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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면서/ 크리스탈 김 ·4
1. 아난시의 유혹 궁궐 안 거미 ·14 니야메, 이야기를 품은 신 ·21 궁궐의 주인이었던 자 ·30 니야메의 고민 ·36 문을 열어줄게요 ·44 샹들리에가 된 왕관 ·50 내 목소리를 따라 들어와요. ·58 2. 꿈꾸고 싶었던 여자, 설 꽃이라 다행이었지 ·68 꽃과 새 ·76 새는 새라서 ·83 날고 싶은 건, 누구였을까 ·90 나는 정말 꽃이었을까 ·97 아난시, 너는 무엇이니 ·103 3. 그 새는 어디로 갔을까 설, 내가 무엇인지 몰랐어요? ·111 당신이 원하는 이야기 ·118 지나간 이야기들의 궁궐 ·126 그 새의 이름도 정오였어요. ·132 내가 가둔 것이 아니에요. ·139 그래요, 거기 있어요. ·145 나도 꿈을 꿨어요. ·150 작가의 말 / 황란 ·160 작가의 말 / 김미조 ·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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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어떤 존재가 크다고 할 수 있어요?
신인가요? 인간인가요? 아니면, 거미를 제외한 모든 생명체인가요? 무엇이 작고, 무엇이 큰가요? 이야기를 담으려면 얼마나 커야 할까요? ---p.25 설, 꿈을 꾼다는 건, 이야기를 품었다는 거예요. ---p.36 나는 아난시,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인간에게 건넨 자. 이야기의 주인이며, 지나간 이야기의 문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존재. 과거의 시간이 닫혀 있어도 열 수 있어요. 꿈꾸기를 원한다면, 그 길로 이끌어줄게요. ---p.45 세상에 꽃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뭐야. 나를 닮은 이가 얼마나 많은지, 알게 뭐야. 그렇다고 꽃이, 꽃이 아니게 되는 것도 아닌데. ---p.69 내게서 시작된 이야기도 바람을 타기 시작하면, 세상 어디든 날아가 모두의 이야기가 되어 버려요. 수많은 입이 뱉어낸 이야기는 수많은 귀에 스며들며 더하기와 뺄셈, 곱하기와 나눗셈의 기술을 발휘하게 되죠. ---p.113 말들은 무게를 얻었고, 그 안엔 고통과 슬픔이 더 깊게 스며들었죠. 사람들은 다시 말했어요. “저 거미가 우리에게 악몽까지 건넸구나.” 감사가 사라진 자리엔 비난이 차지했어요. ---p.141 설, 이제야 알겠어요. 어둠은 다른 이의 손으로 밀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빛은 밖에서 건네는 것이 아니라는 걸. ---p.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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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세계, 미술과 문학 그리고 철학
자신에게 없는 것을 꿈꾸는 꽃과 인간에게 상처 입은 거미 신, 그들의 기묘한 만남 『내 마음속 궁궐』의 주인공 설은 아름다운 꽃이다.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며 살아온 설은 어느 날 날개를 가진 새 정오를 만나고, 처음으로 다른 삶을 꿈꾸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새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에게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설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낯설어지는 혼란에 빠진다. 한편, 궁궐 깊숙한 곳에는 인간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거미 신 아난시가 숨어 있다. 오래전 아난시는 하늘의 신 니야메에게서 이야기를 가져와 인간들에게 전해 주었다. 그러나 인간들은 행복한 이야기뿐 아니라 슬픔과 불행까지 가져온 그를 원망했다. 자신들이 불행해진 이유를 아난시에게 돌린 것이다. 결국 인간에게 실망한 아난시는 더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기로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찾고 싶은 꽃과 더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으려는 신. 이 기묘한 만남은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 한 편의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 담아낸 삶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 『내 마음속 궁궐』은 꽃과 새, 거미 신이 등장하는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질문을 담아낸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에게 없는 것을 부러워한다. 누군가의 재능과 자유, 삶을 동경하며 때로는 지금의 자신을 초라하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존재가 되지 않고도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아갈 수는 없을까. 설의 이야기는 단순히 날개를 갖고 싶은 꽃의 욕망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존재가 자기만의 삶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거미 신 아난시의 이야기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만약 세상에서 슬프고 불행한 이야기를 모두 없애 버린다면, 인간은 정말 행복해질까. 기쁨과 슬픔, 사랑과 상실이 모두 삶의 일부라면,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오히려 삶의 절반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처럼 『내 마음속 궁궐』은 정체성과 욕망, 상처와 회복, 행복의 본질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신화와 판타지에 녹여 낸다. 어려운 철학적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 매혹적인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이끌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게 한다. 동화처럼 읽히지만, 그 안에 담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미술은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또 하나의 예술이 된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시각예술과 문학이 만나 빚어내는 독창적인 세계에 있다. 황란의 작품 속 궁궐은 그 자체로 눈길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을 지닌다. 여기에 김미조의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고요하던 궁궐은 신비로운 이야기의 무대로 변모한다. 그 안에는 신이 숨어 있고, 꽃이 꿈을 꾸며, 잊힌 이야기들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눈으로 감상하던 작품이 어느새 살아 움직이는 세계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미술 작품을 설명하는 일반적인 예술서와 다르다. 그림은 이야기의 배경에 머물지 않고, 이야기는 그림을 해석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두 예술은 각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서로의 세계를 확장한다. 이야기를 읽고 다시 그림을 바라보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풍경이 떠오르고, 그림을 들여다볼수록 이야기의 여운은 더욱 깊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