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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려, 우리 곁에 살다 간 성자
개정판
김은식이윤엽 그림
나무야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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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대학에서 정치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EBS 등 여러 기관에서 청소년과 어른을 대상으로 글쓰기와 논술을 강의했고, 우리 시대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서 빛나는 이야기를 찾아 널리 소개해 왔다. 그동안 쓴 책으로 『장기려, 우리 곁에 살다 간 성자』, 『이회영, 내 것을 버려 모두를 구하다』, 『소년 영웅과 할아버지 독립군』, 『장기려 리더십』, 『누가 민주주의를 훔쳐 갔을까』, 『소년과 독립군』 등이 있다. 야구작가이자 한국야구사 연구자이다. 『야구의 추억』, 『야구상식사전』, 『서울의 야구』, 『한국 프로야구 결정적 30장면』, 『마지막 국가대표』, 『기아 타이거즈 때문에
대학에서 정치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EBS 등 여러 기관에서 청소년과 어른을 대상으로 글쓰기와 논술을 강의했고, 우리 시대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서 빛나는 이야기를 찾아 널리 소개해 왔다. 그동안 쓴 책으로 『장기려, 우리 곁에 살다 간 성자』, 『이회영, 내 것을 버려 모두를 구하다』, 『소년 영웅과 할아버지 독립군』, 『장기려 리더십』, 『누가 민주주의를 훔쳐 갔을까』, 『소년과 독립군』 등이 있다.

야구작가이자 한국야구사 연구자이다. 『야구의 추억』, 『야구상식사전』, 『서울의 야구』, 『한국 프로야구 결정적 30장면』, 『마지막 국가대표』, 『기아 타이거즈 때문에 산다』 등의 책들을 통해 한국야구에 관한 이해와 감상의 폭을 넓혀왔다. 특히 '해태 타이거즈와 김대중'을 통해 타이거즈를 중심으로 1980년대 광주라는 역사적 시공간 속에서 한국 프로야구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조명했다. 2021년에는 한국 야구사에 관한 연구를 통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에서 야구가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종목이 된 이유와 그것이 미친 사회적, 문화적 영향에 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글쓰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을 가로지르며 활동하고 있다. 음식, 역사, 인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소재에서 끌어낸 진정성 있는 문장을 신문, 잡지 등에 실어 많은 공감을 얻어왔고, EBS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과 공간에서 글쓰기와 인터뷰 기법 등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2003년 출간한 음식에세이 『맛있는 추억』을 시작으로 10여 년간 30여 권의 단행본을 집필해온 치열한 문화생산자인 동시에 스포츠 다큐멘터리 「인천, 야구의 추억」, 「기억, 타이거즈」 등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등 끊임없이 활동영역을 넓혀가며 진화하고 있는 미완성의 문화게릴라이기도 하다. 특히 2006년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100회에 걸쳐 연재한 뒤 세 권의 책으로 출간한 『야구의 추억』은 한국 야구의 스토리텔링을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그 뒤로 『해태 타이거즈와 김대중』, 『두산 베어스 때문에 산다』, 『야구상식사전』을 쓰고 테드 윌리암스의 『타격의 과학』을 번역하는 등 여러 야구 관련서들을 내면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글쟁이로서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마지막 국가대표』는 그가 시도하는 첫 번째 스포츠 팩션이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와 그 대회 국가대표팀의 핵심을 이루었던 6인의 보류선수들에 얽힌 역사와 사연들을, 오밀조밀한 문학적 상상력과 공감적 시선을 통해 녹여낸 ‘허구적 사실’이다. 그것은 ‘논픽션’의 영역에서만 활동해온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지만,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유감없이 녹여내고 표현할 수 있는 보다 적절한 무대로의 확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역전 우승이라는 두 개의 사건과 그것에 대한 기억은 그 해 열 살이었던 김은식이라는 어린이를 작가의 길로 이끈 출발점이었다. 그래서 그 해 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다룬 『마지막 국가대표』는 그의 전작들이 ‘에세이’라는 형식으로 다룬 한국 야구사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조명 작업을 시작하는 출발점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 원더스 이야기』에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쥐어짜 도전하며 희로애락, 성공과 실패와 희열과 좌절 등을 압축적으로 경험하는 야구 선수들의 인생에 매력을 느끼고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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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윤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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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노동자, 농민 등 일하고 저항하는 사람들의 삶과 목소리를 목판화에 담아 왔습니다. 『나는 농부란다』를 쓰고 그렸으며, 『장기려, 우리 곁에 살다 간 성자』 『놀아요 선생님』 『신들이 사는 숲속에서』 『프란치스코와 프란치스코』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열세 번의 개인전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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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46g | 135*210*14mm
ISBN13
9791188717422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품명 및 모델명
장기려, 우리 곁에 살다 간 성자
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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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중량
135*14*210mm | 34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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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장기려 박사님을 생각하며

그분 생각이 날 때마다
이미 타 버린 눈물샘 때문에
흐르지도 못하는 눈물을 속으로만 삼킵니다
- 채규철(1937~2006. 사회운동가, 교육자)

1968년 10월 30일, 하루아침에 내 운명이 바뀐 그 날은 하늘이 맑았고 바람이 솔솔 부는 좋은 날씨였습니다. 덴마크 유학에서 돌아와 농촌 운동을 하던 나는, 그날 양계장 견학을 마치고 회의에 참석하러 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늦는 바람에 지름길로 달리게 되었는데, 그 길은 너무 험해서 지나가는 차도 사람도 거의 없이 한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리가 탄 미니버스가 앞머리부터 기울기 시작하더니 약 10여 미터 아래 언덕으로 구르기 시작했습니다. 미처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차는 순식간에 뒤집혀 버렸습니다. 그때 차 안에는 유아원 바닥을 칠할 때 쓸 시너 두 통이 실려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것을 온몸에 뒤집어쓰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시너는 여기저기서 튀어 오른 불꽃에 닿아 펑, 하고 폭발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 몸은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나는 정신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창문을 힘껏 발로 차고 깨진 창틈으로 나와 동료들을 끌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온몸에 붙은 불은 아무리 털어도 꺼지지 않았습니다. 마침 아래쪽 논에서 일하던 농부들이 뛰어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불을 꺼 주었지만, 내 몸은 이미 한참이나 타 버린 뒤였습니다. 도저히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덴마크에서 돌아오자마자 시작한 일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두 가지가 내겐 아주 중요했는데, 부산 복음병원 원장으로 계시던 장기려 박사님과 시작한 ‘청십자운동’과 ‘부산모임’이었습니다. 나는 이 두 가지 일에 대해 장 박사님께 유언이라도 하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엉망이 된 몸을 이끌고 지나가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세워 주지 않았습니다. 기사들은 나를 보면 도망가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람이 죽어 가는데…… 덴마크에서는 이러지 않아!”

아무리 고함을 쳐도 나를 태우려고 서는 차는 없었습니다. 트럭도 자가용도 모두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때 이상하게 오른쪽 눈앞이 숯불처럼 빨갛게 되더니 사르르 꺼져 버렸습니다. 아마도 깨진 자동차 유리창 파편이 오른쪽 눈동자 속으로 뚫고 들어갔던 모양이었습니다. 나는 그때 한쪽 눈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약 30분쯤 지나서야 동네 파출소에서 달려온 순경이 지나던 택시 한 대를 강제로 잡아 주었습니다. 나는 장기려 박사님 이름을 애타게 불렀습니다.

복음병원에 도착했을 때, 장 박사님은 회의 때문에 시내에 나가고 계시지 않았습니다. 나는 수술대에 누운 채 가능한 한 빨리 장 박사님을 불러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빨리 박사님을 만나서 그동안 애써 벌여 놓은 의료조합운동 일에 대해 유언을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장 박사님이 뛰어오셨습니다.

“채 선생, 이게 어떻게 된 거요?”

“박사님, 제가 몇 시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청십자 운동이랑 부산모임만큼은 꼭 잘되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제발…….”

유언처럼 말을 마치자 장 박사님은 온몸을 소독하고 이곳저곳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한, 여섯 시간이 넘는 응급 처치였습니다. 당장은 수술을 받는 것도 위험했습니다. 의사들은 하나같이 살 가망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나는 사는 데까지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물이건 우유건, 주는 대로 젖 먹는 힘을 다해 마셨습니다. 그 사이 장기려 박사님은 부산에서 제일 큰 침례 병원의 외과 과장으로 있던, 테보라는 미국인 의사를 데려와 나를 보였습니다.

“우리 병원에는 화상을 치료할 약이 없습니다. 전문 의사도 없고, 시설도 부족합니다. 시설이 좋은 그쪽 병원에 입원시키면 살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테보 박사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이거였습니다.

“Hopeless!(가망 없습니다!)”

“그래도 혹시 목숨만이라도 살릴 수 없을까요?”

“팔다리를 모두 자르면 목숨만은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두 사람은 영어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영어를 모르는 줄 아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다 알아듣고 있었습니다. 고통은 참기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나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장 박사님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안 됩니다.”

장 박사님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명은 하나님 손에 달린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온몸이 떨려옵니다. 장 박사님과 테보 박사는 마음의 자세가 달랐습니다. 한 의사의 마음가짐과 생각에 따라 환자의 운명이 극과 극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 순간, 장기려 박사님의 결단 덕에 나는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청십자 운동에 좀 더 힘을 보탤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살아서 주어진 사명을 감당해 나가고 있습니다. 비록 ‘이티(이미 타 버린 몸)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불편한 몸이지만,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나는 함석헌 선생님이 만들어 준 정신과 장기려 박사님이 만들어 준 몸으로 된 사람입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그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분 생각이 날 때마다 이미 타 버린 눈물샘 때문에 흐르지도 못하는 눈물을 속으로만 삼킵니다.

그분 이야기가 책으로 만들어져 나온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전쟁 영웅이나 정치가들보다 먼저 기억되었으면 싶은 아름다운 의사 한 분이 우리 곁에 있었다는 것을 우리 청소년들도 알 수 있게 되었기에 말입니다.

그분 무덤에 세운 비석 뒷면에는 내가 쓴 비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 글귀를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며 맺고자 합니다.

모든 것을 가난한 이웃에게 베풀고,
자기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남겨 놓지 않은
선량한 부산 시민, 의사, 크리스천.
이곳 모란공원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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