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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마지막 획소설, 쓰다 ― 수련과 붉은 지붕으로 이뤄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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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미래” 청예의 첫 중편소설!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예술과 동경, 그리고 파멸의 획같은 빛에서 갈라진 두 개의 예술서로를 비추며 끝내 소진하는 관계의 역학『반 고흐의 마지막 획』은 촉망받던 젊은 화가의 살인 사건을 기점으로, 그 용의자로 지목된 ‘공후’의 진술과 기억을 교차시키며 막을 올린다. 애증으로 얽힌 두 여자의 관계는 타인들의 개입으로 인해 엉클어지고, 끝내 예술을 대하는 태도의 대립으로 확장된다. 예술을 삶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공후와 달리, ‘고경’은 그것을 현실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며 자신의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각자의 방식으로 성공과 실패를 통과해 가는 동안, 관계는 사랑과 열등감, 동경과 증오가 복잡하게 얽힌 채 서서히 파국으로 치닫는다. 타인을 통해 자신을 완성하려는 욕망이 필연적으로 타인을 훼손하는 방식으로만 가능하다면, 이들의 양상은 과연 공존이었는가, 아니면 서로를 소진시키는 또 하나의 투쟁이었는가. 끝내 단정될 수 없는 진실은 독자의 인식을 끊임없이 흔들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뒤섞이는 서사는 예술과 예술가의 본질에 대한 불편한 사유를 요청한다. “외로움을 양분 삼아 자라는 것이 예술이라면, 그 총체는 고통일 수밖에 없었다.” 청예는 〈소설, 쓰다〉에서 오랫동안 고흐를 부러워했음을 고백하지만, 동시에 “외로움은 보이지 않는 죄수복”이기에 아무리 찬란하게 포장하더라도 비극적이라는 사실을 되새긴다. 예술을 향한 동경은 타자를 향해 뻗어나가는 충동인 동시에, 그 끝에서 자신의 심연과 대면하려는 욕망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 혹은 붕괴되지 않기 위해”(김도희 현대미술가 추천사) 반 고흐라는 환상을 뒤집어쓰고 연인도, 친구도, 가족도 밀어낸 공후의 삶은 예술과 행복을 두고 전자를 선택한 결과가 너무나 가혹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반 고흐의 마지막 획』은 서사의 중심에 놓인 사건의 미스터리를 드러내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이면에 잠복한 질문들을 집요하게 환기한다. 예술가가 취해야 할 ‘진정한’ 태도란 무엇인가, 끝내 타협하지 않는 순수인가 아니면 세계와의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인가. 인정받지 못한 재능은 여전히 재능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 혹은 타인의 시선 속에서만 비로소 성립하는 것인가. 나아가 사랑은 서로를 완성하는 연대의 형식인가, 아니면 서로를 잠식하며 파괴로 이끄는 또 다른 욕망의 이름인가. 이 작품은 어떤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우리가 믿어온 가치와 선택의 근거를 되묻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창작하고, 누구를 통해 스스로를 증명하며, 끝내 무엇을 붙들고 남아야 할까? 그리고 그 선택은 과연 우리 자신의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이 물음들이 독자의 깊은 곳에 닿아 오랜 울림으로 남기를 바란다. 언젠가 이 글이 스스로를, 누군가를 외로움에서 구원해 주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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