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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현
한끼 202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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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D-14 서하루
D-0 D-DAY
D-5 이서윤
D-9 김도윤
D-7 신지우
D-16 박지민
D-90 정태율
D-14 서하루
D-0 D-DAY
D+7 우리

저자 소개 1

서강대학교 신문방속학과를 졸업하고, 학점은 ‘별로’였지만 자기소개서가 ‘별종’이라 뽑힌 카피라이터. 아이가 태어나면서 숨어 있는지도 몰랐던 꿈이라는 녀석도 같이 태어나, 아이와 꿈을 같이 키우느라 일분일초가 소중한 워킹맘으로 살아가고 있다. 현재 카피 써서 아이들 밥 벌어 먹이고, 글 쓰며 꿈 벌어 먹이는 이중생활 중이다. 장편소설 『꼰대책방』을 썼고, SF 앤솔러지 『책에 갇히다』에 참여했으며 에세이 『아이를 만나고 나는 더 근사해졌다』를 공동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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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135*200*17mm
ISBN13
9791175774322

책 속으로

“우유부단함을 물리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빠의 이상주의가 얼마나 쓸모없는지, 엄마의 이타심이 얼마나 멍청한 결말로 귀결되는지를 봐왔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는 남들보다 좀 더 일찍 사회를 알아버렸다. 인생은 철저히 1인분이다. 특히나 직장에서는 더더욱.”
---p.28

“외로움은 어떤 감정일까. 언제나 혼자였던 나는 외로움이란 편안함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왔다. (…) 아니었다. 외로움은 감정이 아니라 통증이었다. 나만 아는 것을 언제까지나 나만 알고 있을 것 같은 두려움,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믿어주는 이 하나 없는 억울함,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체념.”
---p.132

“하루야… 사람 손이 왜 두 개인 줄 아나….”
나는 온몸을 떨었다. 엄마가 나에게 말하고 있다.
“사람 손이 두 개인 이유는… 하나는 건네보라는 거야….”
엄마의 손이 나를 향해 살짝 들렸다가 툭 떨어졌다.
---p.160

“네, 더해졌어요. 몸을 제외하고 서하루의 모든 것이 이서윤과 합쳐졌어요. 그래서 이서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경험을 해왔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 친구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p.167

“너도 알잖아. 혼자 버티는 거, 얼마나 지독하게 힘든지. 너 그동안 힘들었잖아! 살아남으려고 이를 악물고 버틸 때, 너 외로웠잖아! (…) 지금 네 앞에 있는 이 손, 이번엔 꼭 잡아. 제발, 하루야!”
---p.226~227

“본부장님, 저 살아야겠어요. 혼자가 아니라, 같이요.”
---p.274

“내가 손해 볼 사람 같아? 너희보다 내가 얻은 게 더 많아.”
“난 너희들을 얻었잖아!”

---p.289

출판사 리뷰

“그날, 엘리베이터에 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만년(?) 비정규직 서하루.
정규직 전환 심사 날, 엘리베이터가 추락했다.

3년째 계약직과 인턴을 전전해온 스물여섯 서하루의 목표는 단 하나다.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온 화장품 기업 ‘루다랩스’의 정규직이 되는 것. 정규직들의 반듯한 명패 사이에서 하루의 이름만 A4용지를 잘라 끼운 임시 명패다. 이곳에서도 자신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하루살이’에 불과하지만, ‘정규직 전환 가능’ 이라는 말 하나를 붙잡고 이번만큼은 다른 결말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던 중 루다랩스의 평택공장에서 일하던 엄마가 갑자기 쓰러진다. 하루는 엄마의 병원과 회사를 오가면서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바라던 2025년 11월 19일, 정규직 전환 심사 D-DAY. 오후 2시 36분. 하루가 탄 회사 엘리베이터가 추락한다. 죽었다고 생각한 순간, 하루는 사고가 일어나기 5일 전, 입사 동기 이서윤의 몸에서 눈을 뜬다. 얼굴과 목소리뿐 아니라 그의 기억과 감정까지 하루에게 더해져 있다.

사고가 반복될수록 하루는 김도윤, 신지우, 박지민 등 경쟁자라고만 생각했던 동기들의 몸과 기억에 차례로 ‘동기화’ 된다. 처음에는 자신의 죽음을 막고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목표였지만 타인의 자리에서 회사를 바라보자 루다랩스의 주력 브랜드 ‘에리스톤’과 관련된 이상한 점들이 하나둘 드러난다. 왜 하필 이 다섯 명이었을까. 이 반복을 끝내는 방법은 정말 사고를 막는 것뿐일까. 살아남기 위해 시작된 ‘동기화’는 이제 하루가 알지 못했던 회사의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이 반복을 끝내는 방법이, 정말 사고를 막는 것이었을까?”
“왜 하필, 이 다섯 명이었을까.”
결말을 바꿀 수 있는 선택은 단 ‘하나’뿐.

“인생은 철저히 1인분이다. 특히나 직장에서는 더더욱.” 이것이 서하루가 살아온 방식이다. 산업재해로 돌아가신 아빠, 아픈 몸으로 공장을 다니는 엄마. 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만 했지, 정작 필요할 때 그 도움을 돌려받지 못한 부모님을 보며 자란 하루에게 사람을 믿는 것은 약점을 내보이는 일이었다. 몇 달짜리 계약직과 인턴 자리를 전전하면서 배운 것도 다르지 않았다. 정규직이라는 좁은 문 앞에서 같은 시기에 입사한 동기들은 친구가 아니라 밀어내야 하는 경쟁자였다.

그래서 『동기화되었습니다』의 타임루프는 단순히 시간을 되돌려 실패를 수정하는 장치에 머물지 않는다. 하루는 자신이 외면했던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 그들의 기억과 감정, 그들이 견뎌온 하루를 직접 경험한다. 자신의 자리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이 다른 사람의 시선과 연결되자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고, 각자의 부서에 흩어져 있던 작은 의문들은 회사가 감춰온 하나의 진실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하루는 타인의 기억뿐 아니라 그들의 시선과 마음에까지, 말 그대로 ‘동기화’되어 간다.

그리고 동기화될수록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진다. 서로 다른 기억과 삶을 연결하는 동기화(synchronization) 와 같은 시기에 입사해 경쟁자로 만난 동기. 처음에는 서로를 밀어내야 할 상대였던 다섯 사람이 각자의 경험과 능력을 연결하기 시작하면서, ‘동기’들은 조금씩 진짜 ‘동료’가 되어간다.

작품은 각자도생을 강요받는 청년 세대의 오늘을 타임루프와 기업 미스터리라는 장르적 상상력 안에 담아낸다. 부모 세대가 겪은 산업재해의 비극, 정규직이라는 자리를 두고 서로를 경쟁자로 만드는 현실, 성과와 효율을 위해 사람의 안전마저 뒤로 미루는 조직의 논리가 하나의 사건 속에서 맞물린다.

그러나 이 소설이 끝내 이야기하는 것은 거대한 조직의 부조리만이 아니라,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고 믿었던 한 사람이 어떻게 다시 ‘우리’라는 단어를 믿게 되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너도 알잖아. 혼자 버티는 거, 얼마나 지독하게 힘든지.”라는 대사처럼, 작품에서 연대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이 보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누군가가 해내고, 넘어지는 순간 서로에게 손을 건네는 일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나만 살아남는 법’에서 ‘우리가 함께 살아남는 법’으로 동기화된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독자에게도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나 역시 지금, 주위를 외면하고 혼자 버티고 있는 건 아닌지. 내 곁에도 아직 잡을 수 있는 손이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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