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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_· 저자 프로필 _1부 탈진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구조와 기원1장 탈진실의 기술은 어떻게 희망을소거하는가손바닥 위의 우주, ‘오토마타’라는 오래된 꿈 - AI의 오랜 기원외기억의 우주와 탈진실의 시간 - 베르나르 스티글러의 기술과 시간상자 속의 이성, 계산되는 진실 - 더 터크에서 알고리즘까지손끝에서 사라지는 자리 - 오토마타, 더 터크, 그리고 탈진실의 기술기술적 시간과 적시적요 -탈진실 시대의 진리 경험에 대하여슬픔으로 미친 자들의 민주주의 - 알고리즘 이후의 정치적 에토스2장 〈내부자들〉 - 탈진실 시대권력의 정경유착과 탈진실의 확산탈진실 시대 비자금 스캔들과 〈내부자들〉비자금 사건 실세의 죽음과 빨대 꽂기범죄자의 고발과 말의 권력검사의 고발과 말의 권력 전도〈내부자들〉의 나체 파티, 정경유착과 탈진실 시대3장 환각의 기정학 혹은 활용된탈진실환각과 통계의 정치학“江湖道義已經掃地了(강호의 도의가 이미 땅바닥을 쓸 정도로 떨어졌구나)”2부 탈진실은 어떻게 경험되는가 - 수용과 내면화4장 탈진실 시대에 '원본'으로 산다는것끝없는 삶의 시대시뮬라크르의 역습탈진실을 완성하는 수용자의 욕망테일러 스위프트라는 성벽백상예술대상이라는 공공의 정원인간적 실재를 위한 마지노선5장 진실 이후(Post-Truth)의 진실: 탈진실적픽션에 대하여 - 〈당신과함께한 순간들〉과 〈애프터 양〉상실을 견디게 하는 낭만적 거짓: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진실을 발명하는 탈진실: 〈애프터 양〉진실 이후(Post-Truth)의 진실6장 탈진실과 탈문해력홍익인간 뜻으로탈진실과 교육탈문해력과 심심한 사과함께 그려보는 미래3부 탈진실에 무엇으로 맞서는가 - 실천과 저항7장 합의된 허구와 조작된 현실: 탈진실 시대의 연극진실의 죽음, 연극의 탄생탈진실의 구조연극의 수행성과 현실의 구축현실의 조작과 연극적 실천의 의미연극의 몸과 진실의 회복허구와 현실의 새로운 계약8장 탈진실 시대에 다시 쓰는 실패의서사 - 우리는 어떻게 실패를되찾을 것인가?AI 시대와 경험의 소멸실패 대신 실패 경험을 소비하다실패할 권리와 스포츠 콘텐츠실패 경험과 살아있음의 감각지속가능한 실패와 드라마 〈트라이〉9장 신세계의 진실 게임‘신세계’ / 융합 음악 / 드보르자크 / 진실 게임헉슬리 / ‘신세계’는 / 진실 불필요 / 세상 서사‘신세계’ / 욕망 상징 / 커피 생태계 / 공존 게임자연 속 / ‘눈과 눈보라’ / 진실 향한 / 진경(眞景)이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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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과 선동은 오래되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우리는 ‘탈진실(post-truth)의 시대’를 말하는가?
『진실의 정치, 허구의 윤리』는 그 이유를 거짓의 증가가 아니라 진실이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받아들여지는 조건의 변화에서 찾는다. 기술은 기억과 판단을 외주화하고, 정치와 언론은 사실을 선택하고 배열한다. AI는 죽은 사람의 목소리까지 복원하고, 인간은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알고리즘이 골라준 현실 안에서 살아간다. 책은 이를 세 단계로 추적한다. 1부는 탈진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2부는 그것이 어떻게 개인의 삶과 감각 속으로 스며드는지, 3부는 무엇으로 이에 맞설 수 있는지를 묻는다. 박철웅의 글은 오토마타와 ‘더 터크’, 스티글러의 기술철학을 거쳐 오늘의 AI로 이어지는 계보를 따라간다. 핵심은 기계가 거짓말을 한다는 데 있지 않다. 인간이 기억과 판단을 점점 기계에 맡기면서 스스로 생각할 시간과 능력을 잃어간다는 데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정보가 아니라, 판단을 늦추고 반론을 허용하는 ‘공적 시간’의 회복이다. 서곡숙의 글은 영화 <내부자들>을 통해 진실과 권력의 관계를 보여준다. 같은 사실도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진실이 되기도 하고 음모론이 되기도 한다. 언론과 정치, 자본의 결탁은 사실을 감추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의 말을 믿을 것인지까지 결정한다. 이현재의 글은 통계와 정부기관의 실제 논란을 통해 탈진실이 어느 한쪽의 거짓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제단체는 통계를 자신의 정책 주장에 활용하고, 정부는 그 오류를 정치적 힘의 과시로 확대한다. 그 과정에서 사실보다 의도가 앞서고, 진실은 다시 정치적 도구가 된다. 2부에서는 질문이 개인에게로 이동한다. 이지혜의 글은 AI가 얼굴과 목소리, 기억까지 복제하는 시대에 ‘내 서사는 누구의 것인가’를 묻는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자기 이미지?보호와 AI로 고인의 목소리를 되살린 추모 무대를 대비시키며, 단순한 진위 판별보다 서사의 주권과 출처의 윤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 '탈진실'은 진실의 반대말이라기 보다, 진실 너머의 무엇이다. 이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현대 사회에서 생존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 Visual Concept & Art Direction: PSTPHNS 이정식의 글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허구는 언제나 나쁜가.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과 <애프터 양>은 기억이 애초부터 선택과 편집의 산물이며, 때로는 ‘낭만적 거짓’이 인간을 살아가게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허구는 진실의 반대가 아니라 때로 진실에 접근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다. 김정희의 글은 이 모든 문제를 문해력과 교육으로 되돌린다. 탈진실은 사람들이 사실을 몰라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고 정보의 맥락을 판단하는 공동의 능력이 약해질 때 커진다. 따라서 교육의 역할은 정답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주는 데 있다. 3부에서 책은 저항의 가능성을 찾는다. 임형진의 7장은 연극을 통해 현실 역시 ‘합의된 허구’로 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진실인가뿐 아니라 누가 무엇을 현실로 승인하는가이다. 연극은 그 구성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김민정의 글은 AI 시대에 ‘실패할 권리’를 되찾자고 말한다. 효율과 최적화를 약속하는 기술은 실패를 제거하려 하지만, 인간은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트라이>가 보여주는 ‘지속가능한 실패’는 그래서 인간다운 삶의 조건이 된다. 최양국의 글은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커피와 생태위기, 눈의 이미지까지 넘나들며 욕망과 진실의 관계를 묻는다. 더 많이 생산하고 더 편리하게 소비하려는 욕망은 결국 자연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눈은 진실의 비유처럼 읽힌다. 진실은 요란하게 선포되기보다 조용히 쌓이며 결국 지형을 바꾼다. 이 책의 필자들이 한결같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분명하다. 탈진실의 위기는 ‘가짜뉴스의 위기’라기보다 판단 능력과 책임의 위기다. 무엇을 믿을 것인지, 누가 말하고 있는지, 어떤 의도로 사실이 배열되는지, 타인의 기억과 목소리를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그래서 『진실의 정치, 허구의 윤리』가 요구하는 것은 진실을 맹목적으로 믿는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쉽게 믿지 않고, 서둘러 판단하지 않으며, 자신의 판단을 권력이나 기계에 완전히 넘기지 않는 태도다. 탈진실의 시대에 진실은 저절로 승리하지 않는다. 진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검증하며 지켜낼 때에만 존재한다.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은 문화비평을 넘어, 오늘의 민주주의가 어떤 시민을 필요로 하는지를 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