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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1권 1. 덕행(德行) 2. 언어(言語) 3. 정사(政事) 4. 문학(文學) 2권 5. 방정(方正) 6. 아량(雅量) 7. 식감(識鑒) 8. 상예(賞譽) 9. 품조(品藻) 3권 10. 규잠(規箴) 11. 첩오(捷悟) 12. 숙혜(夙惠) 13. 호상(豪爽) 14. 용지(容止) 15. 자신(自新) 16. 기선(企羨) 17. 상서(傷逝) 18. 서일(棲逸) 19. 현원(賢媛) 20. 술해(術解) 21. 교예(巧藝) 22. 총례(寵禮) 23. 임탄(任誕) 4권 24. 간오(簡傲) 25. 배조(排調) 26. 경저(輕詆) 27. 가휼(假譎) 28. 출면(黜免) 29. 검색(儉嗇) 30. 태치(汰侈) 31. 분견(忿狷) 32. 참험(讒險) 33. 우회(尤悔) 34. 비루(紕漏) 35. 혹닉(惑溺) 36. 구극(仇隟) 서발문(序跋文) 〈세설신어보서(世說新語補序)〉 / 왕세정(王世貞) 〈세설신어서(世說新語序)〉 / 왕세무(王世懋) 〈각세설신어보서(刻世說新語補序)〉 / 진문촉(陳文燭) 〈세설신어보구서(世說新語補舊序)〉 2수 / 유응등(劉應登)·원경(袁褧) 〈세설구제(世說舊題)〉 1수, 〈구발(舊跋)〉 2수 / 고사손(高似孫)·동분(董弅)·육유(陸游) 〈하씨어림구서(何氏語林舊序)〉 2수 / 문징명(文徵明)·육사도(陸師道) 인명 찾아보기 주 인용서명 찾아보기 해설 산정자(刪定者)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王世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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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서[陳尙書: 진함(陳咸)]는 왕망(王莽)이 하무(何武)와 포선(鮑宣)을 주살하는 것을 보고 한숨 쉬며 탄식했다.
“나는 떠나가야겠다!” 그러고는 부자가 함께 고향 마을로 돌아가서 문을 걸어 닫고 출입하지 않았다. 또한 여전히 한(漢)나라의 조제(祖祭: 길 제사)와 납제(臘祭: 섣달 제사)를 지냈는데, 어떤 사람이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내 조상님이 어찌 왕씨(王氏: 왕망)의 제사를 알겠소?” 치태부[郗太傅: 치감(郗鑒)]가 경구(京口)에 있을 때, 문하생을 보내 왕승상[王丞相: 왕도(王導)]에게 사윗감을 구한다는 서찰을 전했더니, 왕승상이 치태부의 사절에게 말했다. “당신이 동쪽 사랑채로 가서 마음대로 고르시오.” 문하생이 돌아와 치태부에게 아뢰었다. “왕씨 집안의 여러 도령들은 모두 훌륭했습니다. 사윗감을 찾으러 왔다는 말을 듣고는 모두 자긍심을 보였는데, 오직 한 도령만이 동쪽 평상 위에서 배를 드러내 놓은 채로 누워서 아무 말도 듣지 못한 듯했습니다.” 치공(郗公: 치감)이 말했다. “바로 그 사람이야!” 그러고는 찾아가서 보았더니 바로 왕일소[王逸少: 왕희지(王羲之)]였다. 그래서 딸을 그에게 시집보냈다. 어떤 사람이 채수재[蔡秀才: 채홍(蔡洪)]에게 물었다. “오(吳) 땅의 명문 구족(舊族)은 어떻습니까?” 채수재가 대답했다. “오부군[吳府君: 오전(吳展)]은 성군 시대의 노련한 인물이고 태평성대의 걸출한 인재며, 주영장[朱永長: 주탄(朱誕)]은 백성을 다스리는 지극한 품덕을 지녔고 공평한 인선(人選)을 행하는 높은 명망을 지녔으며, 엄중필[嚴仲弼: 엄은(嚴隱)]은 깊은 소택지에서 우는 학이고 그윽한 계곡에서 노니는 흰 망아지며, 고언선[顧彦先: 고영(顧榮)]은 팔음(八音)으로 조화된 금슬이고 오색으로 아롱진 용무늬며, 장위백[張威伯: 장창(張暢)]은 추운 겨울에도 무성한 소나무고 어두운 밤에도 빛나는 빛이며, 육사형[陸士衡: 육기(陸機)]과 육사룡[陸士龍: 육운(陸雲)]은 창공을 배회하는 큰기러기와 고니고 북채로 치기를 기다리는 매달린 북입니다. 무릇 이러한 여러 명현들은 큰 붓을 호미와 쟁기로 삼고 종이와 죽간을 비옥한 밭으로 삼으며, 현묵(玄黙)함을 경작으로 삼고 철리를 풍년으로 삼으며, 담론을 화려한 꽃으로 삼고 충서(忠恕)를 진귀한 보물로 삼으며, 문장을 비단 수놓듯이 짓고 오경을 비단 짜듯이 마음에 새겨 넣으며, 겸허함을 자리 삼아 깔고 앉고 예의와 겸양을 휘장 삼아 펼치며, 인의를 집 삼아 행동하고 도덕을 넓은 저택 삼아 수양합니다.” 여남(汝南)의 진중거[陳仲擧: 진번(陳蕃)]와 영천(穎川)의 이원례[李元禮: 이응(李膺)] 두 사람에 대해 [사람들이] 그들의 공적과 덕행을 논했지만 선후를 결정할 수 없었다. 그런데 채백개[蔡伯喈: 채옹(蔡邕)]가 이렇게 논평했다. “진중거는 윗사람에게 직언하는 데 강직하고 이원례는 아랫사람을 통솔하는 데 준엄하니, 윗사람에게 직언하기는 어렵지만 아랫사람을 통솔하기는 쉽다.” 그래서 마침내 진중거는 ‘삼군(三君)’의 마지막에 놓이게 되었고, 이원례는 ‘팔준(八俊)’의 처음에 놓이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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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된 《세설신어보》는 조선시대에 현종실록자(顯宗實錄字)로 간행할 정도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었으며, 실제로 지식인들 사이에서 널리 읽혔다. 이 책은 이 현종실록자본(연세대 소장)을 저본으로 삼아 번역했다.
《세설신어보》는 《세설신어》의 대표적 속서로, 《세설신어》는 중국 위진남북조 송나라 문인 유의경이 후한 말에서 동진 말까지 실존했던 제왕과 고관, 귀족을 비롯해 문인ㆍ학자ㆍ은자ㆍ스님ㆍ부녀자 등 수많은 인물의 독특한 언행과 일화를 수록해 놓은 필기소설집이다. 중국 지인소설(志人小說)의 전범인 《세설신어》는 당시 ‘명사들의 교과서’로 인식될 정도로 애독되었고 후대의 여러 작가들이 본받는 지표가 되어, 당(唐)나라 때부터 민국 초까지 역대로 서명ㆍ체제ㆍ문체 등을 모방한 속서들이 많이 지어짐으로써 중국 지인소설사상 이른바 ‘세설체 문학’이라는 영역을 형성했다. 그 가운데 《세설신어보》는 왕세정이 《세설신어》에 명대 하양준에 의해 확대ㆍ보충된 또 다른 속서인 《하씨어림》을 합한 뒤 산정(刪定) 작업을 거친 것으로, 수록된 고사의 시대 범위는 원(元)나라 때까지 확대되었지만 전체적인 체재와 분위기는 고스란히 《세설신어》를 계승했다. 이 《세설신어보》의 내용은 실로 방대해서 한대(漢代)부터 원대까지의 문학ㆍ예술ㆍ정치ㆍ학술ㆍ사상ㆍ역사ㆍ사회상ㆍ인생관 등 인간 생활의 전반적인 면모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중국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작품이다. 편목(주제)에 따른 분류 편집, 흥미로운 고사, 수려한 문체, 찾아 읽기의 편리함, 아주 짤막한 편폭 안에서 생동감 넘치는 필치로 대상 인물의 풍모를 효과적으로 묘사하는 이 책의 특징은 독자들에게 사색의 여백을 남겨주고, ‘촌철살인’을 선호하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최적화된 동양 고전이게 해준다. 이 작품은 총 네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권에는 제1편 〈덕행(德行)〉, 제2편 〈언어(言語)〉, 제3편 〈정사(政事)〉, 제4편 〈문학(文學)〉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