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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절개
메스가 머물다 간 자리 산소 가는 길 모과 대청호 동문 들꽃 탈피 또, 삼월 갈대 2부 : 관계 네모가 웃는다 기억의 밀도 다음이라는 말 반딧불 버튼의 온도 카톡 저어새의 No 광천식당 메시지 사월의 신부 3부 : 사유 뫼비우스 미쳐야 산다 고장 난 시계 시지푸스의 돌 이방인 청몽 하루살이 7월의 비는 쓰디쓰다 타임리스 낙엽의 무게 연리근 4부 : 상실 요양병원 1 요양병원 2 장막 뒤의 긴 밤 악어의 눈물 눈 아래의 안부 마지막이라는 말은 식상해 하얀 침묵에게 뼈의 시간 촛불 숙제 모래 위의 여인 상실에 대하여 발굴 5부 : 이후 그 순간이 봄이다 눈이 오는 소리 여름의 끝자락 사랑초 홀씨 상현달 11월의 비 2월의 눈 영덕 가는 길 신원사 가는 길 작품해설│송기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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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가 머물다 간 자리
은빛 날 끝에 매달린 숨 붉고 하얀 실타래가 앞을 가려도 손은 멈추지 않는다 지워지지 않는 선 하나 몸은 그 자리를 기억하고 나는 그 위에 서 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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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문학』을 통해서 문단에 나온 김기범 시인이 첫 시집을 펴낸다. 첫 시집이란 대부분의 시인에게 그러하듯 좀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데, 이는 김기범 시인에게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대상에 대한, 아니 세상에 대한 사유의 깊이가 매우 치열하다는 점에서 찾아진다. 사물과 세상에 대한 시인의 관찰은 넓고 깊게 펼쳐져 있고, 거기서 길러지는 의미의 파장들은 언어를 매개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시인은 개인의 감수성을 담은 서정을 거부하고 있거니와 대상에서 길러지는 서정의 황홀경 또한 그의 시에서는 거의 발견할 수 없다. 시인이 모색하는 정서들은 개인적인 것에 뿌리를 두고 있긴 하지만, 거기에 갇혀 협소한 자아의 주변에서 맴돌고 있지 않다. 시인이 탐색한 서정들은 이 시대의 시정신과 자주 겹쳐지는데, 이런 면에서 그는 영락없는 현대인의 감수성을 담지하고 있는 시인이라 할 수 있다. - 송기한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