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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 정세랑의 다정한 독려
정세랑 5년 만의 신작 산문. 쓰는 사람으로서 품어온 시간과, 창작자에게 힘이 될 이야기를 담았다. 쓴다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쓰는 삶을 이어갈 수 있을지. 창작의 세계에 발을 내디딘 이들에게 다정한 길잡이가 되어줄 책.
2026.06.30.
에세이 PD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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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 의아할지도 모를 시작점에서 시작을 방해하는, 창작에 대한 오해들 창작을 하면 왜 좋을까? 쓰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기질이 있을까? 넓히기-나의 예술 분야 찾기 좁히기-세부 장르 확인하기 길잡이와 만나고 헤어지기 창작자의 상반된 유형-당신은 어떤 종류의 창작자인가? 2 이야기 기계 작동시키기 쓰기가 주춤거린다면, 읽기가 문제일 수도 있다 주제 찾기-당신을 움직이는 질문들 소재 찾기-5개년 계획 표절을 피하고 싶어서 살아 있는 듯한 캐릭터와 그 캐릭터의 이름 이야기의 한가운데에서 어떻게 고칠 것인가? 글이 흐르는 파이프가 막히면 3 쓰는 곳의 풍경 AI 시대를 맞이하며 독자라는 대화 상대 독자는 한 사람이 아니다 집필 외 활동은 얼마만큼 해야 하는가? 인용은 결코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 필명이 있으면 좋을지도 모른다 또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위험한 인물들이 특징적으로 하는 말 텍스트 바깥의 세계 이 책을 덮고 당장 시작할 수 있는 트레이닝 나오는 말 |
鄭世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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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을 일으킬 거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혜성 같은 신인이 영영 사라지는 슬픈 일들도 있기는 있다. 요약하자면 창작의 세계는 어린 시절 백일장 순위가 죽는 날까지 유지되는 세계가 아닌 것이다.
---pp.15-16 설령 작가가 평생 품어온 그림자와 상처를 그 안에서 펼쳐 보인다 해도 그것은 있는 그대로가 아닐 테다. 없는 세계에서 없는 사람들로 내면에 이글거리던 것들을 풀고 나면 기묘한 치유와 회복의 기미가 느껴질 때조차 있다. ---p.25 그에 반해 문학은 슬로건의 반대 지점에 있다. 느리게 세상을 소화하는 일에 가깝고 요약할 수 없음에 방점을 둔다. 사람에 대해서도, 집단에 대해서도, 그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한 단면만이 있지 않음을 말하는 데 온 목표가 있는 것이다. ---p.39 나의 경우 특히 ‘조금’이나 ‘더’를 남발하는 편이라 대체할 수 있는 단어들로 바꾸는 데 시간을 쓴다. ‘조금’은 ‘살짝’ ‘얼마간’ ‘약간’ ‘다소’ ‘다소간’으로 ‘더’는 ‘보다’ ‘한층’ ‘더욱’ ‘더욱더’ ‘더더욱’ 등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p.123 근래 성행하는 ‘호불호가 갈리는 책’이라는 표현이 늘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따지고 보면 모든 책이 그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100부가 팔리든 100만 부가 팔리든 호불호는 나뉜다. ---p.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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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가 되어 불행할 뿐이고 저주받았다며 투덜거리는
영화나 드라마 속의 캐릭터를 보면 속으로 놀려주자. ‘거짓말하고 있네, 사실 재밌으면서.’” 정세랑은 주저 없이 말한다. “창작은 즐겁다”고. 작가는 쓰기의 과정이 언제나 즐거움만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어마어마한 쾌감”을 줄 수 있는 드문 작업임을 가뿐히 설득해낸다. 나아가 글쓰기가 삶에 가져다주는 실질적인 이점은 무엇인지, 평생 단점으로 여겨왔을지 모르는 성격이 어떻게 창작자의 기질과 연결될 수 있는지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며 풀어낸다. 당신이 웬만해서는 단정 짓지 않는 사람이라면, 빠르고 거친 요약을 내키지 않아 하는 성향이라면 문학과 잘 맞을 확률이 높다. 마음껏 느릿느릿해질 자유가 여기에 있으니 초대하고 싶다. _「쓰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기질이 있을까?」에서 이 책은 “쓰는 사람으로서 어디까지 가볼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마음”만으로 출발하길 독려하는 한편, 어떻게 하면 ‘이야기 기계’를 원활히 작동시킬 수 있는지도 이야기한다. 주제와 소재를 찾는 방법, 표절 위험에 대처하는 자세, 이야기의 한가운데서 놓지 말아야 하는 질문, 글을 고치고 작업 시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원칙 등 세세하고 현실적인 당부가 가득하다. 문화계는 늘 쏠림이 있어 계속 변하기도 한다. 어떤 풍의 글들이 유행하고 있는지, 그래서 더 찾고 있는지, 아니면 질릴 판국이라 아예 색다른 글들을 원하는지, 같은 데뷔 지면이라도 어느 지면이 보다 주목받는지, 신인을 뽑은 후 방치하지 않고 육성하는 곳은 어디인지, 장르마다의 성장 경로는 대략 어떠한지, 공모전 요강에 얕은수를 쓰는 업체는 없는지, 심사위원을 매해 바꾸는 곳과 좀처럼 바꾸지 않는 곳은 또 어디인지……. _「길잡이와 만나고 헤어지기」에서 작가 데뷔 16년 차, 먼저 도착한 ‘쓰는 곳의 풍경’ 작가로서 내디딘 걸음만큼 ‘쓰는 생활’의 요령과 감각을 체득해온 작가는 책에서 자신의 내밀한 경험을 펼쳐놓는다. 집필 외 활동은 얼마나 하는 게 좋은지, 저마다 다른 독자의 의견을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는지, 피해야 할 동업자는 누구인지, 내 문장이 나의 의도를 벗어나 속수무책 확산되는 일은 얼마나 잦은지 등 그간 잘 말하지 않았던 속사정과 그로부터 얻은 깨달음이 빼곡하다. 정해진 답은 없지만 누군가의 귀띔만으로 마음의 준비가 가능할 테다. 혼란한 쓰기의 세계를 헤엄치는 이들에게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는 믿고 따라갈 만한 길잡이다. 이 에세이에서도 희한한 이야기를 죄 털어놓고 있으면서 내가 하지 못했던 선택들을 권하다니 신빙성이 떨어져 보이겠다. 그럼에도 내게 늦은 일들이 당신에게 늦지 않았기를 원할 뿐이다. _「필명이 있으면 좋을지도 모른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