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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부 몰라도 잘 살았지만, 알면 재미있다! 학계에서 찬밥 신세였던 내가, 인기 검사가 되다? MBTI 교과서에는 차마 실을 수 없는 기상천외 번식 드론 조종사는 전쟁을 게임처럼 느낄까? 낙 끝에 고생이 온다. 숙취 2부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나님 vs 부처님 엘리베이터 vs 에스컬레이터 바퀴벌레 vs 인간 한의학 vs 양의학 3부 진짜 만약에 말이야… 방귀로 사람을 죽인다면, 얼마나 뀌어야 할까? 귀신이 있다면, 어디서 에너지를 얻는 걸까? 우주에 쓰레기를 버리면 어떻게 될까? 모기를 멸종시키면 어떻게 될까? 작가의 말 참고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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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책은 각 잡고 읽는 교양서라기보다, 친구의 엉뚱한 수다에 가깝습니다. 옆에서 “야, 만약에 말이야……” 하고 운을 떼는 그런 잡담이요. 단지, 그걸 쓸데없이 진지하고 집요하게 분석할 뿐이죠.
--- p.14 무엇보다 MBTI는 이 시대 가장 강력하고 재미있는 ‘소셜 아이템’입니다. MBTI는 밈, 궁합, 유형별 드립, 상황별 공감 콘텐츠까지, 온갖 놀이의 재료가 됩니다. 같은 유형이 남긴 댓글에 격하게 공감하고, 다른 유형의 특징을 두고 장난스럽게 흉을 보기도 합니다. (“나는 위로가 필요한데 T는 왜 맨날 해결책만 줘!” 같은 말들이요.) 이런 놀이에 참여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유형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 p.30 고니오브란쿠스 레티쿨라투스는 이 중 동시 자웅동체에 속합니다. 암수 생식기관이 모두 성숙해 둘 다 사용할 수 있죠. 그래서 교미할 때는 각자의 수컷 생식기를 상대의 암컷 생식기에 삽입해 동시에 정자를 주고받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놀라기엔 일러요. 이 바다 민달팽이의 가장 경악스러운 점은 음경의 길이거든요. 몸길이는 고작 3~5cm인데, 생식기 길이는 무려 3cm에 달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스프링처럼 돌돌 말아 몸속에 넣어둔다고 해요. --- p.35 최근 이들이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유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기술의 발전’입니다. 과거에는 저화질 카메라나 계기판을 통해 표적을 관측했습니다. 현실감이 떨어지니 일부 조종사는 그 상황을 어느 정도 게임처럼 받아들이며 심리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죠. 하지만 최근 드론 카메라의 화질은 놀라울 만큼 선명해졌습니다. 수십 배를 확대해도 사람이 또렷이 보일 정도예요. 그 결과, 자신이 누군가를 해치는 순간을 너무도 생생하게 목격하게 되는 겁니다. --- p.60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숙취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작용이거든요. 하지만 다행히, 주요 ‘범인’들은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아세트알데하이드’입니다. 알코올이 몸에 들어오면, 간은 이를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효소들이 여러 단계를 거치며 차근차근 처리하죠.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중간 산물입니다. 문제는 이 물질의 독성이 에탄올보다 더욱 강하다는 겁니다. 심지어 수용성이라 물에 잘 녹아,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며 각종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 p.66 대략적인 숙취 위험 등급을 매겨보겠습니다. 가장 위험도가 높은 ‘최상’ 등급은 위스키나 브랜디 같은 숙성주입니다. 이 술들은 오크통에서 오랜 시간 숙성되며 풍부한 콘제너가 생성됩니다. 깊은 맛과 향의 비결이지만, 지독한 숙취를 부르는 원인이기도 하죠. 다음 ‘상’ 등급은 레드와인입니다. (중략) 그리고 한국 술의 대표 주자인 초록 병, 희석식 소주는 ‘하’입니다. 괜히 알코올램프 맛이 나는 게 아니었나 봅니다. --- pp.70-71 이제 하나님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하나님의 스펙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했다.” 지구, 태양, 산과 풀, 사람, 몽구스까지 모두 하나님이 만든 것입니다. 석가모니불이 인간에서 출발했다면, 하나님은 처음부터 신으로 존재해 온 것이죠. 또한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전지전능全知全能합니다. 모든 것을 알고, 무엇이든 행할 수 있다는 뜻이죠. 여기서 잠시 그리스·로마 신화를 떠올려봅시다. 만물의 어머니이자 신들을 창조한 ‘가이아’, 하늘을 다스리는 최고신 ‘제우스’, 바다를 지배하는 ‘포세이돈’. 이 모든 권능을 합쳐놓은 존재가 바로 하나님입니다. 속된 말로 끝판왕인 거죠. 이러니 하나님과 부처님이 싸운다면, 당연히 하나님이 이길 겁니다. 결말이 조금 허무하네요. --- pp.83-84 초기 사람용 엘리베이터가 사용된 장소 중 하나는, 놀랍게도 로마의 콜로세움입니다. 이곳에는 20개가 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오늘날과 같은 승객용은 아니었습니다. 그 용도는 다름 아닌 무대장치였어요. 지하에서 대기하던 검투사와 맹수를 경기장 바닥 위로 순식간에 등장시키는 역할이었습니다. --- p.96 바퀴벌레는 머리가 없어도 산다는 해괴망측한 소문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건 사실입니다. 바퀴벌레는 몸통에 있는 숨구멍으로 호흡하기 때문에 머리가 없어도 수일에서 길게는 수주 정도까지 생존할 수 있거든요. 참고로 이들이 결국 죽는 이유는 머리가 없어져서가 아니라, 입이 없어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바퀴벌레가 보인다면, 확실하게 숨통을 끊어주도록 합니다. --- pp.119-120 그럼 방귀 속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 있을까요? 의외로 구성 자체는 평범합니다. 질소, 수소, 메탄, 이산화탄소, 산소처럼 냄새가 없는 기체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거든요. 우리가 맡는 그 지독한 냄새는 전체의 0.01%도 안 되는 극소량의 물질 때문입니다. (중략)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한 번 뀐 방귀에 이 모든 성분이 들어 있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유전적 요인, 장내 미생물 구성, 평소 식습관에 따라 그 비율과 종류가 조금씩 달라지죠. 쉽게 말해, 저마다 다른 재료를 섞어 만드는 나만의 방귀 칵테일인 셈입니다. --- pp.143-144 귀신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다른 파장의 에너지, 이를테면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주 에너지원으로 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적외선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귀신이 몸을 스쳐 지나가면 보통 ‘갑자기 시원해지면서’ 소름이 돋는다고 하죠. 이렇게 서늘함을 느낀다는 건 곧 몸의 열에너지가 빠져나갔다는 뜻입니다. 사람처럼 따뜻한 물체는 열을 주로 적외선 형태로 방출합니다. 귀신이 사람을 통과하며 서늘함을 유발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가 방출한 적외선을 흡수해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죠. 이 가설대로라면 귀신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 난로, 심지어 따뜻한 라테가 담긴 머그컵에서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따뜻한 커피를 지키려면 귀신을 조심해야겠네요. --- pp.160-161 이처럼 백해무익한 모기, 그냥 싹 다 멸종시켜버리면 안 될까요? 그 전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오해가 있습니다. 지구에는 3,500종이 넘는 모기가 존재하지만, 이 가운데 사람을 무는 것은 고작 200여 종뿐이라는 겁니다. 나머지는 꽃의 꿀이나 나무 수액만을 먹으며 살아가요. 심지어 이 중엔 우리를 괴롭히는 흡혈 모기를 처단하는 ‘히어로 모기’도 있습니다. 이름부터 위압감이 느껴지는 광릉왕모기입니다. --- pp.187-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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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것부터 이걸 어디다 써 싶은 것까지
온갖 궁금증을 탐구하는 지식 교양서 호기심 수집가 몽구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 쓸모를 떠나 일단 재미있다. 이런 걸 궁금해한다고? 이렇게까지 파고든다고? 이런 기발한 상상을 한다고? 이 책은, 뭘 이런 것까지 궁금해해, 싶은 것까지 궁금해하고 뭘 이렇게까지 파고들어, 싶은 것까지 파고들고 마지막으로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는 상상으로 우리를 유쾌하게 만들어준다. 무용한 듯 유용한 이 책의 1부에서는 이 시대 가장 강력한 밈이 된 MBTI와 달콤쌉싸름하거나 살벌하거나 기상천외한 동물들의 번식, 그리고 현대전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떠오른 드론과 그 드론을 조종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음주가 잦은 이들이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숙취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룬다. 먼저 MBTI. 모녀 사이인 마이어스와 브릭스에 의해 개발된 MBTI가 어떻게 해서 이 시대 가장 강력하고 재미있는 ‘소셜 아이템’으로 밈, 궁합, 유형별 드립, 상황별 공감 콘텐츠 등 온갖 놀이의 재료가 되었는지, 왜 젊은 세대일수록 MBTI에 열광하는지, 무슨 이유로 단순 과몰입을 넘어 면접에서 누군가를 떨어뜨리고 붙이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학계에서는 왜 찬밥 신세인지에 대해 밝힌다. 지구상에는 약 150만 종의 동물이 살고 있는 만큼 그 번식 방법도 다양한데, 그중에 우리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는 기상천외한 교미가 저자의 유머러스한 필치 위에서 펼쳐진다. 계속 ‘리필’되는 ‘일회용 생식기’의 소유자 바다 민달팽이부터 교미가 끝난 뒤 간혹 상대의 음경을 갉아 먹는 행동이 목격되는 바나나 민달팽이, 한 암컷에 여러 수컷이 달라붙어 죽기 살기로 경쟁하는 심해아귀, 한때 기생충으로 오해받기도 한 유도 미사일을 닮은 ‘유도생식기’를 가진 조개낙지까지, 흥미진진하고도 신기한 동물들의 교미 방법이 화려한 사진과 함께 소개된다. 드론 조종사는 전쟁을 게임처럼 느낄까? 그런데 최근의 연구들은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드론 조종사의 절반 이상이 높은 업무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것. 조종사의 4.3%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정신과적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접 비행기를 몰고 전투에 나서는 파일럿과 비슷한 수준이다. 총을 들고 전장에 나서는 것도 아닌데 왜? 어째서? 그 원인을 기술적, 심리적 측면에서 낱낱이 파헤친다. 음주가 잦은 사람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 내용도 기다리고 있다. 바로 낙 끝에 오는 고생, 숙취에 대한 모든 것을 친절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알려준다. 숙취의 원인과 숙취에 이르는 과정, 해결 방법, 술의 종류에 따른 숙취 위험 등급까지, 모르면 정말 고통스럽고 알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놓는다. 막상막하 세기의 대결, 싸우면 누가 이기지? 저자의 호기심이 참으로 불경하고도 발칙하다. 이토록 민감한 주제라니. 결코 끝나지 않을 막상막하 세기의 대결을 대놓고 알아보겠다니. 하나님 vs 부처님, 엘리베이터 vs 에스컬레이터, 바퀴벌레 vs 인간, 한의학 vs 양의학.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싸움을 붙이기 전에 저자는 하나님과 부처님의 스펙,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탄생 기원, 바퀴벌레의 종류, 초기 한의학과 양의학의 쌍둥이 같은 면모 등 기본부터 먼저 살핀다. 하나님과 부처님의 스펙 비교는 일단 하나님의 완승이다. 그래서 다음으로는 신도들의 대리전, 기독교의 구약 대 불교의 초기 경전, 기독교의 신약 대 대승불교 등 싸움의 범위를 전방위적으로 넓혀간다. 처음에 살짝 불리한 듯 보였던 불교가 갈수록 기세를 떨친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누가 이겼을까. 결과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싸움 역시 처음에는 먼저 태어난 엘리베이터가 유리한 듯 보인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결코 건널 수 없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엘리베이터의 수용 인원의 한계와 병목현상, 그에 반해 에스컬레이터는 수용 인원이 무한하고 기다림 역시 없다. 그렇다면 에스컬레이터가 이겼나? 그렇지는 않다. 엘리베이터는 속도, 즉 시간 절약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아 그럼 엘리베이터가 이겼구나. 역시 또 그렇지는 않다. 이 책의 저자처럼 주위를 구경하며 느긋하게 이동하고 싶어 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결과는 역시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퀴벌레 vs 인간, 한의학 vs 양의학의 대결도 어느 한쪽의 우위를 점칠 수 없을 만큼 팽팽하게, 그리고 숨 가쁘게 전개된다. 진지해서 더 재밌는 수다 타임 방귀로 사람을 죽인다면 얼마나 뀌어야 할까? 귀신이 있다면 어디서 에너지를 얻는 걸까? 순간 눈을 의심할 수 있겠지만 당당히 이 책의 한 챕터를 차지한 주제들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하찮은 주제들에 대한 저자의 탐구열이다. 이보다 더 진지할 수가 없다. 방귀로 정말 사람이 죽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 몸속 장기의 분석으로 시작해 방귀의 성분, 특징, 방귀가 만들어지는 과정, 치사량 계산에 이어 급기야는 온갖 수식을 이용해 가상의 실험까지 진행한다. 이 실험을 위해 서울시 동작구 인구 약 37만 명이 동원된다. 즉 동작구 주민 전체가 한 공간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방귀를 뀌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사람을 죽일 수 있냐고? 결과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제 귀신 차례다. 세계의 온갖 귀신들이 다 등장한다. 인간의 간 같은 귀신이 좋아하는 음식도 줄줄이 나열된다. ‘기氣’와 ‘한恨’도 무시할 수 없다.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귀신의 에너지원 분석이 끝나면 곧장 과학적인 관점으로 넘어간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태양에너지다. 다음으로는 자기장. 귀신이 지구 주위를 맹렬히 회전하며 에너지를 충전하느라 대개의 귀신들이 피곤해 보였던 건지도 모르겠다는 대목에서는 실소마저 터진다. 사실 픽픽 웃음이 나오는 부분이 여기 말고도 꽤나 많다. 이 책의 출발점은 뭐니 뭐니 해도 저자의 호기심이다. 궁금했고, 굳이 궁금증을 참을 이유가 없었고, 그래서 조사하고 연구했고, 그걸 영상으로 만들고 글로 썼다. 본인이 재미있어서 시작했지만 그 과정까지 마냥 가벼운 것은 아니다. 수십 권에 달하는 참고 자료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은 마냥 즐기기를 희망한다. 친구의 엉뚱한 수다를 듣듯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