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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들어가며
오션 블루스
편집장 후기

저자 소개 2

슬리만 카데르

관심작가 알림신청
 
1985년생. 북아프리카 이민자의 아들로 파리 근교 93지역 센생드니에서 자랐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산타클로스로 분장하는 것을 거부해 해고당한 뒤, 잡역부(조커)로 카리브해의 호화 유람선에 올랐다. 지금은 유람선 승무원으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 그가 바깥세상과 접촉하는 것은 두세 달에 한 번꼴로, 배가 항구에 오래 머물러 하선할 수 있을 때뿐이다. 이 책은 그의 두 번째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전남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후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영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0여 년간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역임했으며, 현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필진이자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 한국본부 국제이사, 제주프랑스영화제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하루의 로맨스가 영원이 된 도시』, 옮긴 책으로 『스필버그의 말』 『센소』 『발라시네』 『카이에 뒤 시네마』 『오션킹』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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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38g | 115*188*20mm
ISBN13
9791194706410

책 속으로

“웨이터 어시스턴트라고? 그거 종업원 같은 거냐?”
떠나기 전, 엄마가 물었지.
“뭐…… 좀 특별한 종업원이지. 내 경력을 보더니 제일 좋은 걸 추천하더라고. 솔직히, 아무나 유람선에서 그런 일을 하는 건 아니거든!”
“게다가 네가 영어로 면접을 보다니! 엄마는 네가 영어를 할 줄 아는지 몰랐다.”
“그러게.”
엄마가 눈을 반짝였어.
엄마 눈엔 내가 무슨 IT 기술자라도 된 것 같았던 거지. 엄마가 날 끌어안았어.
“네가 이렇게 성공하다니…… 정말 자랑스럽다!”
--- p.28

그 배는 일종의 신인 거야. 인간들이 떠받드는 신. 그러니까 앞으로 저 배한테 잘 보이지 않으면 졸라 재미없어지는 거지.
이름은 오션킹! 존경심이 마구 솟지 않아? 영어를 잘 못하더라도 말이야. 오션프린세스였어 봐. 완전 호모 같잖아. 무게도 없고. 배 만드는 작자들은 덩치에 따라 이름을 붙여. 군대에서처럼. 4,000명 이상 태우면 킹, 2,500명에서 4,000명 사이면 퀸, 2,500명 이하면 프린세스. 딱 떨어지는 거지!
--- p.38

조커라면, 오만 가지 잡일을 하는 막일꾼이잖아! 부르면 어디든지 끌려다니는! 주방 보조부터 화물 창고 정리, 청소, 전구 갈기까지 온갖 개떡 같은 일에! 배 위라는 것 말고는 무슈 라미레즈*랑 같은 거! 증오가 일었어. 이 좆같은 상황은 대체 뭐지? 난 웨이터 어시스턴트에 사인했어! 내가 왜 조커냐고!
--- p.69

그 부자는 자메이카에 기항했을 때 여권을 도난당했어. 배로 돌아와서야 그걸 알았지. 눈앞이 노래지는 일이었어! 2억 달러짜리 계약을 앞두고 있었거든. 이틀 뒤 헬리콥터를 타고 오션킹에서 멕시코로 날아갈 예정이었는데, 여권 없인 불가능한 거야. 다시 만들 시간도 안 됐고, 무엇보다 경쟁자한테 가로채일 상황이었지. 베네수엘라 부자랑 경합하고 있었거든.
그때, 승무원 존 쿠퍼가 나섰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
오션킹은 다시 출발했고 존 쿠퍼는 부두에 남았어.
그는 여권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들어가. 뒷돈을 써서 여권을 빼간 놈들의 정체를 알아냈지. (중략) 존 쿠퍼 말로는 애들하고 한판 뜨고 여권을 되찾았다더군.
그는 항구로 돌아와 지역 상인과 협상해서 보트를 빌린 다음, 조종사와 함께 오션킹을 따라잡고, 제트스키 수중 출입구로 배에 올랐어. 여전히 제복 차림으로 말이야. 쩔지?
--- pp.96-97

이렇게 빡빡한 오션킹에서 거리낌 없이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사람이 둘 있어. 우선 선장. 당연한 거지. 그리고 다른 하나는 조커! 바로 왐이야! 정말이라니까! 난 어떤 무리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에게 속한다고.
마스코트처럼 말이지. 진짜로!
--- p.122

조커 일은 일종의 군 복무 같은 거야. 새 차가 되는 거지. 테스트랄까? 진짜 개빡세. 제일 지독한 일만 골라서 시키거든. 그리고 넌 그걸 해내야 해. 불평 없이. 울지 않고. 인간처럼, 남자처럼, 개처럼. 나이키 에어 위에서 흔들림 없이 버텨야 해. 반란용 무기는 깊숙이 감춰두고. 그건 더 이상 힘이 없으니까. 무슨 소린지 알겠어? 바로 이걸 이 몸이 깨달은 거야.

--- p.168

출판사 리뷰

변두리 빈민가 출신 청년의 빤한 성공기?
천만에! 일단 한번 펴 보시라.
황당하고 울컥하고 후끈하고 웃음을 자아내는
새로운 방식의 소설적 르포르타주!

꿈의 유람선 '오션킹' 승선을 환영합니다!


파리 변두리 출신 청년 왐은 암울한 삶에서 탈피하려 카리브의 초호화 유람선 오션킹에 오른다. 오션킹은 카리브해를 떠다니는, 8,000명의 주민으로 이루어진 도시다. 푸른 바다 전망과 눈부신 햇살은 경비를 지불한 6,000명 관광객의 몫. 나머지 2,000명은 수면 밑 화물창에서 배 위의 필요와 욕구를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현대판 노예들이다. 이 물밑의 세계에서 계급 격차는 더욱 노골적이고, 인종과 국적에 따른 경계는 칼날같이 뚜렷하다. 북아프리카 이민자의 아들 왐은 그곳에서 계층 사다리의 최하단, 잡역부 조커 자리를 얻는다. 가장 고되고 하찮은 일들이 그에게 떨어진다. 왐은 닥치는 대로 일하며 노동과 사람, 세계에 대해 고뇌한다. 그것을 경쾌하고 코믹하게, 또한 진지하게 기록한다.

왐, 마침내 오션킹이 되다!

밑바닥 세계에서도 계급은 엄연하고 인종과 국적에 따라 역할도 갈린다. 머리 쓰는 일은 유럽인 차지이고 중국인은 주방, 인도인은 세탁, 모리셔스인은 서비스, 멕시코인에겐 청소 일이 주어진다. 그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주인공을 기다리는 것은 온갖 허드렛일. 배 위의 뚱보들이 샤워하는 동안 넘치는 물을 쓸어내고, 초강력 살충제 폭탄을 터트려 기관실을 뒤덮은 바퀴벌레 카펫을 작살낸다. 하수관에 낀 때를 닦아내고 2만 개나 되는 쿠키의 재료를 나른다. 강아지가 주인공인 쇼에서 뼈다귀로 출연하고 개똥을 치운다. 이렇듯 잡역부 왐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어디에나 속할 수 있다. 그것이 행운이 되어 그를 햇빛 가득한 갑판으로 밀어 올린다. 여행의 말미, 두둑한 배짱에 운까지 따라준 덕에 그는 마침내 특등실 승무원 자리에 오른다.

현대인의 삶에 대한 코믹하고 슬픈 증언

그러나 왐은 성공에 도취하지 않는다. 언제든 다시 자리가 뒤바뀔 수 있음을 직시한다. 운명은 누구의 편도 아닌 것을 알기에……

주인공 왐의 언어는 거칠고 경박하다. 익살과 재기 넘치는, 랩처럼 속도감 있는 서술은 바다 위를 떠가는 배처럼 유연하고 가볍다. 그러나 삶을 대하는 진지함만은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다. 묘사 또한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이 이야기는 작가 슬리만 카데르가 실제로 겪은 경험의 기록이다. 현대 사회의 물밑,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곳으로부터 터져 나온 증언이며,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우화이다. 유람선은 물 위의 작은 도시와 같다. 하지만 그 안에서의 계급 격차는 지상에서보다 훨씬 노골적이다. 책을 덮고 나면 이런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우리는 모두 한배에 타고 있다. 누군가는 벤치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누군가는 배 밑바닥에서 노를 젓고 있는 게 다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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