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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7
프롤로그 12 PART I. 방지일을 다시 읽다 — 삶으로 쓰인 선교신학 25 1장. 내가 만난 방지일 28 2장. 방지일은 어떤 신학자였는가? 39 3장. 살아낸 신학 — Lived Theology 54 4장. 실존적 선교신학 — Existential Missiology 59 PART II. 키르케고르의 눈으로 방지일을 읽다 69 5장. 진리는 무엇을 아느냐보다 어떻게 존재하느냐의 문제다 72 6장. 주체적 전유 — Subjective Appropriation 86 7장. 단독자 — The Single Individual 98 8장. Coram Deo — 하나님 앞에서 110 9장. 키르케고르를 설명하지 않고 살아낸 사람 121 PART III. 血 — 십자가를 붙든 선교: 『피의 복음』과 십자가적 실존 131 10장. 피의 복음 134 11장. 십자가를 설명하는 것과 십자가를 지는 것 156 12장. 성공하는 선교인가, 십자가의 선교인가? 163 PART IV. 生 — 그리스도를 살아낸 선교: 『성도의 생활』과 그리스도인이 되어감 179 13장. 성도의 생활 182 14장. Becoming Christian — 그리스도인이 되어간다는 것 196 15장. 선교사의 삶이 선교의 메시지다 210 PART V. 淚 — 함께 우는 선교: 『눈물의 병』과 타자의 고통 225 16장. 눈물의 신학 228 17장. 단독자는 혼자가 아니다 236 18장. 고통을 설명하지 않고 함께 울다 250 PART VI. 방지일의 실존적 선교신학: 血·生·淚 그리고 Coram Deo 259 19장. 십자가를 붙들고, 살아내고, 함께 울다 262 20장. Doing에서 Being으로 276 21장. Being에서 Becoming으로 289 22장. 선교사 자신이 첫 번째 선교지다 302 에필로그 — 살아낸 신학 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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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은 쓰이지 않아서 생깁니다. 닳음은 쓰여서 생깁니다. 그분은 닳는 쪽을 택하셨습니다. 목사님은 1979년에 은퇴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서른다섯 해를 더 사시며 국내와 세계 각국을 다니셨고, 2014년 10월 103세로 소천하셨습니다.
--- p.22 “오 목사, 너는 책을 출판해서 돈을 벌려고 하지 마라.” 저는 조금 의아해서 곧바로 여쭈었습니다. “왜요, 목사님?” “책으로 돈을 벌려고 하면, 나중에는 돈이 되는 책만 쓰게 되더라.” 짧은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래 남았습니다. --- p.33~34 중국이 공산화되고 종교 탄압이 시작되었을 때, 모든 외국 선교사가 철수했습니다. 그분은 남으셨습니다. … 모두가 떠나는 것이 상식이던 자리에서 혼자 남는 일은, 다수의 판단을 근거로 삼지 않겠다는 결정입니다. 그분은 그것을 실존적 결단이라고 부르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아마 순종이라고 하셨을 것입니다. --- p.124 목사님은 자신을 가리켜 “인위적으로 나무잎 치마로 수치를 가리우려는 저 범죄한 내외”와 같은 존재라고 표현하셨습니다. … 종교적 노력도, 도덕적 성취도, 심지어 선교적 성공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또 하나의 나뭇잎 치마가 될 수 있습니다. --- p.135 선교사 자신이 첫 번째 선교지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변화되는 선교사만이 다른 사람을 자신의 모습으로 만들려 하지 않고, 그들을 그리스도께로 자유롭게 인도할 수 있습니다. --- p.318 “방지일 목사님을 뵙고 오면 꼭 예수님을 뵙고 온 것 같아.” 그것은 그분을 완전한 사람으로 보았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 오랜 세월 한 방향만 바라보고 살아온 사람에게는 그가 바라본 분의 모습이 조금씩 배어 나옵니다. --- p.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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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떠난 자리에 남은 사람
방지일 목사(1911-2014)는 1937년 목사 안수를 받고 중국 산둥에서 스물한 해 동안 복음을 전했다. 중국이 공산화되고 모든 외국 선교사가 철수했을 때에도 그는 남아 중국 교인들과 고락을 함께했고, 유엔의 중재로 홍콩을 거쳐 1957년에야 돌아왔다. 이후 영등포교회를 섬기다 1979년 은퇴했지만, 그 뒤로도 서른다섯 해를 더 국내와 세계 각국을 다니다 2014년 10월 103세로 소천했다. 남긴 책은 백 권이 넘는다. 저자는 이 생애를 업적의 목록으로 읽지 않는다. 무엇을 했는가보다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사람으로 살았는가를 묻는다. 모두가 떠나는 것이 상식이던 자리에서 홀로 남은 결정을 키르케고르의 ‘단독자’로, 『피의 복음』을 1963년 초판 뒤 2001년과 2017년 두 차례 고쳐 쓴 일을 진리의 ‘전유’로, 은퇴 후 서른다섯 해를 ‘되어감’으로 읽어 낸다. 영향이 아니라 ‘실존적 친연성’ 방지일 목사가 키르케고르를 읽었다는 기록은 없다. 이 책은 사상적 영향을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서로 다른 세기와 언어 속에서 살았던 두 사람이 같은 것을 걱정했기에 닮게 된 ‘방향의 닮음’, 곧 실존적 친연성(affinity)에 주목한다. 키르케고르는 철학자의 언어로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될 것인가”를 물었고, 방지일 목사는 선교사와 목회자의 삶으로 그 질문에 응답했다. 책을 관통하는 렌즈는 네 가지다. 진리의 전유(appropriation), 단독자(the single individual), 되어감(becoming), 그리고 Coram Deo(하나님 앞에서). 각 개념은 처음 나오는 자리에서 풀어 설명해, 키르케고르를 처음 접하는 독자도 따라갈 수 있다. 血·生·淚 — 세 권의 책, 세 글자 저자는 Steve Kang 목사와 함께 방지일 목사의 저서를 영어로 번역하면서 세 글자를 얻었다. 『피의 복음』에서 血(피)를, 『성도의 생활』에서 生(삶)을, 『눈물의 병』에서 淚(눈물)를 만났다. 따로 읽을 때는 세 개의 주제였지만, 세 권을 다 옮기고 나니 하나의 흐름이었다. 血 — 십자가를 붙드는 선교: 복음은 내가 만들어 입는 ‘나뭇잎 치마’가 아니라 하나님이 피 흘려 입혀 주시는 옷이다. 生 — 그리스도를 살아내는 선교: 신앙은 설교단이 아니라 돈과 권력을 쓰는 방식, 아무도 보지 않을 때의 삶에서 드러난다. 淚 — 함께 우는 선교: 고통을 설명하기보다 그 곁에 앉아 함께 우는 ‘함께 있음의 선교(Missiology of Presence)’. 그리고 이 셋은 한 자리로 모인다. Coram Deo, 하나님 앞에서. Doing에서 Being으로, Being에서 Becoming으로 오늘의 선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전략과 데이터, 훈련 프로그램, 심지어 인공지능까지 갖추고 있다. 저자는 전략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질문의 순서를 바꾸자고 제안한다. 무엇을 성취했는가 이전에 어떻게 살았는가를,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가 이전에 어떤 사람이 되어갔는가를 묻는 것이다. 같은 전략도 겸손한 사람이 쓰느냐, 권력욕을 가진 사람이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의 결론은 한 문장으로 모인다. “선교사 자신이 첫 번째 선교지입니다.” 선교 현장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와 목회자, 선교학·실천신학을 공부하는 신학생, 한국교회사의 신앙 인물과 키르케고르의 실존 신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같은 질문 앞에 서게 될 것이다. “나는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책은 (사)방지일목사기념사업회의 후원으로 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