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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1장 공간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1 누가 서울을 그리는가?2 도시공간은 어떻게 정치자산이 되는가?3 민선시장 체제 이후 서울은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2장 노들섬, 스펙터클과 일상 사이에서1 노들섬의 탄생2 이명박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라는 아이디어3 오세훈 1기의 노들섬: 한강의 랜드마크를 설계하다4 박원순의 노들섬: 개발 말고, 시민이 쓰는 섬5 오세훈 2기의 노들섬: 디자인 혁신의 실험장이 된 섬3장 세운상가, 개발과 재생 사이 도시는 어디로 가는가?1 세운상가의 탄생2 세운상가의 급격한 쇠퇴와 재개발 계획3 오세훈 1기의 세운상가: 세운상가를 걷어내고 녹지축을 잇다4 박원순의 세운상가: 지워야 할 낡은 도심에서 미래 자산으로5 오세훈 2기의 세운상가: 녹지와 빌딩숲은 어우러질 수 있을까?4장 도시공간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주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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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정치 홍보 수단이 된 도시공간청계천이 증명했고, 노들섬과 세운상가가 반복했다 지난 20년 동안 서울의 도시공간은 정치적 성향도 비전도 완전히 다른 두 시장의 계획이 세워졌다 사라지기를 반복해 왔기에, 공간의 변화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각 시장의 업적을 평가하고 공과를 따지는 것에 매몰되고 만다. 하지만 앞으로 4년간 서울을 이끌 시장을 뽑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지금, 저자는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어렵고도 대범한 시도를 한다. 시장의 업적을 평가하는 데 갇히는 대신 도시건축 사업의 시작과 결과, 의의와 한계를 명확히 짚어내어 공간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낸다. 오세훈과 박원순 시장 모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사업을 추진했던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이 작업에 더없이 적합한 사례다.여기서 더 나아가, 그렇다면 두 시장은 왜 이렇게 ‘공간’에 집중했을까? 사실 이건 오세훈과 박원순, 두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모습이 아니다. 서울만의 문제도, 그리고 시장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 세계 많은 정치 리더들은 도시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경관을 바꾸려는 시도를 거듭해 왔다. 가장 가시적으로 자신의 업적과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거대한 도시 경관에 집중하는 일은 인류의 역사에서 반복되어 온 일이다.그럼에도 선거를 통해 권력을 획득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정치인의 홍보와 브랜딩은 특히 굉장히 중요한 과업이 되었다. 자신을 끊임없이 노출시키고 각인시키는 일이 더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도시공간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 사업을 들 수 있겠다.“뉴타운 사업이나 청계천 복원과 같은 대규모 개발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가시적인 성과가 민선 자치단체장 최초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며, 서울시장 대권 주자로 적합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51쪽)이후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과 박원순에게도 청계천 사업이 주는 교훈은 유효했다. 두 사람 모두 열성적으로 스스로를 홍보하는 일에 공을 들였고, 노들섬과 세운상가를 비롯한 도시공간을 자신의 비전을 가시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무대로 삼았다. 그리고 이 또한 두 시장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서울시장 후보자들도 도시공간을 자신을 각인시킬 상징으로 삼아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그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게 해준다. 개발과 재생이라는 정반대의 비전,공간에 권력을 새기는 하나의 문법반복되는 단절을 끊어낼 힘은 우리의 질문에 있다 서울시에서 10년간 건축 분야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저자는 박원순 시장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한 차례 시장의 교체를 겪는다. 정책 방향성은 크게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의 강력한 권한이 사업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에 작동하고 있음을 몸으로 느꼈다. 계획이 수립되는 방식, 설계의 방향이 정해지는 과정, 사업의 우선순위가 결정되는 순간들, 그 모든 과정에서 시장의 존재는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언제나 작동하고 있었다.“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 내내 새로운 시장이 무엇을 더 선호할지, 어떤 방향이 그의 취향에 부합할지 가늠했고, 이전 시정의 연속선상에 있는 사업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조율한 시간들도 있었다.”(11쪽)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디자인’을 중시하며 대규모 개발과 서울을 대표할 만한 랜드마크 건설을 통해 서울을 ‘전 세계인들이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오세훈 시장. ‘시민 참여’의 가치를 강조하며 개발 대신 재생을, 철거 대신 존치를 통해 서울을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박원순 시장. 두 시장이 그렸던 서울의 미래는 완전히 다르지만 공간을 권력의 언어로 삼았다는 점에서 두 시장은 닮아 있다.동시에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거시적인 정책의 흐름만을 좇지 않고,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이들, 삶의 터전을 잃거나 생계를 위협받은 이들,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며 모여든 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담고 있다. 오세훈-박원순-오세훈이라는 시장의 반복된 교체 속에서 상반된 정책이 맞부딪히며 도시 서울에는 장기적 계획이 자리 잡지 못했고, 업적 세우기와 흔적 지우기가 되풀이되는 사이 공간은 표류했다. 그리고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 대가를 치러야 했던 건 노들섬과 세운상가와 관계를 맺고 일상을 구축해 온 사람들이다.“노들꿈섬을 꿈꾼 자들은 멋있을 수 있지. 근데 그 꿈에 뛰어든 자들은 피를 철철 흘려야 된다는 걸 온몸으로 겪었어요.”(101쪽)“오 시장님 취임하고 ‘피 토하는 심정’이라는 발언을 보고 ‘아, 오세훈 시장이 1기 시정에서 하려던 일을 그대로 할 생각이구나.’ 싶었어요. 박시장님 때는 적어도 과장금 미팅을 격주 또는 매주 했어요. [……] 오 시장님 오시고 나서는 회의가 급속도로 없어졌죠.”(227쪽)공간이 권력의 도구가 된 이상, 이 고통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도시공간을 다시 시민의 것으로 되찾는 일이 필요하다. 누가 공간을 결정하고, 그 결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며, 그 결과를 누가 감당할 것인지 계속해서 물어야 한다. 이 책은 그 질문을 향해 나아가는 데 탄탄한 기반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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