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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이어 쓰는 사람 되어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자꾸만 그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손녀의 실내화를 빨아주던 손길에 툇마루에 남은 막걸리 상에 희미해져 가던 숨결에 담겼을 말들. 귀에는 선한데 어디에도 그 말들이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하여 대신 받아 적었습니다. 아버지의 자리에 앉아 아버지가 보던 쪽을 바라보며 한 줄씩 받아 적었습니다. 아버지를 쓰다 보니 어느새 아버지가 되어갑니다. 그리움은 붙잡아 두는 일이 아니라 그리로 향해 가는 길이었습니다. 오래 사람으로만 머물지 못해 아버지가 잣나무가 되었듯 저 또한 나무가 될 그날까지 제 몫의 계절을 놓치지 않고 받아 적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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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껍질 속에 숨겨진 단물 같은 진심,
서툰 초보 할배들을 위해 건네는 아늑한 문장이다 제복과 펜이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틈만 나면 읽고 쓰며 마음의 결을 다듬던 친구, 그 멋스러운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어른거린다. 할배로 살았던 그 녀석의 나날이, 속뜰을 빼닮은 딸의 손끝에서 이렇게 눈부시게 다시 피어나다니. 못다 쓴 그리움의 일기를 이어가려는 그 마음이야말로 아버지가 남긴 진정한 유산이 아니겠는가. 껍질은 투박해도 속은 한없이 말랑한 게 우리 세대 할배들 아닌가. 그 진심을 이 책이 대신 전해준다. 세상에 내던져진 수많은 '초보 할배'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다정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고, 어제의 그리움을 앓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내일의 길을 찾는 이들에게는 다정한 나침반을 건네주리라 믿는다. - 강학수 (할배의 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