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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사람들
1 2 3 4 5 6 작가의 말 공연 이양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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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호 : 자네 손에 들려 있는 특별 조치령이 요구하는 인간은 어떤 인간인 것 같은가? 평범한 시민들의 본능적 생존행위에 이 엄청난 전쟁과 파괴의 책임을 귀속시키려는 그 특별 형법이 만드는 나라가 어떤 나라가 될 거라는 걸 자네도 모르진 않겠지.
--- p.62 승호 : 이렇게 조용한 세상이라면 대추처럼 쏟아진 포탄 소리에 놀라 갓난아이가 죽는 일 같은 건 없겠지요. --- p.73 수인 : 여보, 재판이 정말 당신들이 앉아 있는 법정에서만 열리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 p.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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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시민'의 눈으로 다시 쓰는 역사의 법정
한국 전쟁 개전 직후 서울을 버리고 도망쳤던 정부는 9·28 서울 수복 이후 군경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여, 서울에 남겨졌던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부역범 색출과 검거를 벌인다. 이 작품은 바로 이 시기, 서울에 잔류했다는 이유만으로 심판대에 올라야 했던 시민들과 이들을 심판해야 했던 단독 판사의 고뇌를 다룬다. 남들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의 고민을 하며 살아간다고 믿었던 한 판사가, 가족과 이웃들을 직접 재판하는 가혹한 과정을 거치며 비로소 평범한 시민들의 눈높이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 극은 서울에 남겨져 고초를 겪어야 했던 ‘잔류시민’들의 시선을 또 하나의 ‘재판관’으로 세운다. 시민을 지키지 못한 국가가 도리어 시민을 심판하는 부조리한 당대의 법정을 향해 국가와 법의 존재 이유를 묻는 거대한 역사의 법정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당대 사법부의 한계를 바라보는 ‘잔류시민’들의 날카로운 응시는 오늘날 사법부와 법정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관점과도 맞닿아 있다. 9·28 서울 수복부터 1·4 후퇴 사이의 엄혹한 시대상을 빌려, 수호해야 할 사법 정의와 인간 존엄의 가치가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