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선집 발간에 부쳐
박포씨 박포씨 후일담 국가 비싸게나 불러라 뉘누리 사반세기 미수 이단 테스트 필 대부산 자괴 성에 눈뜰 무렵 실루에뜨 체취 회춘기 부동표 파장금 서정 강원도 달비장수 해로 긍지의 성주 준교사 원통한 이야기 후기 해설 정통을 찾아서 여성작가가 단편소설을 쓴다는 것의 의미 수록 작품 발표 지면 작가 연보 |
전병순의 다른 상품
姜玲珠
강영주의 다른 상품
|
전병순(1929~2005)은 1960~1970년대에 문제적인 장편소설과 사회성 짙은 중·단편소설을 잇달아 발표한 인기 작가였다. 여순사건과 6·25전쟁의 와중에서 한 여성의 살아남기 위한 분투를 그린 『절망 뒤에 오는 것』부터, 남성중심적 가부장제에 억눌린 여성의 삶과 사랑, 결혼과 가족, 불평등한 남녀 관계 등을 주요 문제로 다룬 『현부인』, 『독신녀』, 『또 하나의 고독』, 『안개부인』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은 당대의 통념에 맞서 여성의 주체성과 인간적 존엄을 끈질기게 탐색했다.
대표작과 미발표 유고시를 망라한 전 7권의 문학 선집 『전병순 문학 선집』은 한동안 잊혀 있던 전병순의 주요 작품들을 오늘의 독자 앞에 다시 펼쳐 보이는 전 7권의 전집형 선집이다. 1~5권에는 그의 대표 장편소설을 한 권씩 온전히 담았으며, 6권에는 대표적인 중·단편들을, 7권에는 수필과 기타 글들을 담았다. 이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전병순 문학의 폭넓은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하였다. 1권 장편소설 『절망 뒤에 오는 것』 젊은 시절 여수여중 교사로 재직하며 여순사건을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대표작. 여순사건 당시의 국가폭력과 6·25전쟁기의 현실을 그린 작품으로, 여성의 시선에서 분단과 전쟁을 다룬 선구적인 여성 분단소설이다. 2권 장편소설 『현부인』 남성 중심의 결혼제도 속에서 ‘현명한 아내’란 무엇인가를 묻는 소설. 무능하고 무책임한 남편과 일·가정의 이중 부담에 시달리는 여성 지식인을 통해 당시 사회가 요구하던 ‘현부인’의 허상을 비판한다. 3권 장편소설 『독신녀』 결혼하지 않고 자신의 자발적 의지에 따라 아이를 낳아 당당하게 살아가려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 오늘날에도 논쟁적인 비혼 출산 문제를 1960년대에 전면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선 작가의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4권 장편소설 『또 하나의 고독』 본부인과 애인을 동시에 사랑하는 남자와 그의 숨겨진 애인을 둘러싼 사랑의 이야기. 불륜이라는 소재를 넘어 대가 없는 순수한 사랑과 행복을 추구하는 주체적인 여성 지식인의 내면과 사랑의 철학을 탐구한다. 제5회 한국여류문학상 수상작이다. 5권 장편소설 『안개부인』 ‘바람피우는 남편과 속 썩는 아내’라는 익숙한 서사를 뒤집어, 외도하는 아내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남편의 갈등을 그린 작품.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한 현실을 의도적으로 전도시킴으로써 성 역할과 남녀 관계에 대한 통념을 뒤흔든다. 6권 중·단편집 『강원도 달비장수』 대표작 「강원도 달비장수」를 비롯한 22편의 중·단편을 수록했다.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 분단 문제, 개인과 사회의 윤리, 자전적 체험, 농어촌 여성의 삶, 사랑과 남녀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전병순 단편문학의 폭넓은 세계를 보여준다. 또한 문학청년 시절인 1951년에 발표한 「준교사」와 「원통한 이야기」를 발굴하여 수록함으로써 작가의 초기 문학 수업과 작품 세계의 형성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7권 수필집 『결심한 만큼의 행복』 수필 88편을 비롯해 모두 103편의 글을 수록했다. 작가의 생애와 인간성, 사상과 문학관을 보여주는 다채로운 수필들과 라디오 방송 원고 및 르포르타주 등을 한데 모았다. 끝으로 5·18 민주화운동 직후 쓴 작가의 미발표 장시 「고혼(孤魂)들을 위하여」를 실었다. 이는 당시 희생된 광주의 젊은이들을 애도함과 동시에, 과거 여순사건 체험으로 인한 작가 자신의 깊은 트라우마를 드러낸 유고시로서 처음 세상에 공개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작가의 생애 및 문단 활동을 보여주는 사진 화보도 수록했다. 시대를 앞서 여성의 삶을 묻다 전병순 문학을 관통하는 것은 현실의 폭력에 굴복하지 않는 여성 주체의 정신과 진실을 말하려는 용기, 그리고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다. 여순사건 당시의 국가폭력에서부터 가부장제의 일상적 폭력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자신이 마주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소설 속에 낱낱이 기록했다. 전병순의 대표 장편들은 60년 전에 쓰인 작품이지만, 오늘날 다시 읽어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일과 가정을 함께 짊어지고 가부장적인 남편의 아내로 힘겹게 살아가는 여성, 자신의 선택으로 결혼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으려는 여성, 아내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성, 남성에게만 허용되던 성적 욕망을 자신의 것으로 주장하는 여성. 전병순은 이러한 문제를 오늘의 언어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소설 속에서 다루며 시대를 앞서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졌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 『현부인』에서는 ‘좋은 아내, 현명한 아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 요구되는 힘겨운 삶은 과연 정당한가’를 묻고 있다. 『독신녀』에서는 ‘여성이 의도적으로 결혼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 키우며 살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오늘날 ‘비혼 출산’이라는 이름으로 논의되는 매우 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또 하나의 고독』에서는 아내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주인공을 통해 ‘본질적으로 이기적인 남자를 사랑하기 위해 주체적인 여성은 어떠한 사랑의 철학을 가져야 하는가’를 묻고 있다. 『안개부인』에서는 외도하는 아내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남편을 통해 ‘여성은 자기 욕망에 충실하면 안 되는가’, ‘남성이 하면 용인되는 행동을 여성이 하면 왜 비난받는가’를 묻는다. 이와 같이 전병순의 소설에서 오늘의 독자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도발적인 질문, 의외로 낯설지 않은 질문들이다. 1960~1970년대에 쓰인 그의 소설들을 오늘 다시 읽는 순간, 독자는 그 시대와 현재 사이에 놓인 놀라운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전병순 문학 선집』은 한 시대에 큰 사랑을 받았으나 오랫동안 잊혀 있던 작가의 작품을 오늘의 독자 앞에 다시 펼쳐 보이는 동시에, 한국 현대문학과 여성문학의 지형을 새롭게 살펴볼 수 있게 하는 귀중한 문학적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원문 교열과 현대 독자를 위한 가독성,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 작가의 무남독녀이자 한국 현대소설을 전공한 학자인 엮은이는 『전병순 문학 선집』을 간행하면서 원문 교열과 정본 확정에 각별히 노력했다. 1960~1970년대 신문에 연재된 장편소설들은 당시의 열악한 언론·출판 환경 때문에 숫자상의 오류나 명칭의 불일치가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선집에서는 작품 내적 개연성이나 일관성을 위해 최소한의 수정을 가하고, 단편과 수필에 내포된 사소한 오류도 바로잡았다. 각 권 말미에는 작가의 자찬 연보를 바탕으로 새롭게 정리한 「작가 연보」를 실었으며, 1권에는 상세하게 작성한 「작품 목록」을 수록했다. 뿐만 아니라 1~6권에는 작품의 문예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도록 유수한 여성문학 연구자인 김은하, 이상경, 이선옥, 연남경, 강옥희, 배하은 교수의 전문적인 작품 해설을 수록했다. 1권에는 임헌영 평론가의 해설을, 6권에는 작고한 최인훈 작가의 해설을 재수록하여 당대의 비평적 시선까지 함께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7권에는 엮은이가 회고담을 곁들여 작가의 삶과 작품, 창작 배경 등에 대해 공들여 쓴 장문의 작가론을 수록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이 전병순 문학에 다가갈 수 있고, 연구자들이 믿고 활용할 수 있는 판본을 마련하고자 했다. |
|
작가 전병순의 행로는 힘들고 외로운 악전고투의 험로였던 것으로 보인다. 전근대적 가부장 의식과 남성 중심주의가 폭력적으로 군림하는 현실, 가난, 지병 등과 싸워야 했고, 본격문학·대중문학의 이분법에 떠밀려 주변부 작가의 소외 현실을 견뎌야 하였다. 그 싸움과 견딤의 40여 년 험로에서 줄기차게 피어난 꽃들이 저처럼 방대한 전병순 문학을 이루었다.
전병순 소설의 주인공은 몇 예외를 두고는 모두가 여성이다. 그 여성 주인공은 또한 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대학을 나온 지식인으로, 주견이 뚜렷한 강한 주체성의 존재이며, 외부 세계의 폭력에 맞서 끝끝내 굴복하지 않는 굴강의 정신을 지닌 인물이다. 그 같은 주체성, 굴강의 정신으로 해서 전병순 문학은, 전근대적 가부장 제도며 반공 이데올로기며 정치경제적 권력이며 등, 현실 세계를 지배하는 막강한 힘에 짓눌리거나 갇히지 않고, 그것들에 맞서서 그 안팎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 정호웅 (문학평론가, 전 홍익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