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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尙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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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기억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뛰놀던 친구들, 바람 따라 흔들리던 들꽃, 맑은 개울물 소리와 산새의 노랫소리는 어른이 된 뒤에도 문득문득 떠오르곤 한다. 특히 마음 편히 뛰어놀던 고향의 풍경은 오래된 사진처럼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이원수 시인도 어린 시절 경상남도 창원의 작은 마을에서 자연과 함께 자랐다. 봄이 되면 복숭아꽃과 살구꽃이 마을 가득 피어났고, 뒷산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붉게 물들었다. 친구들과 냇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보리밭 사이를 달리며 웃던 시간은 어린 원수에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익숙했던 꽃동네와 친구들, 개울과 들판을 뒤로하고 낯선 곳으로 가야 했던 어린 원수의 마음은 무척 쓸쓸했다. 새로운 마을에서도 생활은 계속되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언제나 꽃피는 고향의 봄날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고향은 꼭 멀리 있는 장소만을 뜻하지 않는다. 언제든 다시 떠올리고 싶은 행복한 기억,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어린 시절의 순간들이 바로 우리 마음속의 ‘고향의 봄’일지도 모른다. [해설] 마음속에 영원히 피어나는 꽃, 『고향의 봄』 1926년, 이원수의 동요 「고향의 봄」이 방정환이 펴내던 잡지 『어린이』 4월호에 발표된 지 100년이 되었다. 한 세기를 건너온 이 노래는 오늘도 우리 가슴에 아련한 그리움과 따뜻한 감동을 안겨 준다. 박상재 작가의 그림동화 『고향의 봄』은 이 아름다운 노래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어린 시절 이원수의 삶과 고향의 풍경 속에서 정겹게 되살려 낸 작품이다. 이야기는 복숭아꽃과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진달래와 철쭉이 산을 붉게 물들이는 소답리의 봄에서 시작된다. 맑은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고, 초록 보리밭을 달리며, 수양버들과 함께 춤추듯 놀던 어린 원수의 모습은 우리에게 잊고 지낸 유년의 시간을 불러온다. 그러나 가난으로 인한 이사는 정든 고향과 친구들을 어린 원수에게서 떼어 놓는다. 낯선 곳에서의 외로움과 그리움은 마음속에 고향을 더욱 선명하게 새긴다. 마침내 그리움은 한 편의 동요가 되고, 개인의 추억은 온 겨레가 함께 부르는 노래로 피어난다. 이 작품의 아름다움은 「고향의 봄」을 단순히 유명한 동요의 탄생 이야기로 그치지 않는 데 있다. 꽃과 개울, 보리밭과 버드나무는 어린 원수가 뛰놀던 삶의 터전인 동시에,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의 풍경이다. 특히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한 즐거움과 고향을 떠나며 겪는 이별의 아픔을 차분하게 대비함으로써, 노래 한 구절에 담긴 그리움의 깊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한다. 한 아이의 마음속에 피어난 꽃들이 수많은 사람의 가슴으로 옮겨 가는 과정은 문학과 예술이 지닌 공감의 힘을 보여 준다. 100년 전 어린이의 마음을 노래한 이원수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세대와 세대를 잇는 따뜻한 다리가 된다. 박상재 작가는 그 노래의 뿌리를 한 아이의 삶에서 찾아내어, 어린 독자에게는 고향과 추억의 소중함을, 어른 독자에게는 잊고 지낸 어린 시절의 향기를 선물한다. 고향은 반드시 다시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함께 웃고 뛰놀던 사람들의 얼굴이며, 마음 깊이 간직한 풍경이고, 그리움이 피워 낸 한 송이 꽃이다. 「고향의 봄」이 100년의 세월을 넘어 여전히 불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고향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서 해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봄이다. 이 그림동화는 그 변함없는 진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들려주며,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지지 않을 고향의 꽃 한 송이를 심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