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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부 기자 제2부 군인 제3부 영웅 제4부 강결 에필로그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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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는 영원히 젊기 마련이었으니까. 노인이 된 영웅이라는 건 들어본 적도, 목격한 적도 없었으니까.
무언가 뒤가 켕기는 짓을 했겠지.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영원히 젊겠어? --- p.10 난 지금 신호등 없는 교통섬에 갇힌 기분이야. 알아들어? 차에 치일 각오를 하고 도로로 뛰어들거나, 다 내려놓고 드러누워야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이라고. 곧 서른이라 그런가 봐. 어정쩡한 상태지. 늙어 가는 중인데, 동시에 너무나도 어려. 나는 이런 이중성이 싫어. 증오스럽다고. 내 서른은 둘 중 하나여야 해. 모든 걸 깨닫고 현명해지는 나이, 아니면 미련한 채로 썩어가는 나이. --- p.48 설아를 따라간다면 뭐든지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반면 결은 자신이 아직 자기 인생을 홀로 꾸려나갈 상태가 아니었다. 허무로부터 도망 다니는 삶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충동적으로 쏘다니기만 하는 인턴기자가 되어서는 안 됐다. 결은 군인이 되기로 했다. --- p.164 “결아.” 천경미 여사가 곧 울음이라도 터뜨릴 기세로 코를 훌쩍였다. “너는 이제 엄마를 사랑하지 않니?” --- p.237 부서졌지만 치명적인 것, 깨질수록 강한 것. 산산이 조각났기에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것. 유리. --- p.271 죽어야 할 사람과 살아도 되는 사람.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그리고 약속을 지킨 이와 지키지 않은 이. 그렇게 모두를 두 부류로 나눈다 한들, 이미 오돌토돌하고 울퉁불퉁한 세계를 억지로 다림질할 수는 없었다. --- p.278 그가 아주 오래전에 거짓된 씨앗 하나를 심어 두었음을 잊고 있었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천경미 여사의 눈에는 살신성인으로 보였던 행동. 거기서 싹이 텄다. 어릴 적 선인 흉내를 냈던 게 그렇게 헛된 일까지는 아니었구나 싶어서, 결은 엄지를 치켜들었다. 우리 엄마 짱이다. --- p.293 “쟨 사임당 아니에요. 유리지.” --- p.299 왜 악인은 죽어도 악행은 남을까. 왜 누군가를 구하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 계속 책임져야 하는 걸까. 왜 온갖 기묘한 일을 겪고 새해를 맞이했는데도 서른의 저주는 사라지지 않는 걸까. --- p.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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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너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가장 이기적인 마음에서 시작한 마음이 연대의 힘으로 커지기까지 서른을 앞둔 인턴기자 강결은 늘 불안하다. 정기자가 되지 못하면 뒤처질 것 같고 무엇 하나 확신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날카로워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그가 승급 기획안으로 선택한 대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히어로 ‘사임당’. 50년째 늙지 않는 그녀의 비밀을 파헤치는 일이다. 처음에는 특종을 위한 취재였다. 기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었고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사임당을 둘러싼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결은 오랜 시간 감춰져 온 비밀과 침묵 속에 묻혀 있던 상처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한 인턴기자가 특종을 추적하는 이야기이자, 우리가 영웅이라 부르는 존재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소설이다. 여기서 ‘히어로’는 세상을 구하는 초월적 존재가 아니다. 사임당은 영웅 신화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 신화를 가능하게 만든 사회의 균열과 모순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작품은 영웅을 찬양하기보다 그 이면을 응시하며 우리가 당연하게 믿어온 이야기들에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결의 변화다. 늘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던 그는 타인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게 된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안타까워하는 일이 아니라 그 곁에 머무르는 일임을 깨닫게 되면서 그의 세계는 점차 넓어진다. 자신만을 향하던 시선은 타인에게로 향하고 그 마음은 결국 연대라는 힘으로 이어진다. 사임당을 둘러싼 비밀을 좇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침묵을 강요당했던 여성들의 이야기와 맞닿는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서로의 존재를 발견하고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순간 고립된 서사는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소설은 그 과정을 통해 상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견딜 수 있는 것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노인이 된 영웅은 없다』는 불안과 경쟁이 일상이 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묻는다. 인간은 어디까지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나’라는 존재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가장 이기적인 마음에서 출발한 선택조차 결국 누군가를 향한 연대로 이어질 수 있다면, 우리는 서로를 통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한 인턴기자의 성장담이자 한 히어로의 신화를 해체하는 이야기. 그리고 서로 다른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소설. 『노인이 된 영웅은 없다』는 타인과 연결된다는 것의 의미를 끝까지 탐색하며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울림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