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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 · 개와 고양이의 생각 … 9
고승철 · 1인 출판, 2인 인생 … 49 김용희 · 한때 새를 날려보냈던 기억 … 87 양선희 · 두고 가는 길 … 121 윤순례 · 날개 잃은 용들의 고향 … 157 윤혜령 · 무명가수전 … 213 임현석 · 고로케 먹는 사람들 … 249 황주리 · 소설, 자서전 … 275 소설 동인 ‘큰글’을 시작하며 … 308 |
본명:권순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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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나를 먹여주고 지켜주고 사랑해준다. 인간은 신이 분명하다. 반면에 고양이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나를 먹여주고 지켜주고 사랑해준다. 인간에게 나는 신이 분명하다. 세상에는 크게 두 종류의 여자가 있다고 한다. 흔히 강아지 같은 여자와 고양이 같은 여자.
--- p.9 33권의 일기장을 열었다가 그만 이틀에 걸려 읽었다. 쓸 때는 절절했으나 다시 읽으니 자신조차도 묘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누구에게 절대 공개할 물건은 아니지만, 일기장을 통해 본 자신의 인생이 너무 애틋했다. --- p.41 대학로의 어느 극단에서 나는 임동수와 함께 길거리 호객, 포스터 붙이기, 전단 뿌리기 등 허드렛일을 도맡았다. 그는 과묵한 편이어서 무슨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알기 어려웠다. 나이가 몇 살인지,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도 몰랐다. --- p.70 오래전, 서로의 트라우마를 털어놓으며 잠시 마음을 나누었던 우리는 이렇게 다시 만난다. 출판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1인이 다 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이번 출판을 통해 나는 1인보다 2인이 좋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더 좋아진다는 점을 깨달았다. --- p.81 혼자서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공상을 수도 없이 해왔다. 어느 누구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영 모르는 사람들 사이를 걷는 상상 말이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만큼 호기심도 컸다. 생은 강렬한 비밀과 욕망과 모험을 감춘 듯해 보였다. --- p.92 기와 처마 끝에서 빗물이 조금씩 떨어진다. 흙바닥에 줄지어 구멍이 생겨난다. 내 가슴에도 하나씩 구멍이 생겨난다. 다시 그에게 돌아가야 할까. --- p.115 수진은 거의 폭발할 것 같은 기분이다. 같은 말을 몇십 번이나 반복하는 엄마에게 처음엔 잘 대꾸해주다가 점차 참을 수 없어 면박을 주었지만, 이 여사를 멈출 순 없었다. 특히 그 내용이 너무 싫었다. --- p.135 지난 삶을 잊는 게 뭐 그리 큰일이겠니. 옛날엔 내 눈치 보느라 윤진이 욕을 시원하게 못 했을 텐데, 지금은 그럴 필요 없으니 스트레스도 적겠지. 나는 의식이 또렷하니 더 나을 것 같니? --- p.150 밤 알갱이가 든 송편은 입에 쩍쩍 달라붙었다. 다섯 개째부터는 오래오래 씹으며 아껴 먹었다. 내가 배가 고픈 것을 아는 이 누구일까? 멀리,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수중처럼 시멘트 담벼락에 놓인 화분 속 꽃들의 말을 알아듣는 이일까? --- p.172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앞서가는 사내의 뒤를 나는 가만가만 따라갔다.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무성한 토종 동백나무 숲으로 들어서며 사내도, 나도 약속이나 한 듯 지나온 길을 돌아보았다. --- p.207 독백? 혼돈? 미망? 홀림? 선율이 서로 부딪쳤다 다른 방향으로 달아나면서 끌어당기는 힘, 이상한 끌림이었다. 이름값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이름 자체가 없는 무명의 노래가, 그랬다. --- p.219 나는 누군가 옆에 있기라도 하듯 중얼거린다. 그런 나를 비웃듯 삐죽이 열린 서랍 속에서, 체인 줄이 실처럼 가는 은빛 하트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 p.235 누군가는 고로케 동호회라는 그 단어의 울림을 통해 전 우주를 관통하는 고적한 운명과 처음으로 대면한다. 진수에게 그건 표현할 수 없는 막연한 감정, 스쳐 가는 느낌이었다. --- p.251 바로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진수가 고로케에 싫증이 나기 시작했던 것은. 보드라운 인절미의 감촉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진수는 믿었다. --- p.265 편지나 소포에 폭탄을 장치해서 부치는 일들이 흔치 않게 일어나 우체국들이 비상에 걸렸다. 나는 아주 가끔 본 지 오래된 어머니에게 편지 폭탄을 보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 p.284 나는 그저 내 삶의 완성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었다. 세상의 가치의 신발에 내 삶의 가치를 욱여넣기는 싫었다. 조금씩 외로움이 가장 친한 친구처럼 느껴지면서도 가끔은 분노가 치밀었다. --- p.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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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동인 ‘큰글KNGL’은 K-Novel Global Literature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소설가 모임의 명칭입니다. ‘큰글’의 영어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소설 동인 ‘큰글’은 한국소설의 세계화를 꿈꾸며 탄생했습니다. K-팝, K-영화, K-드라마, K-뷰티…. 언젠가부터 세계인에게 K는 새롭고, 재미있고, 혁신적인 콘텐츠를 상징하는 기호가 되었습니다. 이제 한국소설, K-노블이 출격할 때입니다.
토대는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로 2024년 말 한국소설이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았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변방에서 중심을 향해 바짝 다가선 이 순간이 영원히 정착될 수 있도록 소설 동인 ‘큰글’이 앞장설 생각입니다. 한국의 근현대 100년사를 살펴보면 망국, 한민족 디아스포라, 동족상잔, 남북 분단, 쿠데타, 민주화, 산업화 등 질풍노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는 이런 신산辛酸한 역사는 문학의 토양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역동성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문학에 반영될 것입니다. 한국의 특수성이 세계의 보편성과 접촉할 수 있도록 소설 동인 ‘큰글’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소설 동인 ‘큰글’의 첫 소설집이 한국소설의 새로운 지평선을 넓히는 출발점이 되기를 ‘타는 목마름’으로 갈망합니다. 소설 동인 ‘큰글’의 작품집은 1년 2회(여름, 겨울) 발행됩니다. 제1회 소설 동인 ‘큰글’ 소설집의 참여 작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소설 동인_큰글(KNGL, K-Novel Global Literature) 권지예 고승철 김용희 양선희 윤순례 윤혜령 임현석 황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