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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칼을 든 엄마
마음이 먹는 밥 ── 10 놀고 있는 땅 ── 12 잠자리 ── 13 콩 ── 14 키질 ── 16 티눈 ── 17 칼을 든 엄마 ── 18 뻘뻘 ── 20 냇물과 아이 ── 21 허수아비 ── 22 종이컵 속 민들레 ── 24 나무가 신은 짚신 ── 26 허물 벗는 아이들 ── 27 강물 위에 쓰는 편지 ── 28 가야 고분군 ── 29 단눈 내리는 날 ── 30 까치 병원 ── 32 애기 할머니 ── 34 밭돌 ── 36 말귀 글귀 ── 37 2 말에도 색깔이 있지 한 식구 ── 40 땅 위에 사는 바다 ── 42 고추잠자리 무덤 ── 44 숲 속 지휘자 ── 45 초롱꽃의 장례식 ── 46 매미 옷 ── 47 말에도 색깔이 있지 ── 48 스타킹 신은 양파 ── 50 지구 퍼즐 맞추기 ── 52 종소리 ── 53 말하는 귀 ── 54 우와! 한글 ── 55 퉤 퉤 퉤 ── 56 소금의 고향 ── 58 바위의 꿈 ── 60 3 내가 그린 집 바닷가 마을 ── 64 발의 말 ── 66 번개 ── 67 다문화꽃 ── 68 자전거와 한삼덩굴 ── 69 숲 ── 70 하늘 옹달샘 ── 72 밤 여울 ── 73 파도꽃을 찾아서 ── 74 내가 그린 집 ── 76 빗자국 화석 ── 78 못 ── 79 돈을 밟고 사는 아빠 ── 80 파리가 찍어 준 마침표 ── 81 금순이 ── 82 산딸기 ── 84 나무 의자 ── 86 나무하러 뒷산으로 ── 88 빗물과 빗방울 ── 90 물수제비 ── 92 | 해설 | 맑고 깨끗한 동심의 숲에는(임신행, 아동문학가) ── 93 |
柳景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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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집 『마음이 먹는 밥』을 차근차근 읽으면 동시 한 편 한 편마다 끌려 들어가는 재미와 묘한 느낌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류경일 시인은 작고 하잘 것 없는 사물들에 생명감을 신통하게 불어 넣어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한껏 이끌어 여유로움과 유익한 즐거움을 줍니다.” “류경일 시인의 곱고 부드러운 품성이 책갈피마다 숨어 있다가 숨바꼭질을 하자고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동시집 『마음이 먹는 밥』은 은근히 즐겁고, 유쾌하고,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매력을 지닌 작품들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 임신행 (아동문학가) ---「해설」중에서 “책은 마음이 먹는 밥이라서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먹어도 참 맛있다” ---「마음이 먹는 밥」중에서 “말은 예쁜 얼굴 도화지에 소리로 그리는 크레파스 조심조심 색칠해야 해” ---「말에도 색깔이 있지」중에서 “그림자가 먼저 내려앉아 잠자리를 살펴줍니다” ---「잠자리」중에서 “친구들과 허물없이 지내려고” ---「허물 벗는 아이들」중에서 “내 마음 누가 훔쳐 볼까 봐 얼른 물결로 편지를 접어 품속 하늘 우체통에 넣어 준다” ---「강물 위에 쓰는 편지」중에서 “빗방울은 수직으로 떨어지지만 수평으로 흐릅니다 함께 살기 위해” ---「빗물과 빗방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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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여린 것들을 향한 다정한 시선
류경일의 동시는 거창한 사건보다 작고 여린 존재에 오래 머문다. 「잠자리」에서는 잠자리가 장독 위에 내려앉기 전에 그림자가 먼저 자리를 살펴 주고, 「키질」에서는 할머니의 휘파람을 듣고 수천 리 밖에 있던 바람이 달려와 일손을 거든다. 「종이컵 속 민들레」의 버려진 종이컵은 쓰레기로 끝나지 않고 민들레가 살아가는 집이 된다. 사물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고 한 번 더 바라보는 태도는 어린 독자에게 관찰과 상상의 즐거움을 동시에 건넨다. 이 책의 따뜻함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만 포장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세상을 떠난 엄마에게 강물 위로 편지를 쓰는 아이, 죽은 금붕어를 떠올리며 변기에 앉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아이, 등이 굽어 가는 할머니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손자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상실과 그리움도 함께 들어 있다. 어린이가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지나치게 설명하지 않고, 짧은 이미지와 장면으로 남겨 독자가 스스로 마음의 다음 문장을 이어 가게 한다. 말에도 색깔이 있다 - 교과서 수록작이 건네는 언어 감수성 초등학교 5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말에도 색깔이 있지」는 이 동시집의 언어관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빨강 말, 노랑 말, 파란 말, 하얀 말, 검정 말을 차례로 떠올리며 말이 사람의 얼굴과 마음에 남기는 흔적을 ‘색깔’로 바꿔 보여 준다. 마지막에는 말을 “예쁜 얼굴 도화지에 소리로 그리는 크레파스”에 빗대어, 한마디를 건넬 때도 조심스럽게 색칠해야 한다고 말한다. 도덕적 교훈을 앞세우기보다 색과 표정, 크레파스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말의 힘을 체감하게 한다는 점이 이 작품의 강점이다. 「말귀 글귀」에서는 말과 글에도 귀가 달려 있다고 상상하고, 「말하는 귀」에서는 사람들 소리를 오래 듣느라 답답했던 귀가 스스로 말을 한다는 발상을 펼친다. 낱말의 소리와 뜻, 관용 표현과 일상의 말버릇을 놀이처럼 변주하면서도 언어가 사람과 관계를 만든다는 핵심은 또렷하게 남는다. 자연은 배경이 아니라 함께 사는 존재 『마음이 먹는 밥』에서 자연은 풍경의 배경이 아니라 사람과 말을 주고받는 이웃이다. 「냇물과 아이」의 냇물은 아이들과 놀고 싶어 얼음 밑에서 졸졸거리고, 「단눈 내리는 날」의 하늘은 메마른 논밭의 상처에 하얀 가루약을 발라 준다. 「자전거와 한삼덩굴」에서는 덩굴이 주인 없는 자전거의 안장에 올라 핸들을 쥐고 페달을 밟아 보며, 「바위의 꿈」에서는 바위가 물을 마시고 꽃밥을 먹고 이끼 옷을 입는다. 이러한 의인화는 자연을 인간의 소유물로 바라보지 않고 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는 존재로 느끼게 한다. 특히 「빗물과 빗방울」은 혼자 떨어지는 빗방울이 서로 어우러져 냇물과 강물이 되는 모습을 통해 “함께 살기 위해”라는 짧고 분명한 메시지를 남긴다. 환경과 공존을 거창한 구호로 설명하기보다, 어린이가 눈앞의 사물과 현상에서 직접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가족의 기억과 그리움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 책의 중요한 축이다. 「칼을 든 엄마」에서 엄마는 사과를 깎기 전에 사과의 어깨를 톡톡 두드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준다. 「산딸기」에서는 아빠가 어린 시절 할머니가 호박잎에 싸 주던 산딸기를 떠올리며 아이의 입에 딸기를 넣어 준다. 현재의 아이와 아빠의 어린 시절, 다시 할머니의 시간이 한 장면 안에서 이어진다. 「강물 위에 쓰는 편지」는 하늘나라로 간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강물이 잔물결로 접어 하늘 우체통에 넣어 준다고 상상한다. 「한 식구」에서는 혼자 사는 할머니와 고양이 ‘순이’의 관계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넓힌다. 웃음을 주는 작품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작품이 한 권 안에서 자연스럽게 나란히 놓이면서, 어린 독자가 자신의 가족과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더여린의 수채화풍 그림으로 다시 태어난 동심의 풍경 이번 개정판에는 더여린 작가의 그림이 새롭게 어우러졌다. 더여린은 덕원예술고등학교 동양화과와 일본 도쿄 타마미술대학교 연극·무용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일러스트·회화·글·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작업해 왔다. 나태주 동시집 『엄마가 봄이었어요』, 박선미 동시집 『먹구름도 환하게』 등에 삽화를 그렸다. 본문에는 사과, 잠자리, 허수아비, 금붕어, 나무 의자처럼 시 속 소재가 여백을 살린 그림으로 등장한다. 말을 지나치게 설명하지 않는 시의 장점을 해치지 않으면서, 어린 독자가 이미지에서 다시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부드럽게 길을 열어 준다. 표지의 책 읽는 아이와 장난기 어린 장면 또한 이 동시집이 지닌 유쾌함과 상상력을 한눈에 보여 준다. 왜 지금 『마음이 먹는 밥』인가 류경일 시인은 머리말에서 동시 창작을 “내면의 맑고 의로운 영혼을 불러 내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눈으로 보고, 아이들의 숨결로 느끼며, 동심으로 세상을 맑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빠른 화면과 짧은 정보에 익숙해진 시대일수록 한 사물 앞에 잠시 멈춰 보고, 익숙한 말 한마디를 새롭게 생각해 보는 경험은 더욱 귀하다. 교과서에서 「말에도 색깔이 있지」를 처음 만난 어린이에게는 한 작품 너머의 시 세계를 발견하는 확장 독서가 되고, 부모와 교사에게는 아이와 자연·말·가족·공존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읽기 재료가 된다. 2016년 초판에서 2026년 개정판까지 이어진 55편의 동시는 어린이에게는 지금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어른에게는 오래전 자신의 동심을 다시 꺼내 보는 작은 통로가 되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