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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사람들
썬더 작가의 말 김도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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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그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 이야기가 되려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한다고. 그러니까 내가 하는 일은 상상이고, 이 상상은 반드시 마음을 얻어야 한다, 이거야. 할 수 있을까? 열심히, 치열하게, 끈질기게, 뇌를 움직이면 되겠지? 그래서 전기적 자극들이 머릿속을 달리고, 달리고, 달려.
--- p.13 작가 아니다. 이것도 마음에 안 드네. 다른 얘기 뭐 없을까. 나하고 상관없는 얘기. 그러니까, 오직 상상으로만 지어낼 수 있는 재밌는 얘기. 난 상상하는 게 즐거운 거지, 기억하는 게 즐거운 건 아니거든. --- p.43 작가 난 얘가 왜 이러는지, 왜 종이를 접는지도 모르겠고, 접으면서 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어. 근데 분명한 건. 시간을 접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웃기지. 내가 노트에 뭔가를 끄적이는 이유도 비슷하거든. 마음이 평온해지기 위해. 여기 있어도 뭔가 했다는 위안. 절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행위. 근데… 그건 알겠는데… 대체 왜 그걸 나한테 주는 거냐고. 뭔가 말하고 싶나? 알리고 싶은 건가? 아니면 내 침대가 걔한테 쓰레기통인가? 같이 접자고? 혹시… 알아달라는 거야? 네가 거기에 있다고? --- p.56 작가 바느질 소리처럼 아주 작게, 포탄이 든 수레처럼 무겁게, 천사의 날개처럼 가볍게, 화덕 속 불길처럼 뜨겁게 부탁해요. 제목은 알고 있죠? 〈썬더〉. --- p.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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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는 〈왕서개 이야기〉로 제57회 동아연극상 희곡상·작품상, 〈붉은 낙엽〉으로 제58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한 김도영 작가의 희곡으로, 2025년 우란문화재단에서 초연되었다.
정신 병원 폐쇄 병동에 갇힌 한 무명작가. 그를 둘러싼 작은 세계는 상상으로 지어진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뇌를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그는 자신을 괴롭히는 존재를 ‘드러머’라 부른다. 이제 그는 오직 상상을 통해 자신의 뇌 속으로 들어가 ‘드러머’의 정체를 찾아 나선다. 〈썬더〉는 불안과 삶의 초라함 앞에서 상상이 어떤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상상은 때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다시 돌아오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작품 속에서 상상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운명에 맞서 계속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다. 완벽하게 극복하거나 완성되는 대신, 불안하고 초라한 순간에도 상상하고 쓰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것. 〈썬더〉는 그렇게 웅크린 자리에서 조금씩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