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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러브 프루스트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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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프롤로그
카페 프루스트
마담 프루스트
프루스트 책방
프루스트 헤어
프루스트, 프루스트
프루스트 의자
에필로그

해설 『마이 러브 프루스트』 이해하기

저자 소개 1

화가 황주리는 산문가며 소설가다. 기발한 상상력과 눈부신 색채로 가득한 그의 글과 그림은 삶의 순간들에 관한 고독한 일기, 다정한 편지이며, 촘촘하게 짜인 우리들 마음의 풍경화다. 산문집 《산책주의자의 사생활》, 소설 《마이 러브 프루스트》 등을 펴냈다. 현재 동국대학교 석좌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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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1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28*190*20mm
ISBN13
9788960787773

책 속으로

잃어버린 시간은 늘 우리 안에 있다.
그러니까 잃어버린 시간은 내 안의 보물섬이다.

화가인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들, 도시에서 태어난 내가 섬 소년이 되어 눈물 날 것 같은 석양의 바다를 상상하는 게 행복해서다. 여기서 행복하다는 건 그러니까 고독과 그 슬픔까지 껴안고 가는 감정이다.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사실 그 제목만으로 구십 프로 먹고 들어간다. 그 누군들 잃어버린 시간을 빼고 자신의 삶을 설명할 수 있으랴. 하지만 이 길고 지루한 독서 여행을 끝마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꾸준히 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프루스트 사랑하기는 끝까지 오르지 못할 산 정상에 올라가는 사람의 기분과도 비슷할지 모른다. 그러니까 프루스트를 사랑하는 시간은 영원한 짝사랑의 시간이다. 누가 그랬을까? 죽음을 자주 떠올릴수록 남은 인생은 더욱 빛난다고. (중략) 이 책의 등장인물은 대개 실존 인물에서 영감을 얻어 과장되거나 변형된 상상의 인물들이다. 우연히 스친 사람들이거나 가까웠던 사람들, 그들의 인생에 살을 붙여 제3의 인물이 탄생 되기도 한다. 모든 필자가 그렇듯, 그들 사이에 내 자신의 감성을 카메오처럼 살짝살짝 숨겨놓기도 했을 것이다.

이 책은 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에 대한 뜬금없는 명상,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은, 우리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떠난 여행기이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의 한 줄이 떠오른다.

-지나가는 바람에 나는 입 맞추었다.-

---「서문」중에서

줄거리

일곱 색 무지갯빛 사랑의 에피소드

첫째 에피소드가 「카페 프루스트」다. 상투적으로 이 이야기를 재구성하면 스토리는 이렇게 된다.

화자는 ‘나’라는 남자로 화가 지망생이었다. 나는 미술학원에서 ‘여자’를 만났다. 여자는 음악대학에서 플루트를 전공하고, 그림을 배우러 왔다. 그녀에게 그림은 취미이자 도피처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다. 기습으로 첫 키스를 한 이후 그녀는 사라져버렸다.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그녀는 뉴욕에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영문판을 선물로 보내왔다. 또 세월이 지났다. 나는 삼촌이 사고로 죽으면서 유산을 받아 먹고살 만해 졌다. 그림을 그리고 ‘프루스트 카페’라는 카페도 차렸다.

나는 우연히 대기업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그녀를 해후했다. 그녀는 그 파티에서 우아하게 플루트를 연주했다. 알고 보니 그녀는 그 파티를 주최하는 대기업 회장의 숨겨진 정부였고, 그녀는 딸 하나를 낳은 후에 그 남자에게서 버려졌다. 그리고 암이 발병하여 혼자 쓸쓸히 투병하다가 죽었다. 나는 그녀의 장례식장에 가서 이십칠 세가 된 그녀 딸을 만나며 회한에 젖는데…

출판사 리뷰

문장 하나, 문단 하나를 두고 홍차를 마시며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음미하듯이 천천히 즐겨야 하는 소설

황주리의 연작소설 주인공 대부분은 유산 상속자이다. 이게 한국 소설에서는 처음 나타나는 매우 독특한 황주리만의 특징이다. 이 상속이 매우 특이한 심리적 기제를 동반한 상속이라는 점에서 황주리 소설의 한 특질을 규명할 수 있다. 유산의 상속이란 속물적으로 본다면 금전을 상속받는 것이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랴. 하지만 반대로 상속은 부재, 상실, 아픔을 동반한다. 삼촌 부부가 사고로 죽어 유산을 받거나, 아버지 혹은 누나가 자살하고 상속을 받으니 상속받는 만큼 그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새김질해야 한다.

황주리 연작이 사랑의 에피소드를 섬세하게 붓질하되, 그 기저에 깊숙하게 도사리고 있는 상실과 죽음이, 상속이라는 사회적·경제적 기제와 결합하는 현상은 앞으로의 연구 대상이다. 새로운 경향의 출발일 수도 있다.

황주리는 이 소설 속에서 시간의 집을 지었다. 아득한 과거의 기억을 붙잡아 활자로 정착시키는 일, 그게 프루스트가 하고자 했던 일이고 황주리가 하고 싶은 일이다. 그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일이다.

아래와 같은 황주리의 소설 문장을 주목하기 바란다.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홍차에 적신 과자 마들렌의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은 내게 마치 나 자신의 일처럼 각인되었다. 과거에 맡았던 특정한 냄새에 자극받아 무언가를 기억하는 일을 ‘프루스트 현상’이라 부른다. 내게 프루스트 현상은 일종의 기억술, 혹은 살아있다는 걸 문득 깨닫게 하는 삶의 연금술이었다.”(p.49)

“소설을 쓰는 일은 수를 놓는 일과 닮았다. 내게 좋은 소설은 촘촘히 놓아진 수를 천천히 감정이입을 하며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의 집이다.”(p.186)

황주리에게 중요한 건 스토리의 숨 가쁜 전개나 소설 주인공의 눈부신 활약이 아니다. 그런 건 덜 우아한 작가들이 할 일이다. 문학사적으로 말하자면 황주리의 소설은 리얼리즘의 독법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문장 하나, 문단 하나를 두고 홍차를 마시며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음미하듯이 천천히 즐겨야 하는 소설이다. 급하게 해야 할 것은 고급한 예술이 아니다. 감성적인 예술가는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사물의 본질을 탐구한다.

그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마르셀 프루스트다. 그는 섬세한 감각으로 상실의 아픔 덩어리에 기억의 촉수를 갖다 대어 세상을 자신만의 시간 질서 속에 편입시킨다. 그게 프루스트가 소설을 쓴 이유다. 『마이 러브 프루스트』를 쓴 황주리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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