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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正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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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그림책, 또 한 번의 성취―2019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 창비에서 출간한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의 세 번째 권 『사과나무밭 달님』(윤미숙 그림)이 2019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 상(픽션 부문 SPECIAL MENTION)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자연 풍경과 농촌의 노동을 구체적인 장면들로 그리면서 삶의 풍요와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 주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볼로냐 아동도서전은 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어린이책 행사이며 2019년 라가치 상에는 총 43개국에서 1,558 종의 작품을 출품해 경쟁했다. 라가치 상(Ragazzi Award)은 전 세계에서 출간된 어린이책 중 창작성, 교육적 가치, 예술적인 디자인이 뛰어난 책에 수여하는 어린이책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아동출판계의 노벨문학상’으로도 불린다. 픽션과 논픽션을 비롯한 5개 분야에서 5편의 대상(WINNER)과 14편의 우수상(SPECIAL MENTION)을 선정하였다. 작가의 공력이 돋보이는 창작 그림책을 꾸준히 출간해 온 창비는 『마음의 집』(김희경 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으로 2011년 한국 출판물 최초로 라가치 대상(논픽션 부문)을 받은 데 이어 2013년 『눈』(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으로 또 한 번 라가치 대상(픽션 부문)을 수상했으며, 2019년 『사과나무밭 달님』으로 다시금 영예를 안았다. 2004년 『팥죽 할멈과 호랑이』(조호상 글, 웅진닷컴)로 픽션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는 윤미숙 작가는 이번 수상으로 볼로냐 라가치 상 2관왕을 차지하며 특유의 한국적 화풍으로 명실공히 세계에서 인정받는 작가가 되었다.세계의 독자와 만나게 된 권정생 문학이번 수상은 한국 아동문학의 대표 작가 故 권정생(1937~2007)의 작품으로 해외에서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데에 이전 수상들과는 다른 각별한 의미가 있다. 『사과나무밭 달님』은 1978년에 출간된 권정생의 동화(창비아동문고 5)를 그림책으로 새롭게 만든 작품이다. 권정생은 「강아지똥」과 『몽실 언니』 등 우리 모두가 읽어 온 동화를 비롯하여 동시, 수필을 아우르며 아동문학의 경계를 넘어 삶의 근원을 비추는 작품들을 써냈다. 권정생은 한국 아동문학의 거성이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가이지만 그간 그의 작품들이 해외에 소개되고 인정받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우리에게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나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와 같이 세계 어린이와 함께 울고 웃는 작가가 생기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독자에게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사과나무밭 달님』의 라가치 상 수상은 이러한 바람을 가진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되어 줄 것이다. 특히 『사과나무밭 달님』은 인간 존중과 삶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권정생의 사상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작품으로 손꼽히는바 이 그림책으로 세계의 독자들에게 권정생의 작품을 소개하게 되어 자부심을 느낀다. 창비에서는 권정생의 단편동화를 그림책으로 만들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읽고 감동을 나눌 수 있도록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권정생 문학에 다가가는 문턱을 낮출 뿐더러 하나의 작품이 다양한 형태로 재화되어 독자들에게 더욱 풍부하게 읽히고 이야기되기를 기대한다. 예술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고유의 정서와 새롭게 해석된 ‘여성’한국적 정서를 현대적으로 표현해 내는 데 탁월한 화가 윤미숙은 이 책에서 특기인 석판화와 콜라주 기법을 사용했다. 독한 화학 용제를 써야 하는 석판화 작업이 작가의 건강을 해친 터라 최근 다른 재료로 그림을 그려 오던 작가는 작품의 질박하고 다정한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다시 석판화를 꺼내 들었다. 단색 한지 위에 기교를 부리지 않은 뭉툭한 선을 올려 글의 정서를 그대로 살려 냈다. 작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디지털 작업은 배제하고 모두 수작업으로 정성껏 완성한 18편의 그림이 감탄을 자아낸다. 윤미숙 작가는 그림을 그리며 작품 속 어머니 안강댁에 주목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역사를 어머니이자 여성으로서 묵묵히 지나와야 했던 안강댁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그려 낸 그림들이 더욱 깊은 감동을 전한다. 그림책 『사과나무밭 달님』은 원작이 발표된 지 40여 년 만에 시대의 화두를 담아 ‘여성’의 이야기로 새롭게 해석하여 선보인다는 점에서 또한 의미 깊은 작품이다. 2019 볼로냐 라가치 상 심사평심사위원단은 시골 공동체의 일상을 묘사하며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 그림책에 환호했다. 혼합 재료로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은 역경, 가난, 질병을 그리는 한편 다정한 자세로 노인에 대한 공경도 함께 드러낸다. 자연 풍경과 농촌의 노동을 구체적인 장면들로 그리면서 삶의 풍요와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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