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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인간, 동물, 기계
기술과 은유,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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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이미지 Image
패턴 Pattern
네트워크 Network
역설 Paradox
환유 Metonymy
알고리즘 Algorithm
바이럴리티 Virality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저자 소개 2

메건 오기블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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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han O’Gieglyn

메건 오기블린은 시대의 논제를 날카로운 통찰로 파헤치는 작가이다. 에세이집 《내면의 영토Interior States》로 2018년 빌리버 북 어워드Believer Book Award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그녀는 푸시카트 상Pushcart Prizes을 세 차례 수상하고 베스트 아메리칸 에세이The Best American Essays 선집에 이름을 올렸다. <하퍼스 매거진>, <뉴요커>, <가디언>, <뉴욕 타임스> 등 유수의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와이어드>에서 상담 칼럼 ‘클라우드 서포트Cloud Support’를 연재 중이다. 현재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거주하며 집필
메건 오기블린은 시대의 논제를 날카로운 통찰로 파헤치는 작가이다. 에세이집 《내면의 영토Interior States》로 2018년 빌리버 북 어워드Believer Book Award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그녀는 푸시카트 상Pushcart Prizes을 세 차례 수상하고 베스트 아메리칸 에세이The Best American Essays 선집에 이름을 올렸다. <하퍼스 매거진>, <뉴요커>, <가디언>, <뉴욕 타임스> 등 유수의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와이어드>에서 상담 칼럼 ‘클라우드 서포트Cloud Support’를 연재 중이다. 현재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영어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우주전쟁 2.0》, 《인피니트》, 《왜 나는 쓸데없는 일에만 집중할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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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454g | 130*207*20mm
ISBN13
9791191128093

책 속으로

21세기에 영혼에 대해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자아에 대해 말하는 것조차 위험하다). 이제 ‘영혼’이라는 단어는 죽은 은유, 즉 어떤 문화에서 신뢰할 만한 개념의 지위를 상실한 후에도 오랫동안 언어 속에 살아남은 단어 중 하나가 되었다.
--- p.18

우리는 정신과 육체를 어떻게든 분리된 것으로 인식하도록 타고났을지도 모른다.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파피노는 우리 모두가 “구별에 대한 직관”, 즉 정신이 물질적인 것을 초월한다는 매우 뚜렷하면서도 어쩌면 본능적일 수도 있는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 p.51

커즈와일은 『영적 기계의 시대』에서 “우리가 항상 실제 몸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썼다. 그는 포스트휴먼 주체가 실체 없는 완전히 자유롭고 비물질적인 존재, 다양한 가상 환경을 드나드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상상했다. 신경과학자 마이클 그라치아노 역시 인간이 모두 클라우드에 존재하는 미래를 그린다.
--- p.86

결국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이란 단지 연산에 불과하며, 영혼은 이미 환상에 지나지 않으므로 디지털 세계로의 전환에서 사라져도 그리워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시도일 뿐이다. 이것이야말로 현대 재주술화 서사의 크나큰 역설이다. 어떤 신비주의적 접근도 탈주술화된 우리 시대의 근본적 문제, 즉 정신을 설명해내지 못하는 무능을 반복할 뿐이라는 것이다.
--- p.107

브룩스와 MIT 연구팀은 인간 진화의 조건을 본질적으로 재현하려 했다. 만약 인간 지능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원시적 메커니즘에서 비롯되었다면, 로봇 역시 단순한 규칙들로부터 점차 복잡한 행동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엔지니어들은 인공지능을 개발할 때 마치 신이 자신의 형상을 따라 피조물을 만드는 것처럼 프로그래밍에 하향식 접근법을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진화는 단세포 생물이 복잡한 다세포 생물로 발전하는 것처럼 상향식 전략을 따른다.
--- p.129

식물의 지능은 “의식 없는 통제”의 한 형태로 불려왔으며, 다수의 창발론자들은 인간 역시 비슷하게 의식이 결여된 존재라고 본다. 즉 인간은 이성적인 행위자가 아니라, 어떠한 통일성이나 주체성도 없이 경쟁하는 시스템들을 껴안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p.149

정보 이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클로드 섀넌은 정보를 “불확실성의 해소”로 정의했는데, 이는 양자 시스템이 두 가지 중 하나의 상태로 붕괴되는 확률적 존재 방식과 흡사했다. 휠러에게 두 분야는 단순히 유사한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같았다. 1989년 그는 “모든 물리적인 것은 그 기원이 정보 이론에 있다”라고 선언했다.
--- p.184

양자 이론의 선구자 가운데 순수한 객관적 세계관의 상실을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물리학의 핵심 문제들이 관찰자들의 영향을 받아 왔음을 인정했다. 그는 1932년에 이렇게 썼다. “과학은 자연의 궁극적 신비를 풀 수 없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 자신도 자연의 일부이고, 따라서 우리가 해결하려는 그 신비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 p.205

데이비드 차머스는 2019년에 발표한 에세이에서 자신이 대학원에 다닐 때 철학자들에 대한 이런 속설이 있었다고 언급한다. “처음엔 유물론자로 시작해, 그다음에는 이원론자가 되고, 이어 범심론자를 거쳐, 결국 관념론자로 끝난다.”
--- p.235

연구자 주레 레스코벡은 업계의 공통된 인식을 이렇게 요약한다. “신은 곧 기계다. 블랙박스가 곧 진리다. 효과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기계가 내뱉는 결과물이 대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시도조차 해서는 안 된다.”
--- p.275

나는 몇 년이 지나서야 이 게임에서 나의 상대는 사실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 체계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칼뱅주의는 하나님의 타자성과 위엄을 강조함으로써, 이 교리가 인간에 의해 설계되고 유지되어 왔으며 인간의 주관적 이해관계에 따라 변형된다는 사실을 은폐했다. 징벌적이고 남성적인 신의 이미지를 내세운 신칼뱅주의가 2000년대 초반에 인기를 얻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p.309

저명한 신경학자 로버트 버튼은 트럼프가 알고리즘을 잘 이해하는 이유는 그 자신이 알고리즘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버튼은 2017년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가장 기초적인 인공지능 기반 학습 기계”로 보기 시작하면 그의 행보가 이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 p.332

나는 그녀가 안쓰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음식, 책, 여가 활동에 대한 그녀의 취향은 그녀와 처음 소통했던 컴퓨터광들의 감성(피자, 해리 포터, 비디오 게임 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녀는 늘 무언가를 홍보하도록 강요받는 듯했고, 협찬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음악과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 p.350

출판사 리뷰

* 미국 예술문학 아카데미 벤자민 해들리 댕크스상 수상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도서상 과학·기술 부문 최종 후보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Paperback Row’ 선정 도서

인간과 기계를 구분하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날 인공지능에 관한 논의는 대체로 두 방향으로 나뉜다. 하나는 기술이 열어줄 미래에 대한 기대이고, 다른 하나는 그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인간성을 위협하며,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메건 오기블린의 책 『신, 인간, 동물, 기계』는 이러한 논의와 일정한 거리를 둔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미래를 예측하거나 기술의 영향을 평가하는 책이 아니다. 기술에 대한 낙관이나 비관을 말하기보다, 기술을 둘러싼 담론 속에서 되살아나는 인간의 오래된 질문들을 다시 탐색하는 책이다.
책은 소니의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를 집으로 들인 경험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처음에 그것을 하나의 기술적 대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그 기계에게 말을 걸고, 감정을 이입하고, 때로는 그것의 상태를 걱정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물론 아이보는 생명체가 아니라 기계일 뿐이다. 그러나 그것이 ‘살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그것을 ‘의식 있는 생명체처럼 느끼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 단순한 경험은 곧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진다. 인간은 무엇을 근거로 다른 존재에게 의식이 없다고 판단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 있음과 살아 있지 않음을 구분하는가? 인간이 타자를 이해한다고 말할 때, 그 이해는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가?

인간을 설명하는 은유의 계보

저자는 이러한 질문들이 인공지능의 등장과 함께 새롭게 생겨난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현대 기술을 둘러싼 담론 속에서 오래된 종교적·철학적 질문들이 되풀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의식은 무엇인가, 정신은 육체와 어떤 관계에 있는가, 자유의지는 존재하는가, 인간은 특별한 존재인가와 같은 질문들은 수 세기 전부터 신학과 철학의 중심에 있었던 문제들이다. 오늘날에는 그것들이 인공지능과 정보기술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다시 등장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다 보면 신경망, 정보이론, 인공지능 연구와 함께 아우구스티누스, 데카르트, 라이프니츠, 도스토옙스키, 앨런 튜링, 레이 커즈와일과 같은 인물들의 사상과 생각을 만나게 된다. 저자는 기술의 역사와 사상의 역사를 하나의 흐름 안에서 엮어낸다. 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은유’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가진 가장 발전된 기술을 통해 스스로를 이해해 왔다. 고대에는 인간을 신의 형상으로 이해했고, 근대에는 기계에 비유했으며, 오늘날에는 컴퓨터와 정보처리 시스템을 통해 정신을 설명한다. 기억은 저장되고, 생각은 처리되며, 뇌를 일종의 컴퓨터처럼 묘사한다. 이러한 표현은 너무 익숙해져서 더 이상 비유처럼 느껴지지 않지만, 저자는 그것들 역시 특정 시대가 만들어 낸 은유라고 지적한다. 이 책의 제목에 함께 놓인 네 개의 단어, 신·인간·동물·기계는 바로 이러한 은유의 계보를 보여준다. 인간은 오랫동안 자신을 신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해 왔다. 이후에는 동물과 구별되는 존재로 정의했고, 근대 이후에는 기계와의 비교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설명했다. 그리고 이제는 기계가 점점 더 인간을 닮아가고, 인간 역시 스스로를 기계처럼 이해하기 시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신이 떠난 자리에 남은 물음

하지만 오기블린은 이러한 은유의 변화에 대해 단순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가 관심을 두는 것은 이러한 은유들이 무엇을 설명하고 무엇을 설명하지 못하는가 하는 점이다. 인간의 정신을 정보처리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은 많은 현상을 설명해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인간의 주관적 경험까지 설명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신경과학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뇌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지만, 의식 자체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인간의 사고를 알고리즘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해서, 고통이나 아름다움, 추억이나 상실의 경험까지 모두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이 지점에서 책은 자연스럽게 저자 자신의 이야기로 돌아온다. 오기블린은 한때 복음주의 기독교 신앙 안에서 세상을 이해했던 사람이다. 그녀는 오랫동안 인간 안에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었고, 세계가 궁극적인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질문의 답을 신과의 관계에서 구했다. 지금은 더 이상 그러한 믿음을 갖고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질문들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인간이라는 오래된 수수께끼

『신, 인간, 동물, 기계』는 현대 첨단 기술의 미래와 인공지능을 이야기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는 책이다. 현대 과학을 다루지만, 그 과정에서 철학과 종교가 남긴 문제들을 함께 검토한다. 미래에 대한 예측보다는 인간이 오랫동안 반복해 온 사유의 궤적에 더 큰 관심을 둔다. 어쩌면 이 책이 많은 독자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느 시대보다 많은 정보를 갖게 되었지만, 인간 자신에 대해서는 여전히 충분히 알지 못한다. 우리는 세상을 설명하는 데이터를 풍부하게 갖게 되었지만, 그 세상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신, 인간, 동물, 기계』는 바로 그 질문들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오래된 수수께끼를 다시 바라보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이다. 기술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오히려 이런 종류의 사유는 더욱 중요해진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 없이 기술의 미래를 이야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기블린의 책은 그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사실을 차분하고도 깊이 있게 상기 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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