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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장 타인의 마음: 왜 서로 이해하기 어려울까 마음이론, 타인의 마음을 추론하는 능력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Ⅰ─개인·상황·정보의 차이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Ⅱ─맥락과 용기의 차이 우리는 마음의 존재를 가정하며 살아간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 마음이 나에게 하는 거짓말 2장 마음의 오류: 상상하는 마음, 오해하는 인간 불완전한 언어가 만드는 착각 기억은 어떻게 오염되는가 진실을 위한 뇌는 없다 감정은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해석되는 것이다 집단이라는 프레임 깨뜨리기 원인과 결과의 숨바꼭질 왜 나는 맞고 너는 틀리는가 3장 우리의 마음: 인간 마음의 기원과 작동법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휴식하는 뇌 집중하는 뇌 마음을 돌보는 현실적인 방법 마음을 다루는 뇌과학의 기술 Ⅰ─몽상과 명상 마음을 다루는 뇌과학의 기술 Ⅱ─생각의 선택권 인생에서 중요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4장 마음 너머로: 마음이 남긴 여섯 개의 단상 공감의 두 얼굴 자유의지에 관하여 가장 성숙한 공감이란 협력, 복수, 용서의 딜레마 신의 마음 세상을 ‘나’로 가득 채우기 미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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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간관계는 힘들다.
--- 첫 문장 중에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이 처음에는 막연하고 신비로운 능력처럼 느껴졌지만 앞서 살펴본 연구를 통해 이것이 뇌에서 비롯되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작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꿔 말하면 마음이론은 측정 가능한 능력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비교 가능한 능력이기도 하다. 즉 마음이론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사람도, 부족한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다. 현실의 인간관계란 이와 같다. 그래서 나도 모든 사람을 이해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이 나를 이해할 수도 없다. 서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해받지 못했다고 상처받을 필요 없다. 오히려 누군가에게 이해받았을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일지 모른다. 과연 나를 이해할 만큼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을까? ---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Ⅰ」 중에서 혐오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혐오 또한 상상 속 인물에게서 비롯된 감정이다. 물론 그는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인물에게 상처를 받았거나 분노를 느낀 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혐오범죄는 그 인물에게 복수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범죄의 대상은 다른 사람이다. 눈앞의 엉뚱한 사람에게 자신의 상상을 덧씌워 증오를 분출하는 것이다. --- 「타인을 이해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 중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일어난 일을 기억하는 것과,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일이 일어났다고 믿는 것은 매우 다른 현상이다. 물론 기억이 생생하면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믿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굳게 믿더라도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내가 태어난 사실이 그렇다. 기억이 전혀 없지만 그 일이 분명 일어났다고 우리는 굳게 믿는다. --- 「기억은 어떻게 오염되는가」 중에서 방 안에 틀어박힌 채 온라인에 넘치는 각종 ‘썰’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다. 이와 맞물려 온라인에서는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은 오히려 단정 지어 말하기를 어려워한다. 개인차의 그래프가 머릿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래프가 머릿속에 없는 사람, 혹은 그래프가 있긴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한 상상의 그래프가 머릿속에 있는 사람이 설명도 더 간결하게, 더 자신 있게 말한다. 설명이 명쾌해서 인기를 얻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순하고 명쾌할수록 현실과의 간극이 큰 경우가 많다. --- 「집단이라는 프레인 깨뜨리기」 중에서 그런 과정을 통해 청소년으로 성장한 아이는 추상적 표상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자유라는 추상적 표상을 떠올리기 위해 인간의 뇌는 자유와 관련 있을 만한 구체적인 경험과 기억을 순식간에 연결 짓는다. 이처럼 추상적인 개념을 활용하는 일도 일종의 초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기의 자녀를 키우는 붑모가 힘든 점 중 하나는, 자녀가 이 새로운 초능력을 부모와 논쟁하는 데 사용할 때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시기의 자녀와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대화법이 필요하다. --- 「휴식하는 뇌」 중에서 이른바 천직이나 소명이란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자기도 모르게 새롭고 도전적인 요소를 발견해 나가는 활동일지 모른다. 몽상에 덜 빠지며 일할 수 있으면 결국 천직이고 소명인 것은 아닐까. 그 일에 몸담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그 일을 할 때는 딴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이는 특별한 행운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행운을 누리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스스로 의도해서 그렇게 만들어나가면 된다. --- 「마음을 돌보는 현실적인 방법」 중에서 마음이론의 작동 원리로 보면 공감과 오해는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한다. 그러니까 이해든 오해든 전부 우리의 상상이자 뇌의 마음이론 회로가 만들어낸 표상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 남을 섣불리 오해하지 않을 것이다. 상대에 대한 어떤 상상이 떠오를 때 그것을 함부로 사실로 믿지 않을 것이다. --- 「공감의 두 얼굴」 중에서 “나라면 안 그럴 텐데.” 이처럼 ‘나라면’ 하고 상상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타인에게 공감하기 위해 그 사람의 입장에 나를 대입해 보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나라면’이 어디까지 가정하는 것일까? 그 사람 입장에 제대로 들어가 보려면 조금 더 철저해야 한다. 이를테면 내 몸도 그 사람의 몸이라고 가정해야 한다. 이처럼 몸이 같다면, 당연히 몸 안에 든 뇌도 같아야 한다. 그 뇌에 저장된 온갖 기억도 그 사람의 기억으로 바꿔야 한다. 살면서 겪은 모든 경험 역시 그 사람의 것으로 가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태어나 자란 가정도 그 사람의 가정이고, 거기서 받은 양육이나 교육도 그 사람이 받은 양육과 교육이라고 가정해야 한다. 결국에는 내 몸의 모든 분자와 내가 겪은 인생의 매 순간이 전부 그 사람의 것으로 대체된다고 가정해야 마땅하다. 이것이 정말로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고 나면, 나도 그 사람과 똑같이 느끼고 똑같이 행동하지 않을까? 바로 이 통찰을 우리가 남에게 공감하기 위한 시도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 「가장 성숙한 공감이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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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생들은 왜 이 강의에 열광했나?
2022 서울의대 교육상 수상 홍순범 교수의 ‘마음이론’ “그는 살인자다.” 이 문장에는 어떤 편견이 숨어 있을까? 갸웃하다면 다음 문장과 비교해 보자. “그는 살인을 했다.” 얼핏 두 문장의 의미는 같아 보인다. 하지만 ‘살인을 했다’는 말 대신 ‘살인자’라고 하면 ‘과거에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라는 의미에 ‘응당 살인할 만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덧붙는다. 모두 사실을 말했지만 모두 진실은 아니었다. 이것은 실제 서울대 의대 강의 내용이다. 『타인이라는 세계』는 서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가 그동안 의대생들에게 강의해 온 ‘마음이론’ 수업을 토대로 집필한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가상의 독자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로 설정하고, 수업에서 실제로 다뤘던 사고실험과 그동안 연구한 현대 뇌과학 및 심리학, 임상 사례를 옮겼다고 밝힌다. 이 강의는 2022년 서울의대 교육상을 수상하며 교육적 성취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책의 1장은 다양한 뇌과학·심리학 실험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추론하는 능력’으로서의 마음이론을 소개하고, 뇌의 어떤 영역이 이 능력에 관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2장에서는 언어의 미묘한 차이에서 오는 착각과 인간의 인지, 기억, 경험이 얼마나 주관적인지 등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 마음의 재료가 되는 요소의 오류를 짚어본다. 3장에서는 이러한 사실들을 통해 뇌과학적으로 마음을 통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다루는 현실적인 방법을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그동안 통찰한 인간의 마음을 통해 과학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홍순범 교수만의 ‘마음 너머’의 이야기와 그 가능성을 철학적으로 서술한다. 홍순범 교수의 이 마음 수업은, 지금까지는 막연하고 신비로운 인간의 능력처럼 느껴졌던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는 능력임을 의대생들에게 증명해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고, 무엇보다 현대 뇌과학, 심리학, 정신의학의 정수를 보여준 명강의로 유행했다. 인간의 마음, 즉 나와 타인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믿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가’를 알아가는 일이다. 이것을 제대로 알 때 우리는 나와 나의 관계, 나와 타인의 관계를 제대로 작동시킬 수 있다. 서울대에서 수많은 의대생을 사로잡았던 최신 연구들이 이번에는 독자를 향해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정말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는가, 아니면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가.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럴까?” 도무지 알 수 없는 다른 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면 우리는 관계에서 갈등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성격이나 도덕성부터 의심한다. 저 사람은 원래 이기적이다, 멍청하다, 나쁘다. 하지만 『타인이라는 세계』는 이 익숙한 판단 방식이 뇌의 구조적 한계와 깊이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의 뇌는 타인의 행동을 볼 때 그 사람의 ‘의도’를 빠르게 추정하도록 진화했지만, 동시에 이 능력은 수많은 오류와 편향을 만들어낸다. 홍순범 교수는 마음이론을 통해 우리가 왜 남 탓을 멈추기 어려운지, 왜 정치적 분열과 혐오가 쉽게 증폭되는지, 왜 가까운 사람일수록 오해가 깊어지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심리를 ‘성격’이 아니라 ‘뇌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때 우리는 세상을 더 주도적이고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저자는 마음이론이 사실을 읽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제한된 정보 위에서 각자 ‘자기만의 설명(이론)’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밝힌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장면을 보고도 전혀 다른 해석에 도달한다. 마음이론을 어지럽히는 대표적인 원인을 꼽자면, 개인차(마음이론 발달의 스펙트럼), 상황의 복잡성(여러 사람의 마음이 얽힌 장면일수록 난도 상승), 정보의 부족(현실에는 친절한 내레이션이 없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이 세 축을 통해 ‘우리가 왜 서로를 오해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남 탓으로 고통을 돌리는 심리, 즉 자신의 선택과 역할을 보지 않으려는 ‘심리적 가림막’이 어떻게 원망과 혐오를 강화하는지도 구체적 사례로 제시한다. 더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집단 편견과 연예인 가십, 정치 분열, 혐오범죄 등도 다룬다. 『타인이라는 세계』는 이러한 내용을 뇌과학·심리학·정신의학의 근거 위에 체계적으로 풀어낸, 국내에서 드문 ‘마음이론’ 중심의 대중 교양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 이해의 방식’을 근본부터 흔들어 놓는다. 타인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일은 ‘나’라는 좁고 단단한 세계를 용감히 깨뜨리고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는 일이다. 홍순범 교수는 마음을 ‘도덕적 진실’이 아니라 ‘사용 가능한 도구’로 다룬다. 그는 우리가 얼굴·몸·기술의 우열은 쉽게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만큼은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역설을 지적한다. 이 태도가 타인에 대한 혐오와 자기 파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책의 후반부는 뇌 네트워크, 감정의 해석, 생각의 선택권, 몽상과 명상 같은 실천적 도구를 통해 마음을 다루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 정보의 공백과 자신의 편향을 인식하고 더 넓은 맥락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타인이라는 세계』는 그 과정을 통해 독자가 타인의 세계뿐 아니라,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나의 세계’까지 확장하도록 이끈다. 그래서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는 것은 공감의 미덕이나 착한 마음이 아니다. 마음의 탄생과 작동 원리, 마음이 저지르는 오류를 하나씩 짚으며, 마음을 ‘도구의 문제’로 인식하도록 돕는다. 이 도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는 더 쉽게 상처받을 수도,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도 있다. 이 책을 덮을 때 우리는 타인처럼 쉽게 안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몰랐던 낯선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