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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파도리
육쪽마늘 강아지 보험 사기단 피 말리는 꿈 나른한 오후 겨울바다 해국 휘파람새 스낵카 기사식당 상갓집에서 잃어버린 신발2 쫒기는 자 비가 오는 날엔 안면도에 가고 싶다 늦가을 풋고추 박스 밑구녕을 붙이며 노을 족발을 먹다가 겨울밤 가을비 요지경 세상 이별의 서사시 어떤 형제들 열대야 나는 바담풍해도 너희는 바담풍해라 똥파리 세 마리 눈 좀 떠 보셔요 어머니 민들레 생일 무효 피 한 모금 먹으려고 모기는 목숨을 건다 보이스피싱 세 여자와의 어느 하루 걱정 세미원에서 휴일 아침의 단상- 앓던 이 무인도 1 무인도 2 무인도 3 아들 귀거래사 이 사람 돈 벌어서 이런데 다 쓰는구먼 봄 파도리 마늘을 심으며 고창 고인돌을 지나며 헬리콥터라도 하나 전세내서 물에 빠지면 절대 지푸라기를 잡지 마라 만리포에서 무싯날 우리 시대의 예수 평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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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엔 안면도에 가고 싶다
거기엔 내 잊혀진 사랑 먼 옛날의 추억이 있다 적색 소나무는 하늘 속으로 가득 차고 굵게 붉어진 팔뚝은 옛날의 초상을 얘기하는데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안면도에 가야 한다 ---「비가 오는 날엔 안면도에 가고 싶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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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게 하는 시의 온기
정연희 시의 중요한 힘은 꾸밈없는 언어에서 비롯된다. 시인은 지역의 삶과 자연, 노동과 가족의 풍경을 과장 없이 담아내면서도 그 속에 깃든 인간적인 온기와 공동체의 가치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도시와 농촌, 개인과 사회, 과거와 현재가 그의 시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독자는 그 속에서 자신의 삶과 맞닿은 보편적인 감정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정연희의 시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쳐 버리는 삶의 순간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자연과 사람, 노동과 가족, 고독과 연대의 풍경을 통해 시인은 문학과 삶의 거리를 좁히고, 독자로 하여금 자기 삶의 의미를 다시 성찰하게 한다. 그것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흔들리는 삶 속에서도 서로의 온기를 잃지 않으려는 마음에 가깝다. 특히 그의 시는 삶의 고단함을 외면하지 않는다. 척박한 현실과 흔들리는 시대의 불안, 지쳐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도 담담하게 끌어안는다. 그러나 그 시선은 끝내 절망에 머물지 않는다. 차가운 겨울을 견디며 뿌리를 내리는 마늘처럼, 그의 시 속 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버티고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이처럼 시인은 삶의 상처와 결핍마저도 생명의 지속과 회복의 가능성으로 전환하며, 그의 시를 단순한 서정을 넘어 삶을 견디게 하는 조용한 힘으로 확장시킨다. - 권오휘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