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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라시옹 서사
AI 영상 콘텐츠의 기술미학
팬덤북스 202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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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론
추상기계 AI와 ‘시뮬라시옹 서사’라는 문제들
1. 생성 AI의 원형 : 호모 사피엔스의 추상화능력
2. 데이터 질서 : 계산가능성과 결정가능성
3. 시뮬라시옹 서사의 탄생
4. 이 책의 구성

1장 시뮬라시옹 서사를 알리는 네 가지 풍경 : 기회와 위기
01 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다 : AI 콘텐츠의 실재감
02 기술의 재매개성 : 영화 〈중간계〉와 불쾌한 골짜기
03 AI 영상의 전략적 창작 : 방송사의 적용 사례
04 유튜브, AI 영상 규칙을 위한 안간힘
05 ‘시뮬라시옹 서사’라는 문제 영역 : 새로운 시각화의 지평

2장 인공지능 기술 오디세이 1 : 자동계산에서 생성기술까지
01 컴퓨터, 인터넷, 인공지능의 계보
1. 컴퓨터 : 자동 계산의 열망
2. 인터넷: 연결성과 확장성을 위한 열정
3. 인공지능: 모방과 학습
02 AI, 딥러닝의 여정
1. 인공신경망 : 연결주의 AI의 실현
2. 다층 퍼셉트론 : 선형에서 순환으로
3. 역전파 알고리즘 : 학습의 동력
4. CNN과 RNN: 시각 공간과 시간 흐름의 이해
03 LLM과 생성하는 AI
1. 자연어처리와 트랜스포머
2. LLM의 탄생과 혁신
3. 생성 AI: 게임 체인저

3장 인공지능 기술 오디세이 2 : 챗GPT 이후
01 챗GPT 이후의 AI 풍경
1. AI의 기능과 범주: LLM-LMM-LRM-LAM
2. AI의 지능 수준: ANI-AGI-ASI
3. AI의 발전 단계: 지각-에이전트-피지컬
4. AI 활용의 전략
02 지각하고 사유하고 행동하는 AI
1. 지각하는(perceptive) AI : 멀티모달 AI
2. 생각하는(reasoning) AI : 추론 AI
3. 행동하는(acting) AI : 에이전틱 AI
4. AI의 구조적 전환 : LLM이 쏘아올린 거대한 공

4장 동영상 시뮬레이터
01 소라(Sora)의 충격 : 동영상 시뮬레이터의 장
02 동영상 시뮬레이터의 기술
1. 동영상 시뮬레이터의 기술적 진화 : CNN에서 월드 모델까지
2. 동영상 생성의 원리: 토큰과 그 메커니즘
3. 동영상 생성에서 인간의 몫 :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03 동영상 시뮬레이터와 시뮬라시옹 서사
1. 동영상 시뮬레이터의 현재와 미래
2. 시뮬라시옹 서사와 창작 패러다임의 변화

5장 시뮬라시옹 서사의 인공미학
01 시뮬라시옹 서사 : 기계가 생성하는 콘텐츠의 세계
1. 예술 분야에서의 AI 활용
2. 시뮬라시옹 서사의 등장
02 시뮬라시옹 서사의 감각
1. 시뮬라시옹 서사의 구조, 장르, 프롬프팅
2. 깨끗한 환각: 살균처리된 감각
03 기계연산의 창의성, 인공미학의 계보
1. 인공 미학론 : 재현과 합성
2. 인공 미학의 계보 : 아날로그 트릭에서 디지털 가상성까지
3. 디지털 원본을 넘어 : 기계연산의 창의성

6장 시뮬라시옹 서사의 예술적 위치
01 시뮬라시옹 서사의 위상
1. 크리스탈-이미지의 기계장치
2. 순수 시청각적 상황의 정치경제
02 아우라의 새터 : 상사성, 원본 없는 예술
1. 유사와 상사
2. 아우라의 진화 : 커뮤니케이션 가능성
03 제4의 모방과 데이터 테크네
1. 온갖 재현물의 모방: 제4의 모방
2. 데이터 테크네와 보는 방법

7장 시뮬라시옹 서사의 효과
01 초현실적 · 물리적 세계로의 도취
1. 숭고한 대상의 스펙터클
2. 시뮬라시옹 서사의 보상: 도취와 잉여향유
02 IBR과 진지한 장난 : 그로테스크
1. 의미 없음의 힘 : IBR과 그로테스크 가상성
2. 진지한 장난: 메타 모더니즘과 아이러니한 진정성
03 AI는 뉘앙스를 생산하는가? : ‘마음 없는 지능’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1. 시뮬라시옹 서사의 뉘앙스 : 패러디와 패스티쉬 사이
2. 시뮬라시옹 서사와 저작권
3. 시뮬라시옹 서사 생성의 3주체

결론
기호 생성 시대의 미디어와 예술
01 완성형 시뮬라시옹 서사의 등장
02 연산 산업과 인지 혁명
03 밥-기계 아저씨(Uncle Bob-machine)
04 합성의 기계복제
05 나는 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

참고문헌

저자 소개 2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자, 세종대 글로벌미디어소프트웨어(GMSW) 융합연계전공 센터장이다.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관심 분야로 텔레비전과 일상성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OTT 형식과 수용, 제도화 등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AI 미디어와 의인화」, 「오토마타 미디어」, 「영상드론의 운동성과 보기양식에 관한 소고」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저널리즘 모포시스』(공저), 옮긴 책으로 『넷플릭스의 시대』, 『디지털 시대의 뉴딜: 망 중립성 이후의 인터넷』(공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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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학사, 신문방송학과 석사, 박사. (前) tbs 교통방송 연구위원.(前) 한국언론학회 사무국장.(現)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초빙교수. 디지털미디어와 매체론 전공.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미디어 진화와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작업 중. 최근발표한 논문으로는 “AI 로봇 의인화 연구”, “드라마에 대한 주목의 생애와 SNS 유력자에 관한 연구”, “방송심의시스템에서의 시청자참여심의제 도입가능성에 대한 법적·행정적 검토”, “드라마와 SNS 유력자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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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140*210*30mm
ISBN13
9791161694047

출판사 리뷰

AI 영상 콘텐츠와 시뮬라시옹

지금 영상을 생성하는 AI는 유튜브, 방송, 영화, OTT 등 모든 미디어 분야를 자신들의 종족이 번성하는 생태장으로 삼고 있다. ‘원본 없는’ 피사체와 ‘촬영 없는’ 이야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 어느덧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AI 영상’이라는 소박한 단어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시뮬라시옹 서사(simulation narrative)’의 지평 앞에 서 있다. 시뮬라시옹 서사는 어쩌다 발생한 해프닝이 아니라 ‘이야기하는’ 인류가 도달한 새로운 경로다.
AI 영상 콘텐츠는 현실의 재현이 아니다. 수많은 재현물을 학습하지만, 정확히 그것이 무엇을 지시하는지 알지 못하는 파생된 실재이다. 상사적 그럴듯함(similitude)을 추출하여 엮어낸 ‘합성의 이미지’다. 현실의 사물과 사태로부터 기록한 기호들이 AI를 거쳐 임의의 시뮬라크르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것은 ‘제4의 모방’이다. ‘흐릿한 이미지’의 서사다

생성 AI의 원형: 호모 사피엔스의 추상화 능력

〈호모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 종족이 다른 영장류를 물리치고 지구의 지배종이 된 데는 추상화할 줄 아는 인지혁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예시로 다른 영장류와 달리 유독 사피엔스 종족만이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본다.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은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지, 신뢰하는지 적대하는지 등 우리가 뒷담화라 부르는 사회적 관계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훗날 우리는 이를 ‘추상화 능력’이라고 칭한다. 사피엔스는 이 능력에 힘입어 눈 앞에 없는 산 너머의 어떤 동물 또는 적에 대한 사냥이나 전투에서 시작해, 종교, 인권, 도덕, 평판 등 실체 없는 상상 속의 질서를 구축해 내었다. 오늘날 정보가 조직되는 출발점이다. 하라리의 주장은 과학적 증명이 힘든 먼 과거의 일이지만, 설득력 있는 합리적 추론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산 너머의 동물과 종교, 인권, 도덕, 평판의 추상 수준이 같지 않다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
전자에 비해 후자의 추상 수준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산 너머의 사냥감이 보이지 않는 실재를 믿게 하는 추상성이라면, 종교 등은 실재가 없는 상상만으로 어떤 질서를 확립하는 추상성이다. 사피엔스 종족은 셀 수 없는 뒷담화 과정을 통해 인간사회가 믿고 따르는 공유된 의미체계를 벼려내었다. 그리고 급기야 인류는 동굴 벽화에서 오늘날의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공유된 의미체계를 효율적으로 담아내는 추상화의 기계장치를 개발해 내었다.

데이터 질서: 계산가능성과 결정가능성

생성 AI는 어떤 원본과 똑같은 것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가 함의하는 바를 유기적으로 조합하고 변형한 복제물을 생성해 낸다. 마치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호박에 갖힌 모기의 피를 이용하여 공룡을 복제해 내는 것과 같다. 유전자 조합의 매개변수(parameter)에 따라 원본의 성격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변형된 복제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AI 생성의 논리는 원본을 그대로 복제한 유사성(resemblance)이 아니라 데이터가 허용하는 구조적 닮음으로서 상사성(similitude)을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AI에게 있어 잠재적 공간이란 데이터와 학습 모델이 가진 가능성의 범주 안에서 프롬프트를 통해 그 가능성의 하나를 길어올리는 데이터-추상화의 작업 매커니즘이다. 그 결과, 생성 AI는 데이터가 허용하는 질서를 도출하지만, 그 데이터 질서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생성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생성 AI의 결과물이 인간의 상상적 질서와 비슷해 보이는 이유이다.
이 시대의 AI는 이같은 추상수학의 기계적 계산가능성과 결정가능성이 적용된 커뮤니케이션 장치이다. 1990년 대 초반만 하더라도 그 장치는 가능성의 수준이었지만, 오늘날은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넘어 기계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행하는 행위자가 되었다. 이는 인간과 인간 사이는 물론 인간과 기계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사회적 의제, 유행, 취향, 관심을 조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기 사피엔스가 스스로의 두뇌와 말로써 했던 커뮤니케이션이 인간 바깥의 외부 기계장치를 통해 실현되는 것이다.

시뮬라시옹 서사의 탄생과 의미

동영상 생성 AI의 쓰임새가 널리 알려진 것은 2024년 2월 소라가 공개되면서이다. 2024년 처음으로 AI 영화제가 개최되었고, 대학의 강의실과 일부 중고등학교에서도 그 활용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기계가 동영상을 출력해 낸다는 것에 환호했을 뿐 실용성 면에서는 아직 실험실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오류가 많았다. 2025년, 불과 1년만에 이같은 한계가 개선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진화했다. 미디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진보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미디어 분야는 ‘AI 영상’이라는 소박한 용어로는 담지 못하는 ‘시뮬라시옹 영상(simulation video)’, 더 나아가 ‘시뮬라시옹 서사(simulation narrative)’의 지평을 말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렇다. 시뮬라시옹은 우리가 아는 장 보드리야르의 언어이다. 우리는 AI가 만드는 영상과 그 서사의 고유성을 보드리야르의 통찰에서 영감을 얻고자 한다. 그러면서 그것을 뛰어넘고자 한다. 보드리야르의 아이디어에 기대볼 때, AI에 있어 시뮬라시옹 영상 또는 시뮬라시옹 서사란 AI가 현실을 재현한 콘텐츠를 학습하여 만들어낸 인공적인 콘텐츠 또는 그런 콘텐츠가 보여주는 이야기를 말한다. 그것은 간단히 말해 모사의 모사다. 엄밀히 말하면, ‘촬영 없는’ 또는 ‘원본 없는’ 이야기이다. 모사물 자체로서 시뮬라크르(simulacres)의 서사이다.

이 책의 독자라면 “어때요, 참 쉽죠?”라면서 쓱쓱 그림을 그리는 ‘밥 아저씨’(Robert Norman Ross)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쉽다고 말했지만, 그의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the joy of painting)은 경탄의 대상이지 일반인의 재능이 아니었다. 하지만 AI는 밥 아저씨가 말한 즐거움을 민주화시켰다. 애잔하다 못해 비극적이기까지 했던 현실의 밥 아저씨가 이 시대에 소라와 같은 ‘밥-기계 아저씨’(Uncle Bob-machine)로 부활했기 때문이다. 현실의 밥 아저씨는 자신의 미술적 재능으로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을 말했지만, 밥-기계 아저씨는 특정한 양식이나 숙련된 기술의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모두의 상상력을 즉각적인 감각의 장으로 초대한다. 밥 아저씨가 던졌던 따뜻한 말은 소수의 재능 있는 자가 대중에게 건네는 위로가 아니라, 기술이라는 평등의 날개를 단 우리 모두가 서로의 미완성 서사를 공유하며 내뱉는 즐거운 확언이 된다. -〉 추가함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AI가 생성한 동영상이 유튜브는 물론 TV, 영화에까지 진출하는 것에 대한 기술적, 문화적 이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저술되었다. 따라서 새로운 문명 전환에 관심이 있거나 해당 분야를 공부하고 사람, 미디어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1장은 시뮬라시옹 서사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사례를 검토한다. 사례는 총 4개이다. 여기에서는 지난 2년여 사이 폭증하는 생성 AI 영상물이 초래한 기회와 위기의 긴장을 다룬다. 이를 위해 2024년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AI 기술을 사용한 성착취물의 생산과 유포에서 확인된 ‘하지 않은 일이 한 일’이 되어 버리는 시뮬라시옹 서사의 전례 없는 역설적 지위의 문제, 상업영화에서 생성 AI를 활용함에 따라 벌어진 불쾌한 골짜기의 현주소, 생성 AI 기술을 받아들인 방송사에서 확인되는 경비 절감과 기존 제작 시스템의 재정비, 넘쳐나는 AI 생성물에 질서를 부여하고자 하는 유튜브의 안간힘 등을 살펴본다.

2장은 컴퓨터, 인터넷, 그리고 초기 AI의 여정을 다룬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물론 AI 자체도 공학적이고 수학적이어서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몇몇 핵심 개념만 이해하면 인공지능 기술과 그 역사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본문은 1) ‘생각하는 기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풀어낸 초기 선구자들의 통찰, 2) 자동 계산 기계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 3) 세계를 연결하고 확장하려는 열정, 그러한 토양 위에서 4) AI를 암중모색했던 결정적 순간들, 5) 이른바 ‘기호주의 AI’에서 ‘연결주의 AI’로의 극적인 전환, 6) 공개되자마자 순식간에 일상으로 파고든 챗GPT와 그 밖의 LLM 모델 등을 탐험한다.

3장은 챗GPT 등장 이후 2026년 현재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다. 먼저 AI를 바라보는 방식을 기능과 범주, 지능수준, 발전 단계, 활용 전략 등으로 나누어 고찰한다. 이는 AI를 막연한 대상이 아닌 실체적 대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분류법은 LLM에서 멀티모달, 월드 모델로 이르는 AI 진화의 궤적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 독자는 지각하는 인공지능으로서 멀티모달 AI, 생각하는 인공지능으로서 추론 AI, 행동하는 인공지능으로서 에이전틱 AI로의 진화 과정을 흥미롭게 따라 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진화는 언어 중심의 챗GPT를 공개한 지 불과 2년여 만의 일이다.

4장은 현재 혁신적으로 발전한 동영상 생성 AI, 달리 말해 ‘동영상 시뮬레이터’를 집중 해부한다. 앞에서 살펴본 AI 기술사가 자동 계산에서 생성 기술로 나아가는 여정이었다면, 동영상 생성 기술은 ‘시뮬라시옹 서사’를 여는 서막이라 할 수 있다. 2024년 세상을 뒤흔든 오픈AI의 소라를 기점으로 AI는 평면적인 픽셀을 넘어 3차원 공간의 일관성과 객체의 물리적 영속성을 이해하며 가상 세계를 정교하게 직조하기 시작했다. 이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의 상상력을 물리적 제약 없이 시각화하는 새로운 ‘창작 패러다임’을 연 것이다.

5장은 시뮬라시옹 서사를 인공 미학의 관점에서 해명하는 인식론적 시도이다. 이 장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생성 AI가 활용되는 것을 시작으로 시뮬라시옹 서사라는 새로운 영역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그 원리를 다룬다. 따라서 시뮬라시옹 서사의 영역을 발견하고 정의하는 것이 이 장의 목적이다. 시뮬라시옹 서사는 보드리야르가 말한 ‘깨끗한 환각’이 일러주는 인공 미학의 프레임으로 관찰·경험되는 세계이다. 인공 미학의 예술은 인간의 창의성이 실현해 온 ‘재현(representation)’이 아니라 기계연산의 창의성의 실행요소인 ‘합성(synthesis)’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6장은 시뮬라시옹 서사의 예술적 위치에 관한 장이다. 다소 거창하게 말하면, 시뮬라시옹 서사의 존재론을 고찰하는 것이 이 장의 목적이다. 이 장에서는 시뮬라시옹 서사의 위상을 철학자 들뢰즈의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 그리고 ‘크리스탈-이미지’ 개념을 가져와 설명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시뮬라시옹 서사가 어떤 의도된 메시지의 수단으로만 아니라 존재 자체가 의미를 가진 순수 시청각적 상황에 얼마나 잘 들어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시뮬라시옹 서사는 유사가 아닌 상사, 아우라의 삭제가 아닌 진화 덕분이다. 이는 생성 AI의 활용이 ‘한계비용 제로’에 가까운 생산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데이터 테크네’ 덕분이다. 이 장의 후반부는 플라톤의 이미지 비판으로부터 추론해 낸 ‘제4의 모방’과 ‘데이터 테크네’ 개념을 통해 시뮬라시옹 서사가 정확히 어디에 위치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한다.

7장은 시뮬라시옹 서사의 수용에 관한 부문이다. 시뮬라시옹 서사가 불러일으키는 효과는 무엇인가? 초현실의 물리적 세계를 실현하는 시뮬라시옹 서사는 특유의 도취(transportation)로 말미암아 숭고한 대상의 ‘스펙터클’ 세계를 구현한다. 스펙터클로서 시뮬라시옹 서사는 인간 내면의 욕망을 밀도 있게/직관적으로/저렴하게 충족시켜 준다. 스펙터클만큼이나 ‘그로테스크’ 또한 시뮬라시옹 서사의 효과 중 하나이다. 이탈리안 브레인롯IBR으로 이름 붙여진 의미 없음의 서사는 ‘진지한 장난’이라는 무척이나 아이러니한 메타모더니즘의 문화와 맞닿아 있다. 이 장의 마지막에서는 ‘마음 없는 지능(mindless intelligence)’인 생성 AI의 창의성의 현실적 가능성과 한계를 법적, 규범적 차원에서 검토한다. 시뮬라시옹 서사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뉘앙스는 저작권의 범주로 포용가능한가? 생성 AI 기술혁신이 결정적 다수(critical mass)를 형성하는 지금 원작자-AI 플랫폼-창작자 간의 분쟁사례와 이해관계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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