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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이팔청춘부터였으니……알고 지낸 지 어언 사반 세기쯤되나 보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줄기차게 마셔왔다. 주머니가 늘 차 있는 것도 아니었으되 돈 없이 술 못 먹어본 적도 없고, 강골은 아니로되 몸이 안 받아줘서 술을 멀리한 적도 없다. 고작 여섯 달 남짓의 구치소 생활이 유일한 단주의 기억이다. 그저 세상 술 인심에 고맙고 술 체질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고마을 따름이다.
도대체 술이 뭐길래 그토록 줄기차게 마셔왔던가? 일거리는 형편 따라 거절도 하건만, 워째서 술자리는 형편을 돌보지 않고 거절을 못 하는가? 생명수라도 된단 말인가? 피 같은 술이라는데, 정말 피라도 된단 말인가? 나는 감히 아니라고 말 못 하겠다. 술과 함께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열 쳐받았거나 환장하게 기쁘거나 할 때도 술로써 적정채온을 유지, 조절해오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내 삶을 받쳐주는 소중한 다리 구실을 하는 '술'과 '만화'가 『술꾼』이란 만화책으로 묶여 함께 세상에 나간다. 술에 관심 있거나 만화에 관심 있거나 아니면 둘 다에 관심 갖고 있는 세상의 많은 분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 이 기쁜 기회를 돈 안 될 거라는 명확한 분석 하에 선뜻 열어준 사회평론에는 오랫동안 느껴왔던 것보다 조금 더 큰 고마음을 느낀다. 만화문화라는 토대 없이 만화산업이 잘 될 수는 없다. 평소 나답지 않지만 아양스럽게 말하자면, 그런 알찬 만화문화를 다져나가겠다는 사회평론의 사업은 지금의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의 우리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술과 만화와 더불어 내 삶의 원천이 되어준, 십대 때 친구들과 은사 정 양 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내가 사는 일산에 술동네가 있다. 나를 술동네 주민으로 받아주고 살펴주시는 술동네 동장 형님과 이웃들이 없었다면, 이 책의 재미는 반 넘어 쳐졌을 것이다. 꾸벅 인사 올린다. 끝으로 연애기간까지 쳐서 십오년 넘게 권커니잣커니 하고 있는 질기디 질긴 나의 술벗, 아내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어이, 한 잔 하세!" --- 들어가는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