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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이 가리봉의 숨은 별을 캐내어 켠다.
그곳에도 일렁이는 마음들 머물고 있음을 상처는, 가시는 그렇게 詩가 된다! 진도서 나고 자라 초고추장 단지 하나 달랑 들고 낯선 서울, 가리봉에 안착했다. 김주사 아낙에서 가리봉 호남곱창 안주인 되어 삼십 년 가리봉에 머물며 들고 나는 과거와 현재를 몸에 새겼다. 과거와 이즈음 삶의 무늬를 꼭 빼닮은 가리봉은 데칼코마니 상처를 딛고 팔딱이는 중이다. 돌아보니 상처가 힘이었음을 나지막이 일러주고 있다. 예술로 마음을 보듬는 ‘곁애’에서 활동 중인 조하연 시인은 삐딱하고 허름하고 후미진 구석에 깃든 마음을 詩그림책으로 엮어냈다. 가리봉에 올 가리봄을 응원하는 시상(詩賞), 시로 전하는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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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가리봉 호남곱창』을 읽으면 한 인생이 가슴 깊숙이 걸어 들어온다.
가리봉동은 어떤 곳인가. 공장지대의 상징이며 노동자들의 애환이 깃든 장소이다. 가리봉의 서사는 갖가지 사연을 낳는 토포스(topos)로서 자주 변용된다. 진도 여자와 해남 남자는 고향을 떠나 가리봉에서 호남곱창을 연다. 이들의 신산한 삶은 구어체로 형상화돼 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호남곱창은 이제 호시절을 지나 홀로 남았다. 할머니의 사연은 한 개인을 넘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호남곱창을 통해 가장 눈여겨 볼 것은 나눔의 공동체이다. 할머니의 식당 운영방식은 나누는 데 있다. 할머니는 삶의 애환을 곱창으로 위로하려는 근로자들의 마음을 읽는다. 즉 곱창집은 아낌없는 먹거리의 나눔뿐만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역할도 한다. “늙은 것이 아니라 익은 것이 무서운 것”이라는 할머니의 지혜는 삶을 관통하지 않고서는 생각지 못하는 것이다. 시집은 그림과 어우러져 더욱 현실감을 준다. 당장 가리봉시장 호남곱창으로 달려가고 싶다. - 이재훈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