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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브루에, 파리 패션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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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6 서문 장 폴 고티에
12 저널리스트 이전의 삶 1929-1950
30 〈비브 라 모드〉 시기 1950-1953
38 〈엘르〉 시기 1953-1969
140 〈마리끌레르〉 시기 1972-1988
268 영원한 친구들
270 에르메스 시기 1988-1998

저자 소개 3

저클로드 브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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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Brouet

1953년부터 1969년까지 <엘르>에서 에디터로 활동하며 패션 디렉터 자리에 올랐다. 1972년부터 1988년까지는 <마리끌레르>의 편집장을 지냈다. 이후 에르메스 여성복 부문 총괄을 맡아 에르메스 여성복의 정체성을 정립했으며, 1997년에 은퇴했다.

저소니아 라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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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a Rachline

저널리스트이자 프리랜서 기고가로, 2012년과 2017년에 로베르 라퐁(Robert Laffont) 출판사에서 발표한 두 편의 소설을 비롯해 여러 책을 집필했다.
대학에서 프랑스문학을 공부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문화 프로젝트 기획을 공부했다. 다시 서울로 돌아와 번역학을 전공한 다음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KBS WORLD Radio에서 프랑스어 방송을 진행하기도 하고, 번역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옮긴 책으로 『아나이스 닌 : 거짓의 바다에서』 『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 『동물들의 머릿속』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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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175*245*30mm
ISBN13
9791197629518

책 속으로

“나는 클로드 브루에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가 이끄는 〈마리끌레르〉는 당시 패션 매거진의 바이블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를 마주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독보적 존재감을 뿜어내는 인물이었다.”
--- p.7, 장 폴 고티에, 서문

“클로드는 그야말로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고, 확고한 신념과 깊은 성찰을 체화한 인물이었다. (…) 정보와 홍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옷이 그저 하나의 이미지나 상품으로 전락해 버린 이 시대에 그의 확고한 안목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날카로운 시각에 한 권의 책을 헌정하는 것은 지성과 창의성의 본질을 다시금 일깨우는 일이다. 또한 20세기 패션계를 빛낸 가장 위대한 여성 가운데 한 명에게 바치는 헌사다.”
--- p.11, 장 폴 고티에, 서문

“아름다운 옷은 좋은 소재와 디자인, 편안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 탄생한다. 그리고 화려함보다 단순함과 본질을 추구하는 태도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스타일을 만든다.”
--- p.13

“패션 잡지의 진정한 쓰임새란 바로 이런 거다. 여성들로 하여금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게 만드는 것.”
--- p.73

“그 시절 우리는 편집권의 완전한 독립을 누리고 있었다. 나는 에디터로서 그 외의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것이 좋은 잡지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p.74

“무엇보다 나를 끌어당긴 것은 에르메스가 전형적인 ‘패션 하우스’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품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엄격했지만, 유행을 좇는 브랜드는 아니었다. 그런 곳에서 옷을 오브제처럼 만든다는 발상은 내게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그것은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나의 취향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다.”
--- p.273

출판사 리뷰

패션 매거진이 ‘스타일의 바이블’이던 시대
1976년, 자신의 첫 뮤즈인 모델 안나 파블로프스키의 초대로 안 마리 베레타의 패션쇼를 찾은 장 폴 고티에는 클로드 브루에를 처음 만난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클로드 브루에를 필두로 패션 에디터 카트린 라르되르와 〈마리끌레르〉 에디터들이 입장해 자리에 앉고 나서야 쇼가 시작됐다. 고티에는 당시 브루에가 이끄는 〈마리끌레르〉가 “패션 매거진의 바이블”이었다고 회고한다.
당시 패션 매거진은 단순히 유행을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었다. 정보와 취재, 전문성을 바탕으로 패션의 흐름을 이끌었다. 〈마리끌레르〉에서는 한 시즌의 컬렉션이 끝나면 에디터들이 모여 직접 본 옷과 새롭게 떠오른 흐름을 함께 검토했다. 트렌드를 보여 주는 기획과 실제 여성들이 참고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획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각 에디터의 취향과 개성에 따라 화보를 만들었다. 브랜드가 제안한 토털 룩을 그대로 보여 주기보다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옷을 조합해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 역시 에디터의 역할이었다.
브루에는 팀의 힘을 누구보다 신뢰했다. 각자의 전문성과 개성을 존중하면서 함께 보고 토론하고 판단하는 과정은 〈마리끌레르〉의 지면을 만드는 중요한 방식이었다. 동시에 그가 끝까지 지키고자 한 것은 편집의 독립성이었다. 광고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지면에 무엇을 실을지는 에디터가 판단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으면 촬영하지 않았고, 반대로 광고와 무관한 디자이너라도 옷이 매력적이라면 소개했다. 장 폴 고티에와 아제딘 알라이아 역시 광고 예산과 관계없이 〈마리끌레르〉 지면에 등장했다.
“그 시절 우리는 편집권의 완전한 독립을 누리고 있었다. 나는 에디터로서 그 외의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것이 좋은 잡지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74쪽
1987년 〈마리끌레르〉는 프랑스 문화부 주도로 제정된 패션 오스카에서 최고 잡지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최고 디자이너상의 주인공은 장 폴 고티에였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재능을 알아보는 눈
패션의 역사는 이미 유명한 사람들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클로드 브루에가 일하던 편집부에는 아직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못한 젊은 디자이너와 사진가, 모델,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소니아 리키엘, 장 폴 고티에, 아제딘 알라이아, 이세이 미야케 등 훗날 현대 패션사를 이끌게 될 이름들도 그 안에 있었다. 지금은 거장으로 불리는 이들이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편집부와 쇼룸을 오가던 시절, 브루에는 직접 옷을 보고 새로운 재능을 발견해 자신의 지면에 소개했다. 명성이나 흥행보다 자신의 눈으로 가능성을 판단하고, 좋다고 생각한 것을 망설임 없이 지지했다.
그 곁에는 기 부르댕, 파올로 로베르시, 피터 린드버그, 헬무트 뉴턴, 아서 엘고트, 스티브 히트 등 훗날 패션 사진의 역사를 만든 인물들도 있었다. 디자이너와 에디터, 사진가, 모델,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가 한 지면을 위해 함께 움직이던 시절의 풍경은 패션 매거진이 수많은 창작자가 만나 새로운 이미지를 탄생시키는 장소였음을 보여 준다.
장 폴 고티에는 서문에서 클로드 브루에가 패션계에서 오랜 시간 쌓아 온 권위에 찬사를 보낸다.
“클로드는 그야말로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고, 확고한 신념과 깊은 성찰을 체화한 인물이었다. (…) 정보와 홍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옷이 그저 하나의 이미지나 상품으로 전락해 버린 이 시대에 그의 확고한 안목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날카로운 시각에 한 권의 책을 헌정하는 것은 지성과 창의성의 본질을 다시금 일깨우는 일이다.” - 장 폴 고티에, 서문, 11쪽

옷을 통해 여성과 시대를 읽다
클로드 브루에의 시선은 옷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시대를 지켜본 관찰자로서 사회의 관습과 여성의 삶, 옷 입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돌아본다.
1950년대 말, 발렌시아가와 지방시가 허리를 조이지 않는 새로운 실루엣을 선보이던 무렵 클로드 브루에 역시 자신의 몸에 어울리는 새로운 형태를 발견한다. 그리고 패션 잡지의 역할을 이렇게 정의한다.
“패션 잡지의 진정한 쓰임새란 바로 이런 거다. 여성들로 하여금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게 만드는 것.” - 73쪽
그에게 옷은 단순한 겉치레가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의 연장선이었다. 여성적이되 주체적이고, 화려함보다 본질에 가까운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좋은 소재와 디자인, 편안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단순함과 본질을 추구할 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스타일이 만들어진다고 믿었다.
그가 지켜본 반세기 동안 여성의 삶 역시 크게 달라졌다. 이 책은 프레타포르테의 등장과 새로운 실루엣, 일하는 여성의 모습과 아름다움의 기준이 변화하는 과정을 패션의 흐름과 함께 기록한다. 한 사람의 패션 저널리스트가 남긴 회고이면서 옷을 통해 여성과 사회의 변화를 읽는 문화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마리끌레르〉에서 에르메스로 -
패션보다 스타일을 위하여
1988년, 〈마리끌레르〉에서 17년을 보낸 클로드 브루에는 장 루이 뒤마의 제안으로 에르메스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에르메스는 오래전부터 그의 삶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열다섯 살에는 에르메스 다이어리를, 열여덟 살에는 작은 스틸 시계를, 스무 살에는 은팔찌를 선물 받았다. 무엇보다 그를 끌어당긴 것은 에르메스가 유행을 좇는 전형적인 패션 하우스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품질에 대한 엄격함과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태도는 오랫동안 그가 지켜 온 스타일에 대한 신념과 맞닿아 있었다.
“그런 곳에서 옷을 오브제처럼 만든다는 발상은 내게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그것은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나의 취향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다.” - 273쪽
잡지에서 수십 년간 옷을 보고 선택했던 에디터의 시선은 그렇게 직접 옷을 만드는 세계로 옮겨갔다. 브루에는 유명 디자이너 한 사람의 이름을 앞세우기보다 여러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스튜디오 체제를 선택했고, 에르메스의 역사와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고유의 스타일을 발전시켜 나갔다.

알고리즘이 취향을 추천하는 지금,
무엇을 아름답다고 믿을 것인가
『클로드 브루에, 파리 패션 50년』에는 지금의 패션 산업에서는 낯설게 느껴질 만큼 직접적이고 집요한 과정이 반복된다. 쇼를 보고, 쇼룸을 찾아가고, 옷을 만지고, 질문하고, 사람을 만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름을 기억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무엇을 보여 줄 것인지 스스로 판단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패션 산업의 과거를 낭만적으로 회고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주와 시장의 압박은 당시에도 존재했다. 〈엘르〉 시절 한 광고주가 자신들의 옷을 수정해 촬영하는 데 항의하며 광고 철회를 거론했을 때에도 편집부는 자신의 판단을 고수했다.
무엇이 아름다운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 좋은 것을 발견하면 망설임 없이 지지하는 것. 아직 유명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것.
소셜 미디어와 수많은 이미지, 알고리즘이 끊임없이 새로운 취향을 추천하는 지금, 반세기 전 한 에디터가 일했던 방식이 오히려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다. 『클로드 브루에, 파리 패션 50년』은 프랑스 패션의 황금기를 되돌아보는 기록인 동시에 ‘취향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오래되고도 동시대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추천평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에디터인 클로드 브루에는 프랑스 패션 저널리즘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1950~1960년대에 프랑스 패션지 〈엘르〉 패션 디렉터로 활약했고, 1972년부터 〈마리끌레르〉 편집장으로 17년 동안 유행이 아닌 시대의 문화와 삶의 방식을 기록해 왔다. 그가 이끌던 〈마리끌레르〉 팀은 패션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으로 최고의 디자이너, 모델, 포토그래퍼,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해 동시대적이면서도 우아한 패션 비주얼을 창조했다. 〈마리끌레르〉는 새로운 패션을 모색하는 젊은 크리에이터의 등용문이기도 했다.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는 이 책 서문에서 〈마리끌레르〉를 ‘스타일 바이블’이라고 칭한다.
1988년 장 루이 뒤마의 제안으로 클로드 브루에는 에르메스 여성복을 맡게 된다. 그는 여러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하는 스튜디오 시스템을 이끌며 메종의 역사와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시대정신과 생동감을 더했다. ‘옷을 하나의 오브제처럼 만든다’는 그의 생각은 이후 마틴 마르지엘라, 장 폴 고티에, 크리스토프 르메르, 나데주 바니 시불스키로 이어지는 에르메스 여성복의 흐름을 돌아보는 데에도 흥미로운 지점을 제공한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패션의 역사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랑스식 우아함과 패션의 본질을 섬세하게 포착한 클로드 브루에의 글은 패션과 스타일 그리고 패션이 가진 사회적 영향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록이다. 샤넬과 스키아파렐리 오트 쿠튀르 하우스에 대한 유년의 기억에서 시작해 프레타포르테 패션이 태동하던 시기에 전설적인 디자이너들과 현장에서 만나고 부딪치며 에디터들을 이끄는 이야기는 사뭇 흥미진진하다.
기 부르댕, 파올로 로베르시, 사샤, 피터 린드버그, 헬무트 뉴턴, 아서 엘고트, 스티브 히트 같은 패션 사진계의 거장들과 작업한 촬영 현장의 이야기는 마치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패션 버전을 보는 것 같다.
1993년에 창간한 〈마리끌레르〉 코리아는 2026년 6월 통권 400호를 맞았다. 그동안 한국의 패션 시장 역시 크게 변화했다.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가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바라보고, 한국의 스타들이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약하는 풍경도 이제 익숙하다. 패션을 소비하고 바라보는 방식 역시 달라졌다.
이 책을 통해 패션과 럭셔리를 둘러싼 익숙한 선입견에서 한 걸음 벗어나 그 세계를 만들어 온 크리에이터와 에디터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패션을 전공하는 학생은 물론, 패션이 자신의 일상과 별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패션은 예술적 상상력을 가까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결국 패션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옷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고, 무엇을 욕망하며, 어떤 방식으로 시대를 바라보는지를 읽는 일이기도 하다. - 손기연 (<마리끌레르>·<메종> 발행인 / MCK Publishin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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