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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_9
1부 파이널 콜 홀리랜드Hollyland _19 세 명의 에스파냐계 쌍둥이 _24 마라톤 선수 _31 High diving _35 호스텔의 커다란 나무 _39 여름의 어항 _41 내 종교는 친절 _44 천장 없는 스튜디오, 키친에서 _47 한국의 영 가이, 영 걸들은 _53 그나마 알게 되는 것들 _59 공항 폐쇄 _63 Romance _69 2부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이 사랑뿐이라 해도 소용돌이 _79 내 어둠 속에 작고 큰 별처럼 빛나는 _82 천사의 발밑으로 기어가 _86 물고기 식별 스페셜티 과정 _91 나는 특별한 것을 알고 있었다 _94 다시 페리에서 _100 새로운 꿈 없음 _103 문지방, 사춘기 _107 Into the sun _110 만일 신이 없더라도Etsi Deus non daretur _114 강을 건너고 나면 나룻배는 강에 두고 가야 한다 Postquam nave flumen transiit, navis relinquenda est in flumine _118 3부 천국에서 재밌는 것만 보고 맛있는 것만 먹었지 선착장에서 _123 reason _126 열망·포옹 _129 나의 어린 갱스터에게 _131 몰입 _134 낮의 안도 _137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사랑이어도-남부에서 _140 거기에 마피아와 마르게리타가 있어요 _143 백야 _150 이름 기억하기-쿠 _152 휴게실 맥주 _155 웨이트 _159 해변을 거니는 말없는 외국인 _165 세이 굿바이 _170 4부 눈을 감으면 영원 같은 장면 안에서 다시 호스텔로 _177 새벽에 요가 매트를 버리고 그랩을 타다 _180 부킷빈탕, 도망가는 길 _187 조금만 더 가면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재즈 펍이 나오는데 _195 엔딩 미래 _200 단 몇 분만이라도 너를 안아줬다면 _203 크래커 금지 _207 move _211 타이에서 일 년이나 살았지 _213 꼬 _215 풍랑을 지나 _217 프리 다이빙, 전율 _223 눈을 뜨면 물속이 펼쳐지고 _227 그걸 이겨낼 힘이 자신에게 있다고 _232 마음으로부터 부디 자유롭길 _236 나가는 글 _243 |
주하림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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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슬픔의 폐허에 기꺼이 함께 있어준
그 폐허에서 새어 나오는 작은 빛에 의지했던 독자들에게 이제 고통이 아니라 다른 것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게 더 많아졌다는 것을. 나를 집어삼킨 슬픔의 폐허 속에서 당신들은 어떤 것도 얻지 않길 바랐지만 깨지고 부서진 것들을 맨발로 밟으며 그것이라도 황홀이라 믿고 매달려야 했던 시절. 그 폐허에서 위로받던 날들도 당신들과 함께여서 즐거웠다고. ---「들어가는 글」중에서 우선 인정해야 한다. 나를 약하게 만들고 불안하게 만든 경험들이 불가피한 것이었음을. 내면의 괴물과 만났을 때는 생각을 멈추고 심호흡해야 한다. 나를 이완시키는 동안 기억해내야 한다. 한발 물러나 주의를 기울이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High diving」중에서 여행을 하며 살면서 피할 수 있는 온갖 불행과 고통을 다 겪었지만, 또한 지독하게 달라붙어 있던 과거의 기억이나 상처를 많이 헹궈낼 수 있었다. 더 넓은 세상을 향했던 용감함에 대해 내가 잘 기억할 수 있기를. 그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염려하고 격려하며. ---「그나마 알게 되는 것들」중에서 과거는 다 잊고 외국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살고 싶었다. 외국에서 외국인으로 지내며 한 가지 인상으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누군가에게 나는 미지로 다가왔다 미지로 사라질 것이다. ---「내 어둠 속에 작고 큰 별처럼 빛나는」중에서 내겐 믿고 의지할 관계들이 있었다. 자전거를 타다 진창길에서 흙탕물에 빠져도 가만히 멈춰 설 수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빠져나갈 방법이 떠오르겠지. 어제의 운이나 오늘의 운을 점치지 않아도,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작고 큰 별처럼 내 어둠에서 빛나는 것들. 고요 속에서 그것을 느끼며. ---「내 어둠 속에 작고 큰 별처럼 빛나는」중에서 아직 어리고 예뻤던 옛날의 엄마에게 돌아가 말해줄 수 있다면 아무 걱정 말라고, 당신은 당신의 좋은 인생을 살며 좋았던 순간을 많이 기억하고 간직하라고 전해주고 싶다. ---「만일 신이 없더라도 Etsi Deus non daretur」중에서 삶을 작품과 겹쳐놓지 않아도 네가 꿈꾸는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반드시 문학으로 성공하지 않아도 된다고. 내키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아도 돼. 네가 망가지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어. 떨고 있는 손을 꼭 붙잡고 말해주고 싶다 ---「나의 어린 갱스터에게」중에서 상처뿐이던 내 지난날들에도 조용한 미소로 말해주고 싶다. 그래도 된다고. 나눌 수 있는 것이 사랑뿐이라도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사랑이어도 괜찮다고 아니, 진실로 나눌 수 있는 것은 사랑뿐이라는 걸.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사랑이어도 -남부에서」중에서 오래된 이야기들이 종종 거기에 멈춰 서서 사색을 시작한다.깨지고 망가진 것들, 나에게는 그런 것들이 왜 사랑으로 보였을까. 힘껏 매달리면 될 줄 았았다. 어린 날의 나는 고통의 방식으로 사랑을 배웠다. ---「엔딩 미래」중에서 어떻게 살아왔고 살아냈는지를 굳이 기억하지 않았다. 나의 내면의 밑바닥 같은 걸 더는 들여다볼 필요도 없고, 부정적인 감정들이 자멸하기를 애원하지 않아도 되었다. 충분했다. 바닷속에 있는 동안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다이빙을 하는 동안은 심리 치료 같은 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걸 이겨낼 힘이 자신에게 있다고」중에서 다이빙을 하며 보이기 시작했지. 모래 회오리가 지나간 후 모습을 드러내는 산호밭처럼. 알록달록한 산호들의 빛깔처럼. 그토록 찾아다녔던 것들. 이미 내 안에 지닌 것들. ---「마음으로부터 부디 자유롭길」중에서 삶이 힘겨우면 언제든 도망치면 된다. 도망칠 힘 정도만 남겨두면 한 번에 되는 건 없어도 안 되는 것도 없다. 어쩔 수 없는 일들 앞에서 너는 최선을 다했다고 그저 믿고 사랑했을 뿐이라고 울면 된다. 울면 다 된다. ---「나가는 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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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들면 내려놓으면 된다.
내가 택한 현실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어쩔 수 없는 일들 앞에서 믿고 사랑했을 뿐이라고 울면 된다. 울면 다 된다.” 산문으로만 전할 수 있는 시인 주하림의 진솔한 고백, 그 아름다움 시인은 시로는 전하기 어려운 좀더 솔직하고 진솔한 글을 통해 유년 시절 자신을 짓누르던 괴로움과 상처를 담담하게 되짚는다. 수많은 상처 속에서도 시인을 버티게 해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문득문득 화를 내는 부모님을 피해 어린 시절 “대피소”(「천사의 발밑으로 기어가」, 87쪽)를 찾듯 찾아간 할머니와 할아버지, 함께 의지하며 삶을 헤쳐온 여동생, 성인이 되어 심리 상담을 받기 시작하며 만난 상담 선생님은 시인에게 큰 지지대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좁은 아파트에서 사춘기 시절 친척과 부대껴 살아가야 했던 경험들을 비롯해 예측할 수 없이 밀려오는 엄마의 짜증 같은 과거의 답답함이 시인을 짓누른다. 성인이 된 이후로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종종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보는 시인은 “수중에 있는 금액으로 마음에 드는 집을 찾는 것”(「홀리랜드」, 20쪽)의 어려움을 체감하며 차라리 훌쩍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좁은 원룸 사진들에서 빠져나와 “스카이스캐너 앱을 열어 편도 항공권을”(같은 쪽) 구매한다. 주하림이 해외에서 원하는 것은 “수천 년 전 유물이나 거대한 건축물”(22쪽)도 아니고, “관람객들의 뒤통수로 빽빽해 눈가 외에는 볼 수 없는 그림 〈모나리자〉”(23쪽)도 아니다. 대신 시인은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정오의 한때를 즐긴다. 그리고 화려한 관광지 이면에 놓인 진짜 삶의 풍경들에 시선을 둔다. 말버러를 피우며 한 손으로 유아차를 미는 엄마의 모습, 소매치기들의 빠른 손놀림, 이미테이션 가방을 팔다 단속에 걸려 도망치는 보따리상들의 유연한 뜀박질까지. 시인은 그런 풍경의 한가운데에 서서 “의미를, 목적을, 생각하기를” “낯선 도시에 덩그러니 떨어지고서야 멈출 수 있었다”(「들어가는 글」, 14쪽)고 느낀다. 주하림에게 이국의 풍경은 모험과 휴식의 장소 그 이상이다. 그 누구의 이목도 신경쓰지 않으면서 “새로운 이름으로 살”(「내 어둠 속에 작고 큰 별처럼 빛나는」, 82쪽) 수 있는, 진정한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시인은 비로소 깨닫는다. 내려놓으면 된다는 것을, 고르기 어려운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대신 그 선택지를 버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내면의 밑바닥 대신 반짝거리는 산호를 바라보는 일 바닷속에 들어가서야 진정으로 보이는 아늑한 평화 도시의 소란함과 거대한 인파를 빠져나와 시인이 선택한 도착지는 “본섬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시 배를 갈아타야 하는 오지”(「나가는 글」, 246쪽)이다. 시인은 그곳에서 다이빙을 배우고 다이빙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다. “온몸에 물집이 잡히”(「프리 다이빙, 전율」, 225쪽)고, “차가운 알로에 겔을 온몸에 치덕치덕 바른 채”(226쪽) 엎드려 잠들어야 할지라도, 시인은 단호하게 말한다. “그럼에도 다이빙은 나의 꿈”(같은 쪽)이라고. “다이빙을 하려면 숨을 조절하고”, 몸에 가해지는 “압력을 맞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228쪽). 강하게 물을 차고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물 흐르듯이 부드럽게 수면을 통과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시인은 깊고 푸른 바닷속에서 다이빙의 기술을 연마하며 동시에 삶의 기술 또한 학습한다. 삶의 어느 지점에서는 다이빙과 마찬가지로 가쁜 숨을 조절해야 하고, 세속의 강한 중력에 내 몸을 적응시키는 법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바닷속에 머무는 동안 세상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 평온함 속에서 시인은 자신의 아픈 “내면의 밑바닥”(「그걸 이겨낼 힘이 자신에게 있다고」, 235쪽)을 들여다보지 않게 되었고, 자신을 괴롭히던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그리고 깊은 바다 한가운데서 깨닫는다. 알록달록한 산호들의 빛깔처럼, 그토록 밖으로 찾아다녔던 소중한 것들, 과거의 상처를 치료하는 법이나 미래의 불안을 해결하는 방법들은, 이미 자신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세상이 끝나도 울면 다 된다』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 이들에게 건네는 주하림만의 다정한 위로이다. 세상이 끝날 것 같은 절망 속에서도 숨을 조절하고, 나만의 바다로 부드럽게 잠수해 들어가는 방법을 시인은 우리에게 건넨다. 마음의 늪에 빠져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배회하는 이들에게 주하림은 이야기한다. 일단 “고개를 물 아래로”(「프리 다이빙, 전율」, 224쪽) 넣어보라고. 그때부터 당신의 다이빙은 시작된다고. 푸른 바다에 머리를 넣는 순간, 당신은 “신비로움”과 “깊은 아늑함”(225쪽)을 느끼며 전율하게 될 것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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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대피소를 가진 사람은 아무리 멀리까지 떠나도 두렵지 않다. 불안이 익숙한 사람은 아무리 멀리까지 떠나도 익숙한 그림자를 읽어내느라 기진맥진한다. 상반된 두 마음이 등을 떠밀면, 엉터리 천국이 즐거운 얼굴을 만들어낸다. 주하림의 문장은 방랑하는 법을 알아서, 단어 사이에 여상하게 놓인 죽음의 그림자는 신기하게도 당신을 삶 쪽으로 끌어당긴다. 마침내 도착할 안도를 닮은 울음. 외로움을 아는 사람을 위한 처방전 같은 글묶음. - 이다혜 (『씨네21』 기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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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떠도는 영혼이 있다. 친절한 절망이 웃고 있다. 이 땅과 저 땅을 떠돌며 그가 목격한 모든 장면이 노래가 되어 귓가에 흐를 때, 우리가 듣는 선율을 어떻게 다 말로 할 수 있을까. 심장에 대고 비밀을 속삭일 때, 파란 물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갈 때, 잊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파도의 속삭임. 쏟아지는 빗속을 온몸으로 뚫고 지나갈 때, 다정한 어깨를 두고 돌아설 때, 들려오는 심장박동. 두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두려움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점점 작아지다 마침내 사라져버리는 것. 단단한 두 손이 움켜쥔 단 하나의 말을 생각한다. 용감함을 가르쳐주는 사람, 불안을 돌보는 법을 가르쳐주는 사람, 아름다움을 다르게 보는 법을 가르쳐주는 사람. 그것이 주하림이다. 그의 다음 세계가 궁금한 사람, 주하림 시의 뒷면이 궁금했던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 백은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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