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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1권 1. 덕행(德行) 2. 언어(言語) 3. 정사(政事) 4. 문학(文學) 2권 5. 방정(方正) 6. 아량(雅量) 7. 식감(識鑒) 8. 상예(賞譽) 9. 품조(品藻) 3권 10. 규잠(規箴) 11. 첩오(捷悟) 12. 숙혜(夙惠) 13. 호상(豪爽) 14. 용지(容止) 15. 자신(自新) 16. 기선(企羨) 17. 상서(傷逝) 18. 서일(棲逸) 19. 현원(賢媛) 20. 술해(術解) 21. 교예(巧藝) 22. 총례(寵禮) 23. 임탄(任誕) 4권 24. 간오(簡傲) 25. 배조(排調) 26. 경저(輕詆) 27. 가휼(假譎) 28. 출면(黜免) 29. 검색(儉嗇) 30. 태치(汰侈) 31. 분견(忿狷) 32. 참험(讒險) 33. 우회(尤悔) 34. 비루(紕漏) 35. 혹닉(惑溺) 36. 구극(仇隟) 서발문(序跋文) 〈세설신어보서(世說新語補序)〉 / 왕세정(王世貞) 〈세설신어서(世說新語序)〉 / 왕세무(王世懋) 〈각세설신어보서(刻世說新語補序)〉 / 진문촉(陳文燭) 〈세설신어보구서(世說新語補舊序)〉 2수 / 유응등(劉應登)·원경(袁褧) 〈세설구제(世說舊題)〉 1수, 〈구발(舊跋)〉 2수 / 고사손(高似孫)·동분(董弅)·육유(陸游) 〈하씨어림구서(何氏語林舊序)〉 2수 / 문징명(文徵明)·육사도(陸師道) 인명 찾아보기 주 인용서명 찾아보기 해설 산정자(刪定者)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王世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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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숙[閔仲叔: 민공(閔貢)]은 콩밥을 먹고 맹물을 마시며 살았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를 “지조 높은 선비[節士]”라고 칭송했다. 그는 늙고 병들었지만 집안이 가난하여 고기를 먹을 수 없었기에 날마다 돼지 간 한 덩이를 샀는데, 푸줏간 주인이 간혹 주지 않으려고 했다. 안읍현령(安邑縣令)은 그 소문을 듣고 관리에게 명하여 언제든지 그에게 고기를 대주게 했다. 민중숙은 이상히 여겨 그 까닭을 물어보고 난 뒤에 탄식했다.
“[나] 민중숙이 어찌 입과 배 때문에 안읍에 누를 끼치겠는가!” 그러고는 마침내 [안읍현을 떠나] 패현(沛縣)에서 객지 생활을 했다. 소명태자[昭明太子: 소통(蕭統)]가 여러 현사(賢士)들과 함께 현포지(玄圃池)에서 뱃놀이를 했는데, 거기에는 마땅히 가기(歌妓)의 연주가 있어야 한다고 모두들 말했다. 그러나 소명태자는 처음부터 아무 말 없이 그저 좌태충[左太冲: 좌사(左思)]의 〈초은시(招隱詩)〉만 읊조리며 말했다. “어찌 악기가 필요하겠소? 저 산과 물에도 맑은 소리가 있는데.” 유현명(劉玄明)은 관리로서의 능력이 뛰어났다. 건강(建康)의 산음현령(山陰縣令)을 지냈는데 그의 정치는 늘 천하제일이었다. 나중에 부홰(傅翽)가 유현명을 이어 산음현령이 되었을 때 그에게 물었다. “이전의 정치를 신임 영윤(令尹: 현령)에게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유현명이 대답했다. “나에게는 그대의 가보(家譜)에 실려 있지 않은 뛰어난 치술(治術)이 있으니, 떠날 때 틀림없이 알려주겠소.” 그러고 나서 얼마 후에 말했다. “현령이 되면 하루에 한 되의 밥만 먹고 술은 마시지 마시오. 이것이 최상의 방책이오.” 은중군[殷中軍: 은호(殷浩)]이 물었다. “대자연은 사람에게 품성을 부여할 때 아무런 사심이 없는데, 어찌하여 정작 착한 사람은 적고 악한 사람은 많을까?” 여러 사람 가운데 대답하는 자가 없었는데, 그때 유윤[劉尹: 유담(劉惔)]이 대답했다. “예를 들어 물을 땅에 쏟으면 자연히 종횡으로 넓게 흘러 정방형이나 정원형이 거의 없는 것과 같지요.” 당시 사람들이 그의 말에 탄복하여 탁월한 해석[名通]이라 생각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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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된 《세설신어보》는 조선시대에 현종실록자(顯宗實錄字)로 간행할 정도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었으며, 실제로 지식인들 사이에서 널리 읽혔다. 이 책은 이 현종실록자본(연세대 소장)을 저본으로 삼아 번역했다.
《세설신어보》는 《세설신어》의 대표적 속서로, 《세설신어》는 중국 위진남북조 송나라 문인 유의경이 후한 말에서 동진 말까지 실존했던 제왕과 고관, 귀족을 비롯해 문인ㆍ학자ㆍ은자ㆍ스님ㆍ부녀자 등 수많은 인물의 독특한 언행과 일화를 수록해 놓은 필기소설집이다. 중국 지인소설(志人小說)의 전범인 《세설신어》는 당시 ‘명사들의 교과서’로 인식될 정도로 애독되었고 후대의 여러 작가들이 본받는 지표가 되어, 당(唐)나라 때부터 민국 초까지 역대로 서명ㆍ체제ㆍ문체 등을 모방한 속서들이 많이 지어짐으로써 중국 지인소설사상 이른바 ‘세설체 문학’이라는 영역을 형성했다. 그 가운데 《세설신어보》는 왕세정이 《세설신어》에 명대 하양준에 의해 확대ㆍ보충된 또 다른 속서인 《하씨어림》을 합한 뒤 산정(刪定) 작업을 거친 것으로, 수록된 고사의 시대 범위는 원(元)나라 때까지 확대되었지만 전체적인 체재와 분위기는 고스란히 《세설신어》를 계승했다. 이 《세설신어보》의 내용은 실로 방대해서 한대(漢代)부터 원대까지의 문학ㆍ예술ㆍ정치ㆍ학술ㆍ사상ㆍ역사ㆍ사회상ㆍ인생관 등 인간 생활의 전반적인 면모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중국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작품이다. 편목(주제)에 따른 분류 편집, 흥미로운 고사, 수려한 문체, 찾아 읽기의 편리함, 아주 짤막한 편폭 안에서 생동감 넘치는 필치로 대상 인물의 풍모를 효과적으로 묘사하는 이 책의 특징은 독자들에게 사색의 여백을 남겨주고, ‘촌철살인’을 선호하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최적화된 동양 고전이게 해준다. 이 작품은 총 네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권에는 제1편 〈덕행(德行)〉, 제2편 〈언어(言語)〉, 제3편 〈정사(政事)〉, 제4편 〈문학(文學)〉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