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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띠 하나로 시작된 감정의 소용돌이
이 책은 할머니가 사 주신 새 머리띠를 친구에게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어린이의 심리 상태를 유쾌하게 따라갑니다. 내 머리띠를 한 채 집으로 가는 친구를 보고 “내 머리띠 돌려주고 가.” 하고 바로 말하는 어린이도 있을 테고, ‘내일 돌려주겠지 뭐.’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넘기는 어린이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우리 주인공은 바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한 것처럼요. 그렇다고 훌훌 털어버리지도 못했습니다. 마야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이 책은 온통 마야 생각뿐인 주인공의 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봅니다. 한 가지 감정에 사로잡혔을 때 그 감정이 어떻게 자라나고 움직이는지를 과감하면서도 위트 있는 그림으로 보여 줍니다. 특히 글자가 그림과 적절하게 결합한 타이포그래피 연출은 주인공의 걷잡을 수 없는 분노를 생생하게 전달하면서도 독자들에게는 커다란 웃음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소통의 첫걸음을 위트 있게 담아낸 생활 밀착형 그림책 이 그림책은 어린이의 분노에서 비롯된 감정의 파노라마를 다루면서도 유쾌한 웃음을 놓치지 않습니다. 생각에 골몰하면서 걷다가 나무에 부딪히는 슬랩스틱 연출, 반복적인 중얼거림의 시각화, 수시로 등장하는 마야의 얄밉고도 귀여운 미니미, 생활 공간을 뒤덮고 있는 리본처럼 감정을 시각화한 오브제 등이 크고 작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코미디의 묘미는 예상을 뒤엎는 반전에 있습니다. 이 그림책 역시 독자들이 결말을 예상하는 순간, 관계와 욕망의 위치를 유머러스하게 뒤바꾸며 절묘한 반전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친구에게 말 못 하고 혼자 속상했던 경험이 있는 어린이와, 아이들의 마음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싶은 양육자와 교사 모두에게 깊은 공감과 큰 웃음을 안겨 줄 책입니다. 아이의 내면 심리를 시각적으로 완성한 감각적인 연출 이 책은 어린이의 생활 루틴 속에서 이야기를 펼치면서도 다른 가족을 등장시키지 않습니다. 작가 박보라는 간결한 드로잉과 절제된 색채, 핵심 상황에 집중한 연출로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생략합니다. 그러면서도 유머러스한 맥락을 잃지 않는 능숙한 솜씨를 보여 줍니다. 덕분에 독자들은 주인공의 선명한 내면 심리에 한층 더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화사한 파스텔 톤의 색감으로 표현하여 어린이들이 서운함이나 분노 등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돕는 지혜로운 연출이 돋보입니다. 꼼꼼히 들여다볼수록 더 웃음이 나는 그림책으로, 특히 마음속에 화가 밀려올 때는 꼭 이 책을 펼쳐보기를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