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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킴의 강낭콩
2. 아나의 창가 3. 웬델의 어떤 주말 4. 레오나의 색소폰 5. 늙은 어부 샘의 독백 6. 버질의 기도 7. 세영의 정원 8. 커티의 빨간 신호등 9. 노라와 초록빛 보석 10. 마리셀라의 열 여섯 번째 여름 11. 아미르의 축제 12. 플로렌스의 봄 |
paul Fleisch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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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깁스트리트를 따라 식료품 가게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나는 오랜만에 할머니 생각을 하며 걷고 있었어요. 그런데 공터에 다다랐을 때 웬 사람들이 눈에 띄더군요. 세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하고 있었어요. 떨어진 동전이라도 찾는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무심히 지나치려고 하는데 , 그 세 사람의 손에는 금속탐지기 대신에 삽이 들려 있더군요. 그들이 작은 텃밭을 만들고 있는 중이란 걸 알게 되자 불현듯 드는 생각이 있었어요.
'나도 이곳에 기린초를 심어 봐야지!' 주위를 둘러보자 인도에 선 채로 공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어떤 남자도 눈에 띄었고, 아파트 창가에 얼굴을 내밀고 내다보는 소녀도 있었어요. 나처럼 채소나 꽃을 가꾸고 싶어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았습니다. 나는 땅 위에 잔뜩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 더미를 훑어보았어요. 왜 사람들이 이곳을 '공터'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공터'는 어른 허리춤 높이까지 인근 주민들과 외지 사람들이 내다 버린 각종 쓰레기와 오물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pp.55~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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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모든 놀라운 얘기를 타지에서 놀러온 나의 친구들에게도 들려 주었어요. 그 다음엔 시내 관광차 그들을 데리고 클리블랜드에서 가장 높은 타워로 올라갔지요. 그들에게 우리 자랑스러운 텃밭들을 보여 주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어요. 막상 찾아보니 아쉽게도 지상에서는 그렇게 넓어 보이던 그곳이 전망대 꼭대기에서는 빌딩 숲에 가려 볼 수 없었어요. 나는 입맛을 다시며 주위를 돌아봤어요.
전망대 안은 늘 그렇듯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댔어요. 그들을 보며 난 생각했지요.'모두들 클리블랜드를 다 보았다고 생각할테지. 이 도시 어느 한 쪽에 이렇게 보석 같은 텃밭이 숨어 있는 줄은 아무도 모를거야'난 거기 있던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이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목이 터져라 외치고 싶었어요. '여러분, 깁스트리트의 텃밭이 저쪽에 있어요! 우리 클리블랜드에서 초록색으로 빛나는 보석같은 밭이에요!' --- pp.140-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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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세대의 마음을 이어주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여기 미국 클리블랜드의 깁 스트리트에 작은 공터가 하나 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 쓰레기장으로 쓰이는 황량한 곳이다.
어느날 9살인 베트남 소녀 킴이 이 공터의 한 귀퉁이에 강낭콩 씨앗을 심으면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솜씨 좋은 농사꾼이셨던 돌아가신 아빠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킴은 정성껏 씨앗을 심으며 속삭인다. "무럭무럭 자라 줘, 얘들아. 우리 아빠가 하늘나라에서도 금방 알아보실 수 있게 말이야." 그 광경을 창가에서 우연히 목격하게 된 아나 할머니의 이야기가 그 뒤를 잇는다. 어렸을 때부터 동네의 수많은 이민자들과 거리의 변화를 죽 지켜보아 왔던 그녀는 공터에 웅크리고 앉아 무언가를 파묻고 있는 동양 소녀에 대해 무척 궁금해 하며 관심을 갖는다. 다음은 아나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웬델의 어떤 주말 이야기이다. 움직이기 불편한 아나 할머니를 대신하여 말라가는 소녀의 씨앗에 물을 주게 되면서 작은 것들이 모여 큰 힘을 만든다는 값진 깨달음을 얻는다. 이런 방식으로 열세 명의 인물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곤잘로의 할아버지는 영어를 못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차에 밭을 일굴 기회를 얻어 활력을 찾게 되고, 한국에서 이민온 세영은 남편이 세상을 등진 후 세탁소에 강도까지 들어 사람들을 피해 살다가 '텃밭의 마당발' 샘 할아버지에 의해 마음문을 열게 된다. 또한 흑인 커티스는 헤어진 여자친구 래티샤에게 간절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토마토를 심은 후 '래티샤의 토마토'라는 팻말을 밭에 꽂아 놓는다. 10대이면서 임신까지 한 마리셀라는 밭일을 거들면서 불순한 마음을 버리고 새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이웃에서 이웃으로 밭이 넓혀지면서 텅 비어 있던 공터는 기적처럼 푸른 농작물이 가득한 밭으로 변해간다.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물들어 있던 삶에서 뛰쳐나온 다양한 인종들이 언어와 사회적 배경이라는 장벽을 극복하고 서로를 북돋워 주면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낸 것이다. 예리하고 생동감 있게 묘사된 인물들이 만들어 가는 플라이쉬만의 소설은 짧고 간결하지만 힘이 느껴진다. 사람들의 마음에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따뜻함과 아름다운 교훈이 담겨 있는 이 책이 10대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작은 위안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