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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에 대한 따뜻한 기억에서 출발한 이야기
글을 쓴 김민정 작가와 그림을 그린 변디디 작가는 각자의 어린 시절 할머니와 보낸 여름밤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 작품을 만들었다. 두 작가에게 할머니는 손끝 하나로도 가족을 지켜 낼 수 있는 존재로 남아 있었다. 이 작품은 시각적 서사뿐 아니라 청각적 디테일로도 여름밤을 되살린다. 모기의 날갯짓 소리, 가족들의 코 고는 소리, 선풍기 날개가 돌아가는 소리. 이 소리들은 이야기에 현장감을 불어넣으며, 할머니 홀로 깨어 있는 밤의 고요와 긴장을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할머니의 사랑을 유머와 액션으로 유쾌하게 담은 이야기 할머니의 사투는 손끝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몸 전체를 써서, 때로는 손으로, 때로는 발로, 온갖 몸짓을 다해 모기와 먹구름에 맞선다. 이는 엄마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버거운 인생을 살아 내며 몸에 새겨 온 싸움의 방식이기도 하다. 무너지지 않고, 무심해지지 않고, 때로는 격렬하게 부딪치는 태도.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온몸으로 맞서는 할머니의 모습은 이 작품 안에서 하나의 정신이자 태도로 남는다. 『할머니의 모기장』은 가족을 위한 할머니의 사투이면서, 동시에 어려움과 난관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 극강의 정신을 담은 그림책이다. ‘모기장’이라는 물리적 울타리에서 ‘가족’이라는 정서적 울타리로 가족이 해체되거나 단일해지는 시대, 돌봄의 관계가 기꺼움이 아닌 부담으로 다가오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누가 우리를 응원하는가. 누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지켜 주는가. 『할머니의 모기장』은 그 답을 거창한 곳에서 찾지 않는다. 우리를 지켜 주는 것은 때로는 손가락 하나, 부채질 한 번, "훠이, 훠이!" 하는 작은 외침이다. 모기장과 먹구름은 이 사랑을 시각적으로 확장하는 장치다. 모기장은 몸을 지키는 물리적 울타리이자 마음을 지키는 정서적 울타리가 된다. 모기를 막는 데서 시작해 가족의 불안과 외로움, 슬픔까지 밀어내는 것이다. 이 작품은 '할머니의 사랑'을 따뜻하고 포근한 정서로만 그리지 않는다. 할머니의 사랑은 때로 극렬한 사투가 되고, 때로 익살스러운 몸짓이 된다. 모기 한 마리를 잡으려는 할머니의 과장된 행동은 어린 독자에게 웃음을 주지만, 그 웃음 뒤에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내어 주는 사랑이 놓여 있다. 이 작품은 유아 독자에게는 모기와 할머니의 사투가 즐거운 이야기로 다가가고, 초등 저학년 독자에게는 '가족은 나를 어떻게 지켜 주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