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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척에도 잠시 멈추고 흐-음
세상을 마주하는 동그랗고 진지한 두 눈 지붕 위에 새 가족이 ”찟찟찟“ 지저귀는 소리, 나무 사이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흔들리는 빛의 모양, ”부-웅“ 소리를 내며 날아와 누군가의 등에 몰래 내려앉은 빨간 친구. 이 모든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집중해서 일상의 순간순간을 수집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흐느적거리던 비가 그치니 다시 밝아진 하늘과 ”폴짝!“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개구리. 이번만큼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오-오“ 탄성을 뱉는다. 물웅덩이에 비친 네 명의 동그란 얼굴들은 옹기종기 모여 또 물끄러미, 초록색 친구와 인사를 나눈다. 언제나 귀와 눈을 열고 넓고 느리게 세상을 살아가는 어린이의 특권 나의 마음을 두드리는 크고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사람만이 기꺼이 고개를 들거나 숙이고 잠시 멈춰 선다. 모든 것이 처음인 어린이에게 세상이 들려주는 소리는 언제나 조금은 낯설고 궁금한 법. 이에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그것에 다가갈 줄 아는 사람도 당연히 어린이다. 나카야마 신이치는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세상에서 여유를 가지는 태도에 대해 얘기한다. 그렇게 나의 시선으로 수집해서 소중히 모은 것들은 곧 내가 된다. 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채색에선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채도 높고 선명한 색에선 화창한 계절의 냄새가 느껴진다. 둥글고 뽀얀 얼굴과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가진 주인공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우리의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힘을 가졌다. 장면 장면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표정과 장소에 꼭 맞춘 아이의 귀여운 착장도 이 책을 읽는 소소한 재미 중 하나다.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언제나 만물을 관찰하느라 바쁜 똘망똘망한 두 눈을 닮아가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