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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메이지 39년(1906), 난바 정거장 앞 파노라마관 다이쇼 3년(1914), 바쿠로마치 난바 신사 쇼와 18년(1943),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 백약관 본점 2장 쇼와 19년(1944), 오사카항 덴포잔 잔교 쇼와 16년(1941), 도쿄 가이코샤 구단 신관 쇼와 17년(1942),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 안채 쇼와 19년(1944),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 백약관 본점 쇼와 20년(1945), 기타큐타로마치 나미부치 의원 3장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 안채 2층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 안채 1층 쇼와 20년(1945), 혼마치 2초메 히가시 경찰서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 창고 앞 4장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탐정 등장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순경 출동 5장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두 번째 시체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별채 안방에서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불단 앞에서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오사이의 각성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어느 사환과 ‘사환 이야기’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욕실에서 쇼와 20년(1945), 미나미큐호지마치 오마리가-제로 아워 6장 쇼와 21년(1946), 폐허에서 Ⅰ 쇼와 21년(1946), 폐허에서 Ⅱ 에필로그 후기-혹은 호사가를 위한 노트 문고판 후기 역자 후기 |
Taku Ashibe,あしべ たく,芦邊 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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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마리가에 나중에 들어온 이방인이었어. 상황이 돌아가는 꼴을 어찌할 수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냥 순순히 받아들일 수도 없었지.
그래서…… 그들을 전부 죽인 거야.” 그 순간, 병실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다. 그때까지는 그저 노인의 헛소리쯤으로 흘려듣던 사람들마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환자를 바라보았다. --- p.22 저는 서둘러 도련님의 뒤를 쫓았습니다. 난간을 붙잡고 익숙하지 않은 나선계단을 뱅글뱅글 돌아 올라가자, 갑자기 사방이 밝아지며 시야가 탁 트였습니다. “……!” 아아. 그때 본 풍경을, 그 형언하기 어려운 신비로움을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곳에는 분명 별세계가 있었습니다. --- p.38 문이 열린 순간, 나쓰코는 안경이 날아갈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 숨이 턱 막혀 비명을 삼킨 탓에 사레가 들릴 정도였다. -어두운 2층 복도에 익숙해진 그녀의 눈에 강렬한 전등 빛이 눈부시게 쏟아졌다. 그리고 그 빛 아래 드러난 것은 그야말로 참혹한 유혈 참극이었다.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 p.173 언젠가 이런 이야기 속에 나오는 화려한 외국에 꼭 한번 가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가 오게 된 곳은 그런 세계와는 너무도 다른 장소였다. 그리고 이제는 그리운 옛집으로 돌아가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왜 하필 지금 이런 장면들이 떠올랐는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이야기 속 사람들과 세계가 지금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보다 백만 배는 빛나 보인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화려한 도시 생활, 사치스럽고 풍족한 물건들, 지성 넘치는 대화. 그리고 그곳에서 반복되는 살인과, 그 끝에 찾아오는 ‘죽음’마저도. --- p.278 변소에 가려다 중간에 잠이 든 걸까. 소변이 마렵지 않은 걸 보면 볼일을 보고 방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곳에 있다가는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고 누군가에게 들키면 혼날 수도 있었다. 다네키치는 아직 몽롱한 정신을 겨우 붙든 채 비틀비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무심코 시선을 돌린 순간, 뜻밖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빨간 머리의 꼬마 도깨비였다. --- p.377 “나를 제외한 여기 있는 모두가 탐정소설 속에 있기 때문이야. 나는 그저 바깥에서 책장을 넘기며 그 이야기를 읽고 있는 사람일 뿐이고, 그 이상의 일을 한다고 으스댈 마음은 추호도 없어.” 참으로 기이한 대답이었다. --- p.5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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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센바 상가의 대저택,
고전 본격 미스터리의 무대가 되다 『오마리가 살인사건』은 영미권 고전 미스터리의 전형인 ‘고립된 저택 안의 연쇄 살인’을 메이지, 다이쇼, 쇼와 시대를 관통하는 오사카 센바 상가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 위에 정교하게 이식한 작품이다. 외부와 단절된 채 당주를 정점으로 엄격한 신분제가 지배하는 대저택 ‘오마리 백약관’은 그 자체로 완벽한 밀실이자 거대한 무대가 된다. 아시베 다쿠는 사라져가는 옛 오사카의 풍경과 상인의 문화를 섬세하게 복원해 내며, 서양의 고전 미스터리가 지닌 구조적 아름다움을 일본만의 공간 속에서 새롭게 꽃피워낸다. 황금기 거장들에게 바치는 오마주, 치밀하게 재설계된 본격 미스터리 작품 속에는 『카나리아 살인사건』, 『오리엔트 특급 살인』, 『통』, 『Y의 비극』 등 추리소설 황금기를 대표하는 명작들이 단서이자 모티프로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인용이나 모방이 아니다. 아시베 다쿠는 고전의 핵심 장치들을 해체한 뒤 자신만의 치밀한 논리와 이야기로 다시 엮어 익숙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본격 미스터리를 완성해 낸다. 사방이 피범벅이 된 방에서 발견된 장녀, 술통 속에 거꾸로 빠진 채 숨진 시체 등 기괴하면서도 매혹적인 사건들은 독자에게 순수한 추리의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운다. 시대의 폭력 앞에 바스러진 청춘들, 수수께끼 풀이를 넘어선 묵직한 드라마 이 소설이 단순한 퍼즐을 넘어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전쟁이라는 시대의 폭력이 개인과 가문의 운명을 어떻게 뒤틀어 놓는지를 끝내 외면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집 영장 한 장에 미래를 빼앗긴 청춘들, 전쟁의 광기 속에서 서서히 무너져 가는 명문가의 풍경은 사건의 비극성을 더욱 깊게 만든다. 마지막 장에서 밝혀지는 잔혹한 진실은 이 이야기가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 시대의 상처를 품은 비극이었음을 드러낸다. 정교한 퍼즐을 풀어내는 쾌감과 깊은 문학적 여운을 함께 선사하는 『오마리가 살인사건』은 고전 본격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도, 새로운 미스터리를 찾는 독자에게도 오래도록 기억될 작품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