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서문] 마음 박물관
[1부] 그림을 찢었다 그것이, 인생 그림을 찢었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 나는 그림으로 분노를 해결한다 이상한 나라의 할머니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축제에 초대받은 듯 살아라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혐오하는 당신을 위한 명상 산다는 건 냉면 한 그릇 더 먹는 거다 이것도 인연인데 황혼의 캔버스 내 안의 괴물 불멸의 그대에게 고도는 언제 온대? 우리 목이나 맬까? 밝음에 관하여 [2부] 사는 것도 귀찮고 죽는 것도 귀찮을 때 모두 다 개만 같아라 제정신이 아닌 당신에게 설레는 마음으로 두려움의 강을 건너다 결국, 내 친구는 나였던 거다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사는 것도 귀찮고 죽는 것도 귀찮을 때 나는 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눈인지 벚꽃인지 눈물인지 행복은 신기루다 모르고 싶은 마음 그대 안의 붓다들에게 내 인생의 강철 무지개 나는 별일 없이 산다 [3부] 그리움과 함께 사는 법 명품에 관한 명상 나의 작은 동무 노르웨이의 숲 꿈속의 카프카가 내게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크라쿠프, 크라쿠프 상하이 블루스 그래도 나쁘지 않을 걸 그랬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바오바브나무를 만나다 술 없는 나라 잔지바르 또는 마지막 이유 화가 르코르뷔지에의 고백 그리움과 함께 사는 법 |
황주리의 다른 상품
|
“일단 설레지 않는 것을 구분해보려 하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 설레지 않더라도 먼 훗날 괜히 버렸다 싶은 그런 물건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지금의 결정이 옳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으랴. 그냥 지금 이 순간의 설렘이 다는 아닐 것이다.”(본문
---p.57 “언제부턴가 모든 사람이 다 대단한 존재로 느껴진다. 독신으로 살다 가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세상, 조카를 견제하는 이모 고모 삼촌 들의 모임이 다 있다고 한다. 가까운 혈육이 의미 있던 세상은 가고 촌수가 멀수록, 아니 남일수록 편안한 세상이 오고 있는지 모른다. 거저 달라는 법 없는 타인이 거저 줘도 고마워하지 않는 혈육보다 귀하다는 걸 아직도 모르는 사람에게 복이 있으라.”(본문 ---p.109 “인생이라는 게 그렇게 터무니없다. 우리의 그 터무니없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비록 타인의 경험이라도 늘 무언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것일까?”(본문 ---p.135 “언젠가 우리가 끝없이 되풀이해온 분노와 복수를 드디어 끝낸, 아직 태어나지 않은 지혜로운 세대를 감히 우리가 꿈꿀 수 있을까? 뿌연 거리감이 걷히고 세상의 풍경이 또렷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하는 또 가을이다.”(본문 ---p.152 “모라비아의 수도 올로모우츠에도, 레드니체, 발티체, 미쿨로프에도,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중세 도시 텔츠에도 가을은 한창이어서 내 맘도 함께 불탔다. 세월이 멈춘 도시 텔츠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가을의 평원을 달리며 시골길에서 결혼식을 구경하기도 한다.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은 늘 아름답다.”(본문 ---p.216 |
|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
혐오하는 당신을 위한 명상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온 그의 섬세한 애티튜드를 느낄 수 있는 서문을 읽고 나면 총 3부로 구성된 산문이 독자를 반긴다. 1부는 작가가 견고하게 축적해온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넓고 깊은 식견을 가진 예술가의 사유가 특히 돋보이는 장이다. 그는 우리가 삶의 파고를 헤쳐나갈 때 어떤 시선과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구태여 가르치듯 말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치열하게 통과해온, 그리고 여전히 살아내고 있는 삶의 궤적을 한 편의 시조를 읊듯 우아하고 담백한 어조로 들려줄 뿐이다. 이러한 낮고 나지막한 고백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내 삶의 방향키를 오롯이 내가 쥐어야 한다는 용기와 대면하게 된다. “삶이란 실 한 올이 풀어져도 맥없이 술술 풀려버리는, 아주 가는 실들로 촘촘히 짜인 스웨터 같다. 우리는 매 순간 결정해야 한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지를. (…) 늘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존재도 다는 믿지 말고, 적이라 생각했던 사람에게서도 장점을 배워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안다.”(57쪽) 2부는 앞선 성찰의 결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시선을 확장하여 좀 더 사회적인 현안들을 포착해낸다.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주체적인 삶을 꾸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혼돈으로 가득한 현대 사회를 버텨내야 하는 ‘사회인’으로서의 단단한 태도 또한 필요한 법이다. 이 장에서는 캔버스 위에서 형상을 벼리듯 일상을 미시적으로 관찰해온 화가이자 활자 위에 시대를 기록해온 작가의 입체적인 시선이 유독 빛을 발한다.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만의 중심을 잡으려는 지성인의 각성이 문장마다 깊게 배어 있다. “무릇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다. 생각 없이 무조건 믿고 따르는 건 사이비 종교의 속성을 떠올리게 한다.”(151쪽) 3부의 이야기는 사회를 통과해 국경 너머로 확장된다. 세계 곳곳의 경계를 누비며 다양한 문화적 자양분과 사람을 접해온 유연한 식견이 찬란하게 빛나는 지점이다. 이국적인 풍경을 수려한 필치로 담아낸 문장들은 마치 한 편의 여행기를 읽는 듯 독자를 이국의 공간으로 단숨에 이동시킨다. 이야기의 대단원을 닫는 마지막 장답게, 작가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좀 더 단단하게 채비하게 할 ‘사유의 힘’에 방점을 찍는다. 나와 전혀 다른 타자, 그리고 그들과 구별되는 단독자로서의 내가 이 거대한 세계에 부드럽게 녹아들 수 있는 힘은 결국 경험과 공감에서 나온다. 문화 예술이란 바로 그러한 타인의 서사를 간접적으로나마 가장 풍성하고 깊이 있게 체험하게 만드는 통로임을, 작가는 낯선 풍경을 통해 감각적으로 일깨워준다. “오랜 예전에는 사람이 죽으면 바오바브나무의 구멍 안에 매장하기도 했다 한다. 매장 후 시간이 오래 지나면 바오바브나무는 죽은 시신을 껴안고 녹여 제 한 몸으로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죽어서 바오바브나무가 된 사람들을 상상해본다.”(251쪽) 세상과 예술 안에서 건져올린 눈부신 박동 지친 우리의 내면을 깨울 가장 아름다운 텍스트 황주리의 글과 그림은 일상 구석구석을 관통하며 우리가 그간 무심히 건너뛰었던 삶의 온기를 복원해낸다. 캔버스를 넘어 텍스트로 확장된 그의 시선은 독자 개개인의 메마른 내면을 적시고, 시대를 살아가게 할 단단한 지성과 타인을 향한 공감의 자리를 마련한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귀찮은’ 허무 위에서, 이 책이 건네는 다정하고도 명징한 문장은 우리의 오늘을 버텨낼 가장 아름다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
|
“화가 황주리의 글을 읽으면 지팡이가 떠오른다. 예술가의 마술 지팡이, 시퍼런 눈이 달린 지팡이는 일상의 맨살을 꿰뚫어 두드린다. 일생 쉼 없이 붓을 놓지 않은, 화가의 그림 뒤에 숨은 사유, 그 여운은 따듯하고 그 끝에 숨겨진 가시는 아프다. 어떤 삶이 아프지 않으랴. 기억 저편에서 한올씩 건져올린 한 예술가의 여정을 본다. 아프지만 따듯하고, 유머러스한.” - 장석남 (교수,시인)
|
|
“황주리 작가의 ‘사는 것도 귀찮고 죽는 것도 귀찮을 때’ 라는 글을 읽었다. 요즘 작가가 세상사는 게 재미없나보다 하고 읽어보니 정신이 번쩍 드는 명문장이었다. “우울할 권리가 있는 곳에서 가끔 우울함을 느끼며 사는 것도 행복일지 모른다.” 그림과 글, 두 우물 다 훌륭하게 파는 사람, 그는 신인류다.“ - 김창완 (가수 그리고 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