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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쉐조은
글항아리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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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하늘의 눈
비너스
갈림길 정원
먼지
죽음의 색채를 보다
내 몸엔 네가 겁먹을 무언가가 있어
그 얼굴
그 애가 날 위해 불러준 노래
실재하지 않는 존재
표류의 노래
복수複數의 춤사위
전화를 뚝 끊듯 사라져줘
밤이 너무나 깊어서

작가의 말_새로이 거듭나기

저자 소개 2

陳雪

1970년 대만 타이중에서 태어나 대만 국립 중앙대학 중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스물다섯 살에 발표한 소설집 《악녀서惡女書》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데뷔했다. 30년간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온 천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묵직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대만의 중견 소설가이자 대만 퀴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장편소설 《다리 위 아이橋上的孩子》로 차이나타임스 10대 우수도서상을 수상했고, 2009년 장편소설 《악마附魔者》가 대만문학상 금전장 후보에 올랐다. 2013년 장편소설 《미궁 속의 연인迷宮中的戀人》이 타이베이국제도서전 올해의 책 후보에
1970년 대만 타이중에서 태어나 대만 국립 중앙대학 중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스물다섯 살에 발표한 소설집 《악녀서惡女書》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데뷔했다. 30년간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온 천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묵직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대만의 중견 소설가이자 대만 퀴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장편소설 《다리 위 아이橋上的孩子》로 차이나타임스 10대 우수도서상을 수상했고, 2009년 장편소설 《악마附魔者》가 대만문학상 금전장 후보에 올랐다. 2013년 장편소설 《미궁 속의 연인迷宮中的戀人》이 타이베이국제도서전 올해의 책 후보에 올랐고, 총 다섯 작품이 타이베이국제도서전 대상 후보에 오른 뒤 2020년 《친애하는 공범親愛的共犯》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다시 죽어선 안 되는 당신》 《아버지가 없는 도시》 《악마의 딸》 《나비》 등의 소설을 썼고, 대만 동성 결혼 법제화 후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 쓴 《같이 산 지 십 년》을 비롯해 《오직 쓰기 위하여》 《소녀의 기도》 등 에세이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마천대루》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천쉐의 소설로, 도시의 축소판인 고층 아파트 마천대루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복잡다단한 현대인의 내면과 사회 문제를 담아낸 대표작이다. 2020년 동명의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되어 전 세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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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편집·기획·번역 및 웹툰 번역을 한다. 『오직 쓰기 위하여』, 『한 사람의 마을』, 『사냥꾼들』, 『작은 태양』, 『속세기인』,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사하라 이야기』, 『허수아비 일기』, 『포근한 밤』, 『미래의 서점』, 『하트우드 호텔 모두의 집』, 『우리 반 곰 친구』, 『그랬구나!』, 『옥상 바닷가』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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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30일
이용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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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63.94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3만자, 약 4.2만 단어, A4 약 82쪽 ?
ISBN13
9791169096058

출판사 리뷰

창백한 마음은 글쓰기를 통해 색을 입는다

첫 작품으로 실린 「하늘의 눈」 주인공은 출판사 편집자와 고전문학 번역가다. 둘은 그럴 필요가 없지만, 원고 교정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굳이 직접 만난다, 한 달에 두 번. 도보로 지하철역까지 가고, 청색선에서 홍색선 열차를 갈아탄 뒤 15분 더 걸으면 남자의 집에 도착한다. 고층빌딩의 B동 3405호. 남자의 하늘 위 작은 집은 황홀할 정도다. 공기조차 흔들림을 멈춘 것 같고, 심장 박동 소리까지 들릴 만큼 고요하다. 고요함을 투과한 남자의 손길이 고요함에 달아오른 여자의 몸을 어루만지는 듯하다. 차를 한잔 마신 뒤 오탈자 하나 없고 먹 농도도 세밀하게 조정된 원고를 편집자가 번역가로부터 건네받으면 둘은 침실로 향한다. 거기서 몸을 섞는다.

이것은 사랑일까? 하지만 책 작업이 종료된 이후 둘 사이의 만남도 끊긴다. 만남이 재개되는 것은 번역가가 뇌종양에 걸리면서다. 그리고 투병생활에 들어간 남자는 자신의 미래를 글 속에서나마 보장받고자 SF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에게는 미래가 없지만, 그는 SF 소설을 계속 쓴다. 마치 쓸 수만 있다면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처럼. 천쉐의 다른 소설들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글을 쓰고 사랑을 나누는데, 「하늘의 눈」 역시 마찬가지다. 창백한 마음이 삶의 색채를 되찾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글쓰기를 통해서다.

이 작품은 눈부신 재생과 신생新生을 보여주며, 『연합문학聯合文學』은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구원”이라고 극찬했다. 과거 천쉐 소설 속 주인공들이 서로의 육체와 감정을 파멸로 치닫게 했다면,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은 한발 물러서서 서로를 ‘하늘의 눈目’처럼 가만히 바라보며 지켜준다. 편집자와 번역가는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고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또 자신이 떠난다 해도 그는 여전히 그렇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저항할 것임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했다. 이 작품은 13편 가운데 저자의 문학적 집념이 가장 정밀하게 투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비너스」는 이 책의 대표작이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펑황과 지정 성별은 여성이지만 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둥수가 주인공이다. 펑황은 열일곱 살 때부터 호르몬 주사를 규칙적으로 맞았다. 스무 살에는 가슴 수술을 받았는데, 유륜과 유두 모두 부드러운 분홍색이며 유두는 작은 팥알 같다. 매끄럽고 탐스러운 가슴은 한 손에 가득 찬다. 반면 둥수는 성확정 욕구 같은 게 딱히 생긴 적 없이 스스로를 남자로 여겨왔고, 수술이나 호르몬 요법 없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둥수는 성 경험이 전무하고, 이 제로라는 숫자는 무시무시하게 느껴진다. 이내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성관계를 맺는다. 펑황과 둥수는 자웅동체로 서로의 경계를 지워버림으로써 과거를 회복하고 미래를 창조해낸다.

이 작품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가장 먼 바다 위로 조개 하나가 떠올랐다. 조개껍질 속에는 새로이 태어난 두 사람이 들어 있었다.” 즉 이 작품은 천쉐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 거대한 조개껍데기로부터 비너스가 홀로 태어나는 장면을 형상화한 것이다.

보르헤적 작품과 쓰레기 집 속 주인공들

「갈림길 정원」은 천쉐의 오랜 장기인 ‘기억의 애매모호함과 본질’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꿈속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화자인 샤오인이 친구들과 함께 어떤 신비로운 정원에 발을 들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곳에서 샤오인은 6년 전 격렬한 갈등 끝에 헤어졌던 옛 연인 ‘아저씨’와 예기치 않게 재회한다. 정원은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모호하게 뒤섞인 공간으로, 두 사람은 정원을 거닐며 서로에게 남긴 상처, 보이지 않는 기억의 파편들을 다시 꺼내 대면하게 된다. 천쉐는 우리가 사는 현실 자체가 거대한 도서관이나 타인의 꿈일 수 있다는 환상적 리얼리즘의 기법을 차용해, 퀴어들의 사랑은 오직 꿈과 환상 속에서만 복원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즉, “보이지 않는 상처는 치유될 수 없고, 오로지 허구라는 방식으로만 어루만져질 수 있다”. 소설가 우샤오러는 13편 중 이 작품이 가장 흥미롭다고 평했다.

이 소설집에 실린 여러 작품은 유독 ‘집’이라는 공간에 집중한다. 「하늘의 눈」 「먼지」가 대표적이다. 특히 소설 속 주인공들은 삶이 엉망이 되어갈 때 자기 집도 ‘쓰레기 집’처럼 방치해버린다. 흘러넘치고, 냄새 나고, 줄줄 새고, 흩어지고…… 쑤셔넣고 쌓아두는 일은 수치스러운 짓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들은 무질서로 얽힌 과거를 송두리째 내보인다. 「먼지」의 주인공 ‘나’는 정리, 분류, 청소, 폐기를 하는 데 재능이 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신문 기자생활도 했지만, 어떤 일을 해도 그 직업과 내가 딱 맞는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파트타임 청소부를 거쳐 소규모 ‘가정 청소’ 업체를 꾸리자 이 일은 천성처럼 잘 맞았다. ‘나’는 이제 막 안나를 사랑하기 시작한다. 안나의 집에는 무수한 물건과 쓰레기가 쌓여 있다. ‘나’는 안나의 집을 청소하고 그녀를 도우면서 과거 내 어머니가 정신적 트라우마로 인해 집을 쓰레기장처럼 파괴해버렸던 기억의 핵심(어머니의 방)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이 작품은 대만 독자들이 가장 애호하는 작품인데, 집에 쌓인 먼지와 잡동사니를 한 겹씩 벗걷어내는 과정에서 마음속 어둠도 한 꺼풀씩 벗겨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이 소설집의 전체 주제인 ‘폐허 속에서의 재생’을 가장 뛰어나게 시각화한 작품으로 꼽힌다.

***

이번 단편집은 트랜스젠더의 성과 사랑, 레즈비언 커플의 보조생식술을 통한 출산, 동성 커플의 육아와 대 잇기 등 성소수자가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며 겪는 법적·현실적 장벽과 관계의 피로감을 다룬다. 소설의 인물들은 여전히 상처와 고독 속에 있지만, 파멸하기보다 서로 힘을 북돋우며 재난 같은 현실을 버티면서 치유와 재생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상처 입고 밤을 헤매는 소수자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치유받는 「밤이 너무나 깊어서」는 다른 작품들과 비교할 때 이질적인 듯하지만, 대미를 장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내 몸엔 네가 겁먹을 무언가가 있어」에서는 잠자리를 속이는 여자와 사랑을 속이는 남자가 나온다. 둘 다 너무나 이상하고 나쁘다. 하지만 이렇게 나쁘고 이상한 인간들이 왠지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천쉐의 특기인데, 등장인물들이 점점 더 기이해지며 악행을 저지르고 변덕스럽지만, 그들이 나 자신과 다를 바 없음을 깨닫게 된다. 이것이 바로 독자가 천쉐의 인물들과 공생하는 이유다. 천쉐는 우리 안에 그런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우리는 그의 작품 속에서 우리 자신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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