로를 피하면서 살아야 하냐고, 이유미 네 속을 탈탈 털어서 보여달라고 말이다. --- p.163~165「인파이팅_뜻밖의 재능」 중에서 스파링 이후로 전신 거울에 비친 유미의 섀도복싱 동작을 무시하려고 했지만 자꾸만 눈길이 갔다. 유미의 동작에는 힘이 아니라 내가 읽어내지 못하는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만 같았다. 이전까지는 몰랐던, 또 다른 유미의 영혼을 마주하고서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아는 유미가 유미의 전부일 거라 여겼던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p.167, 본문「인파이팅_뜻밖의 재능」 중에서 “네 주먹은 다정한 주먹이랄까?” 금시초문이다. 복싱 이론서에도 없을 용어였다. 도대체 잘 싸우는데 다정함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상대를 단박에 제압할 견고하고 굳센 주먹만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열쇠가 맞다. 그런데 다정한 주먹이라니!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사회에서 다정할 수 있다는 건 강하다는 뜻이야.” (……) “아니, 그딴 물렁한 주먹을 가져서 어디에다 쓰게요?” 적절한 반문이었다. “다정한 주먹을 가져야지. 주먹을 마구 휘둘러도 그 누구도 다치지 않게. 넓게 뻗은 주먹을 펴서 더 많은 사람을 끌어당겨 안아줘야지. 안긴 사람이 내 편이어도 좋고 내 편이 아니어도 괜찮아. 그래야 못난 나 자신도 끌어안아 줄 힘이 생기는 거야. 그게 복싱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 p.171~172, 본문「인파이팅_뜻밖의 재능」 중에서 이곳에서 살을 빼려고 발버둥 칠수록 내 영혼은 점점 더 살쪄가는 기분이 들었다. 내 몸을 살피고 평가하는 시간보다 내 주위 사람들에게 눈길 한 번 마음 한 번 건네는 시간이 더 많았으니 말이다. --- p.194~195, 본문「클린치_제대로 울 줄 아는」 중에서 “희망을 여기에 품어야 현실이 된다. 희망을 현실로 바꾸려고 인간은 노력이란 걸 하니까.” 언젠가 안 관장님이 내게 했던 말을 성대모사했다. 노력이란 단어 앞에서 목소리가 삐끗했지만 상관없었다. “제법이네, 우리 안나겸 회원님.” 안 관장님이 웃었다. 눈도 입도 얼굴의 주름도 평소와 달리 느슨하게 풀어진 채였다. 줄넘기를 하고 스텝을 밟고 주먹을 휘두르며 내가 배운 것은 단순한 복싱 기술이 아닌 가슴에 희망을 단단히 품고 노력하는 일이었다. “관장님, 저는 여기가…… 럭키 체육관이 참 좋아요. 이곳에 온 게 제 인생 최고의 행운 같아요.” ---p.244, 본문「스트레이트_희망=노력」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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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지 마라. 최대한 가까이 붙어 서서 싸워라.
펀치를 주고받아야만 상대를 제대로 알 수 있다. 링 위에 마주 선 우리들처럼!” 학교와 가정에서는 늘 아이들에게 “친구와 싸워서는 안 돼,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야지”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부딪히지 않고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친한 친구 사이라도 몰랐던 비밀, 가깝기에 오히려 털어놓지 못했던 불만, 답답한 속마음은 쌓이고 쌓이다가 결국 더 큰 갈등을 일으키고 만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친구와 잘 지내는 방법’이 아닌 ‘친구와 한 판 제대로 붙을 방법’이다. 『럭키 펀치』의 주인공인 나겸과 친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번에야말로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는 결심하에 소문의 럭키 체육관을 찾아온 열일곱 살 나겸은 복싱을 배우며 절친 오늘, 유미의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된다. 이성적이고 냉철했던 오늘이 잽을 날리며 누군가와 각별한 사이가 된 것 같은데 차마 물어보지 못하겠고, 조용하던 유미도 복싱에 예상치 못한 재능을 보이며 처음으로 나겸과 냉전까지 벌인다.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한 채 서먹해져 가던 세 친구는 링 위에서 다시 서로를 마주한다. 그리고 가깝기에 더 알기 어려웠던 진심을, 복싱을 통해 시원하게 주고받는다. 그렇게 나겸과 친구들은 이상하고도 다정한 럭키 체육관에서 주먹을 부딪치며 서로에 대해,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배워나간다. 넓게 휘두른 주먹으로 서로 다른 ‘우리’를 끌어안는 세 소녀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 “알겠니? 우리가 휘두르는 주먹은 다정한 주먹이다!” 이처럼 『럭키 펀치』는 갈등을 회피하는 청소년 독자에게 친구와 건강하게 싸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성장소설이다. 『일만 번의 다이빙』에서 꿈을 향한 십 대의 위태롭고도 찬란한 분투를 담아낸 이송현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청소년 시절 누구나 느끼는 교우관계에서의 고민을 복싱이라는 스포츠와 결합해 매력적으로 풀어냈다. 작품은 한번 링 위에 올라서면 화해를 하든 싸움을 하든 결판을 내려야 한다는 복싱의 특성을 활용해 몸과 마음이 맞닿는 운동 속에서 서로의 상처와 고민을 직면하는 관계를 보여준다. 그 안에서 청소년 독자는 ‘주변 친구들은 다 변화하는데 나만 제자리인 느낌’, ‘과거의 기억 때문에 친구에게 솔직해지기 어려운 마음’ 등 한 번쯤 겪어본 감정을 작품 속 캐릭터를 통해 발견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이송현 작가 특유의 유쾌하고도 진정성 있는 시선과 사춘기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는 섬세한 감각, 삶을 스포츠에 비유하는 창의적인 문장들은 또 한 번 청소년 독자들에게 밝고 긍정적인 영향을 건넨다. 또한, 작품은 나겸이 체육관에서 만난 다양한 이웃들을 통해 독자에게 현대 사회에서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따뜻한 공동체 의식을 전하기도 한다. 무뚝뚝한 듯 다정한 소꿉친구 도석환과 깐깐해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회원들을 챙기는 안 관장님, 복싱을 시작하며 새 삶을 찾은 시니어 액션 배우 김간난 할머니, 엄마가 일하는 사이 체육관에 맡겨진 세 살 해준이까지. 복싱을 통해 나와 다른 친구를 이해하기 시작한 나겸은 더 나아가 “넓게 뻗은 주먹을 펴서 더 많은 사람을 끌어당겨 안아”(256쪽)주는 법까지 배운다. 십 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개인주의가 만연한 지금, 『럭키 펀치』 속에 담긴 연대감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은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하며, 다정함과 용기, 소통의 힘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손절과 회피가 아닌 다른 해결 방안을 모르는 청소년에게는 갈등을 제대로 직면할 근육이 필요하다. 『럭키 펀치』는 그런 청소년 독자들에게 피하지 않고 펀치를 주고받아야만 제대로 상대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을 밝고 활기찬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새 학기 시작되는 교우관계 속에서 필연적으로 갈등을 맞닥트리게 될 아이들에게 『럭키 펀치』는 ‘진정한 소통과 관계를 위해서는 다정한 주먹이 필요하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서로를 진심으로 마주할 용기를 건네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