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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월 9일 화요일
2. 7월 11일 목요일 3. 7월 13일 토요일 4. 7월 14일 일요일 5. 7월 15일 월요일 6. 7월 16일 화요일 ─ 오전~낮 7. 7월 16일 화요일 ─ 낮~저녁 무렵 8. 7월 16일 화요일 ─ 저녁~밤 9. 7월 16일 화요일 ─ 밤 10. 7월 18일 목요일 11. 8월 22일 목요일 후기를 대신하며 |
윤은혜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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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겁게 가라앉아 가던 의식이 가벼워졌다. 어두운 물속에 잠겨 있던 몸이 수면으로 떠오르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누군가가 떠드는 목소리와 많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희미하게 뜬 눈꺼풀 사이로 하얀 빛이 새어들어오는 것만이 느껴졌다. 아, 그랬지. 간신히 생각났다. 방의 조명과 텔레비전을 켜놓은 채로 잠들어버렸던 것이다.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나서 내일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러나 몸이 도저히 움직이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한 것보다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던 모양이다. 뭐, 상관없나. 내일 일찌감치 일어나 준비하면 되지.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텔레비전 소리가 점점 멀어져간다. 그는 다시 잠에 빠지려 했다. 그때. 뭔가를 느꼈다. 희미한 기척. 어렴풋한 목소리. 그는 미심쩍은 기분으로 귀를 기울였다. 멀리서 옷자락 스치는 소리와 숨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텔레비전 소리일까? 그러나 텔레비전 소리는 훨씬 더 멀리서 들려오고 있다. 텔레비전이 아니라면, 대체 어디서 나는 소리인 걸까? 생각해봤지만 알 수가 없었다. 환청일까? 아니면 꿈? 그러나 그 어느 쪽도 아닌 듯한 기묘한 감각이 그 소리에는 있었다. 설마, 유령……? 그렇게 생각한 순간,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몸은 꼼짝달싹도 할 수가 없다. 눈을 뜨는 것도, 손끝을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했다. 다음 순간, 억누른 듯한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2. 7층이 싫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705호실이 싫었다. 705호실은 지금까지 객실로 사용되지 않았다. 그녀가 일을 시작한 10년 전에 이미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뭐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확실한 증거를 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동료들과 잡담을 하다가 슬쩍 화제를 던져 보아도, 그 방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기는 한데 아마 오래전에 누가 자살이라도 한 게 아닐까? 그 방은 푸른 수염의 방 같은 거니까 말이야, 하는 농담 섞인 이야기로 흘러가 버린다. 하루코처럼 그 방에서 특별히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없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딱히 곤란할 것도 없었다. 그 방에 필요 이상으로 가까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기만 하면 아무 지장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지난달까지는……. 3. 복도 끝에 다다라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온몸에 소름이 돋고 솜털에 전기가 통하듯 곤두서는 것이 느껴졌다.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격렬하게 고동쳤다. 그러나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다리가 움직였다. 의식보다 더 깊은 곳에 있는 무의식의 명령에 따라서 다리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몸도 마음도 내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707이라는 숫자가 보였다. 그때 마음속에 가라앉아 있던 불안이 뚜렷하게 형태를 드러냈다. 저 끝에서 미즈키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의 정체를 깨달았던 것이다. 706을 지나갔다. 현실 세계는 이미 손이 닿지 않는 아득한 저편으로 물러났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곳까지 와버렸다는 것을 그녀는 깨달았다. 705. 미즈키는 마지막 방의 문 앞에 서 있었다. 관자놀이 부근에서 두근두근 맥박 뛰는 소리가 무서울 정도로 크게 귓가를 울렸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죽음’이 거기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울음을 터뜨리고 싶은지, 비명을 지르고 싶은지,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싶은지 전혀 알 수 없는 채로, 자신이 곧 죽으리라는 것을 미즈키는 알았다. 그것은 슬픈 일이고, 또 기쁜 일이며, 동시에 터무니없이 쓸쓸하게도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차에서 기다리고 있을 슈지를 떠올렸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해 놓으라고 부탁했는데, 아무래도 그 이야기는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문이 천천히 안쪽으로 열렸다. 처음에 좁은 틈이 생겼다가, 사람이 한 명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멈췄다. 방 안은 깜깜했고 문 뒤에서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 당장이라도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문틈에서 손이 천천히 이쪽을 향해 뻗어왔다. 그 손은 그녀의 팔을 붙잡아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가기 위해 힘을 주었다. 그 힘에 저항할 만한 정신력도, 체력도 이미 그녀에게는 남아 있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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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공포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괴물이나 사방에 튀는 피로 승부하지 않는다. 문이 어느새 조금 열려 있다거나, 어젯밤과 방 안의 무언가가 미묘하게 달라져 있다거나, 옆방에서 들리지 말아야 할 소리가 들린다거나 그 아주 작은 어긋남들이 페이지를 넘길수록 촘촘히 쌓여 간다. 공포를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것 보다 서서히 스며들게 하는, 화법을 아는 작가의 글솜씨다.
이 책의 진짜 매력은 구조에 있다. 회사원, 청소원, 운전기사, 젊은 지배인, 그리고 오래된 호텔 사람들 저마다 다른 사연과 욕망을 지닌 인물들의 시점이 던져지고, 처음에는 무관해 보이던 그 이야기들이 705호실이라는 하나의 방을 중심으로 서서히 맞물린다. 이 사람과 저 사람이 어떻게 이어지는가를 맞춰 가는 재미가 미스터리의 추동력이 되고, 마지막에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의 서늘함이 이 작품을 단순한 호러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작가는 초자연의 공포 아래에 훨씬 오래 묵은 인간의 문제를 깔아 둔다. 단 몇 푼의 돈,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욕심, 못 본 척하고 넘어간 작은 죄들. 705호실의 무언가는 바로 그 틈을 파고든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우수상을 거머쥐며 데뷔한 이래 꾸준히 인간 심리의 어두운 결을 파헤쳐 온 도야마 가오루. 일본 호러 서스펜스 대상 최종 후보작이기도 한 이 이야기는, 무더운 여름밤 홀로 낯선 방에 묵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오싹하게 만들 힘을 지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