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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양장보급판 책머리에
2026년판 책머리에 1945년 8월 1945년 9월 1945년 10월 1945년 11월 1945년 12월 1946년 1~4월 해제: 정병준 주 김성칠 연보 김성칠 저작 목록 |
金聖七
Jung Byung-joon,鄭秉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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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어머니에게 받은 일기는 1945년 11월 29일 자 중간에서 시작되었다. 그 시작이 새 공책의 앞머리에 적혀 있었기 때문에 일기가 다른 공책을 채운 다음 넘어온 것이 분명했는데, 그 공책은 아마 전쟁 중에 사라진 것으 로 생각했다. 그 ‘다른 공책’이 2년 전에 나타났다. 1945년 8월 16일 자부터 11월 29일자 중간까지 담긴 것이다. 형 김기목이 어머니의 유품 속에서 찾아냈다.
---p.8 1945년 8월 16일 개고 덥다. 거리에 모든 사람들이 싱글벙글하고 전엔 별로 인사도 없던 사람들까지 기쁜 인사를 함에는 당황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였다. (…) 병중의 아내가 너무 기뻐서 떡과 술 준비를 하느라고 밤늦게까지 애쓰는 것이 고맙기도 하고 불안스럽기도 하다. 밤에는 자리에 들어도 한동안 잠들지 않았다. 내 마음 흥분했음일까. ---p.15 1945년 11월 17일 개다. 요사이 제반 물가의 폭등은 말할 것도 없고 쌀 한말에 90원이니 직원 중에 일곱 사람 가족 있는 사람으로 한달에 쌀값만이 9백원, 그의 급료는 제 수당까지 합쳐서 150원을 넘지 못한다. 그는 고유재산도 없는 사람이다. 세상에 이러한 기적이 있다. 그리고 이 기적이 끝날 줄을 모른다. 정치의 무능이 사람들을 모두 환장하게 만들어놓는다. 그래도 이 민족이 착실하지 못하다고 질책하는 자 있느냐. 이 모순 밑에서 이만치 질서를 지켜가는 것이 기적이다. ---pp.183~184 1945년 11월 26일 개다. 앞으로는 간판도 아무것도 없을 것이요 오직 실력이 모든 것을 결정할지니 오늘날 우리가 다만 얼마라도 더 공부해서 실력을 기르는 것은 타일 활동할 소지를 배양함이 된다. 그렇지 않더라도 오매에 염원하던 광복이 이루어지려는 오늘날 우리들은 모두 다 부지런히 우리 힘을 닦고 길러서 타일 조국을 위해서 일할 준비를 쌓을 의무가 있다. 그러함에도 모두들 기분이 들뜨고 허영과 안일과 모리에만 정신이 팔려서 착실한 생각으로 자기연마에 잠심하는 사람이 적은 것 같으니 이러고서야 10년 후, 20년 후의 조선을 누가 떠메고 갈 것인가. (…) 그러나 당장 아쉬운 걸로 영어 자나 깨치고 오케이나 하고 헬로를 배우는 것이 공부가 아닐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의 제일 급선무는 자기를 알아서 잃어버린 자기를 다시 찾는 것이다. 나라(國)는 국제정세의 전변(轉變) 통에 불러올 수도 있지만 잃어버린 자기는, 마음의 조국은 결코 타력으로 구할 수 없는 것이다. 오직 참된 마음으로 공부함으로써만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pp.206~207 한국전쟁기 김성칠 일기가 서울대 사학과 교수라는 학문적 지위, 불편부당한 중립적 입장, 정릉동에서 가족 구성원을 이끄는 가장이라는 지위에서 비롯된 전쟁체험담이자 당대에 대한 시대비평이었다고 한다면, 해방 직후의 김성칠 일기는 충북 제천군 봉양면이라는 면 단위 지방사회에서 벌어진 생생한 해방직후사를 보여주고 있다. ---p.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