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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청년패스 2006 제4회 올해의 책 후보도서
소풍
성석제
창비 2006.05.15.
베스트
감성/가족 에세이 top100 2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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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소풍의 감동을 기리며

1부

얌전한 맛
김밥의 귀족, 귀족의 김밥
프로페셔널 아마추어리즘
터미네이터
여우고개 너머 닭개장
이인분의 외로움
삶은 살, 살의 삶
요로콤 조로콤 혀쌓도
앞니 사이에 끼우고 조근조근 깨물면
일곱 켤레의 남정네 신발과 하나의 두루마리 화장지 미인
지상천국의 지하식당
니나노집의 얌전한 닭
술은 누가 따르는가
향을 먹는다는 것
호랑이가 모르는 사실
새벽의 맵고 아린 맛
연어, 영어 그리고 스포츠카
가재는 게 편이 아니었다
눈 내린 들판 환한 달빛처럼
아주 특별하고 신화적이고 개성적이며 영웅적인 ‘벌거’
서럽고 아련한 외로움
입속에 가득 차는 환희
껍디기로만 껍디기로만
원조의 품위

2부

꿩 대신 닭, 그러나 지존심이 고명처럼 살아 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냉면
우리는 우리끼리
국수 살롱 싸롱 국시
가을날 마법의 길에서
자존심과 자부심
칼 같은 도리
소년시절의 맛
신선, 선녀를 만나다
바로 그 맛을 보았다
천국에는 사다리가 없다

3부

겨울 서리
시리디시린 기다림의 맛
삼천포가 있다
잘 익어야 맛있다
죽여주는 맛 살 맛
첫눈이 내린 뒤에
오리 머슴
쏘가리와 동무 생각
꿀 먹은 벙어리가 하지 못한 말
무서운 맛
어리석은 농부와 사과나무 용사들

4부

아지매집 아지매를 그리며
요런 깍쟁이들
하늘로 가는 뚜껑이 열린다
단순 직격의 생생함
도를 트게 해드립니다
야생의 맛
국화차는 있다
국화차는 없다

저자 소개 1

成碩濟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문학사상]에 시 「유리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며, 현실의 온갖 고통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올바로 성찰하면서도 그것을 웃으며 즐길 줄 아는 작가라 평했다. 또한 평론가 문혜원은 “성석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농담인지 구별하기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문학사상]에 시 「유리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며, 현실의 온갖 고통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올바로 성찰하면서도 그것을 웃으며 즐길 줄 아는 작가라 평했다. 또한 평론가 문혜원은 “성석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농담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막힘없이 풀어놓으며 "마치 무협지의 고수들처럼"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입담을 펼친다.”라고 전한다. 이런 평론가들의 말처럼 성석제는 미묘한 경계선을 거닐면서 재미난 입담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작가이다.

그의 대표작 『소풍』은 흥겨운 입담과 날렵한 필치가 빛나는 산문집이다. 저자는 음식을 만들고 먹고 나누고 기억하는 행위가 곧 일상을 떠나 마음의 고삐를 풀어놓고 한가로운 순간을 음미하는 소풍과 같다고 말한다. 음식은 “추억의 예술이며 오감이 총동원되는 총체예술”이며, “필연코 한 개인의 본질적인 조건에까지 뿌리가 닿아 있다”는 지론은 곧 우리 세대가 잃어버린 사람살이의 다양한 세목을 되살려온 성석제 소설세계와 상통한다. 십수년간 각종 매체에 연재하며 갖가지 음식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낸 작업이 ‘음식의 맛, 사람의 맛, 세상의 맛’을 함께 음미하게 한다.

단편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모든 면에서 평균치에 못 미치는 농부 황만근의 일생을 묘비명의 형식을 삽입해 서술한 표제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포함하여, 한 친목계 모임에서 우연히 벌어진 조직폭력배들과의 한판 싸움을 그린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돈많은 과부와 결혼해 잘살아보려던 한 입주과외 대학생이 차례로 유복한 집안의 여성들을 만나 겪는 일을 그린 「욕탕의 여인들」, 세상의 경계선상을 떠도는 괴이한 인물들의 모습을 담은 「책」, 「천애윤락」,「천하제일 남가이」등 2년여 동안 발표한 일곱 편의 중 · 단편을 한 권으로 엮었다. 이번 작품집도 예외없이 세상의 통념과 질서를 향해 작가 특유의 유쾌한 펀치를 날리는데, 비극과 희극, 해학과 풍자 사이를 종횡무진한다.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는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이후 성석제가 3년간 발표한 단편들을 모았다. 혼기에 이른 맏딸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이야기와 딸이 어머니에게 읽어드리는 옛이야기를 교차 시키며 유려하게 텍스트를 직조해낸 표제작을 비롯, 제49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내 고운 벗님' 등 총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기성의 통념과 가치를 뒤집는 화려한 수사와 “웃음의 모든 차원을 자유자재로 열어놓는 말의 부림”으로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각양각색 인물들의 삶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표면에 드러나는 유쾌한 재미와 해학, 풍자 밑에는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통찰이 번뜩이기도 하고 그리움이나 인간을 향한 건강하고 따뜻한 시선이 은근히 깔려 있다.

이외의 소설집으로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새가 되었네』 『재미나는 인생』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호랑이를 봤다』 『홀림』 『지금 행복해』 『첫사랑』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참말로 좋은 날』 『이 인간이 정말』 『믜리도 괴리도 업시』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등과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 『궁전의 새』 『순정』 『인간의 힘』 『도망자 이치도』 『위풍당당』 『투명인간』 『왕은 안녕하시다』(전2권) 등, 산문집 『소풍』 『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칼과 황홀』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등이 있으며, 명문장들을 가려 뽑아 묶은 『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이 있다.

1997년 단편 「유랑」으로 제30회 한국일보문학상을, 2000년 「홀림」으로 제13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고, 2001년 단편「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로 제2회 이효석문학상, 같은 작품으로 2002년 제33회 동인문학상을 받았으며, 2004년 「내 고운 벗님」으로 제49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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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8쪽 | 516g | 154*214*20mm
ISBN13
9788936471132

책 속으로

"결국 다 먹었잖아. 정말 존경스럽다. 너를 앞으로 이인분이라고 불러줄게."
그때 그는 화를 냈다. 나는 내가 뭔가 잘못한 줄은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떻든 나는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했고 소주가 한두 병 더 늘어나면서 그는 다시 명랑해졌다.
얼마 전 당산동에 아주 유명한 곱창집이 있다길래, 그 식당을 소개한 시인 김정환이 사주겠다길래 쫓아가서 양깃머리라는 걸 얻어 먹었다. 소에게는 네 개의 위가 있는데 첫번째 위가 양, 두번째가 벌양, 세번째가 천엽, 네번째가 막창이다. 첫번째 위의 양깃머리는 큰 황소 한마리에 네뎃 근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고소하고 쫄깃쫄깃하면서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근래 먹어본 음식 중 최고였다. 이 다음에 와서 내 돈을 내고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제 좀 고기 맛을 알게 된 내가(우리집에는 빈대가 없다) 맛있다고 느낄 정도이니 그 식당은 손님이 꽉찰 수밖에 없었고 바깥에서도 십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연기 속에서 종업원들이 뛰다시피 하며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동행이 화장실에 가고 난 뒤 나는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바깥의 사람들에게 혼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까 신경이 쓰여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러면서 벽 쪽에 앉아 있던 양복 입은 사내를 보게 되었다. 혼자였고 와이셔츠 위에 앞치마를 두른 채 양깃머리를 먹고 있었다.
"아줌마, 여기 양 일인분 더! 소주도!"
내 눈을 의식했는지 그는 아무도 듣지 않는 주방 쪽으로 소리쳤다. 고개를 숙여 다시 고기를 입으로 가져가는 그의 머리숱이 많지 않았다. 그게 외로움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나는 그에게서 외로움을 느꼈을까. 나도 덩달아 벨을 무시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줌마, 우리도 빨리 부추무침 줘요!"

--- p. 43

노인은 "혼자 껍디기 다 주먹으마 남는 물컹한 거는 누가 먹노"하면서도 묵을 다시 썰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남동생이라던 다른 노인이 할머니 곁에서 껍데기를 집어먹다가 손등을 얻어 맞는 게 내 눈에 띄었다. 딱, 소리가 들릴 정도로 할머니의 손은 매웠고 노인은 꽤 아파하는 듯 했다. 그런데도 다시 슬며시 손을 내밀어 묵껍데기를 집어먹는 것이었다. 다시 한번 더 딱, 소리가 난 뒤에야 묵사발이 날라져왔다. 민구는 숟가락을 새 묵사발에 걸치고는 내게 말했다.
"우리 징조할배 산소에서 유골이 안 나오더라, 어이, 친구야. 그러이까네 우리 종부 아지매가 나를 가마이 부르디마 누가 산소 파가 일 벌리자 캤냐고 눈을 하야이, 똑 백여우겉이 홀기는 기라. 내가 우리 형제 중에서 젤 만만해 보인 기야. 사실 나도 할말이 없더라고. 그란데 풍수가 쪼매만 더 파보자 캐서 더 안 팠나. 파니 완전히 미라 같은 유골이 나오더라고. 그랜깨 내 눈에서 눈물이 확 쏟아지더라, 으이. 그때 기분은 진짜 칠선녀탕 양귀비가 따로 없더라잉."
그는 다시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
"할매요. 묵은 껍디기로만 넣어주소, 야! 껍디기로만 해달라이까. 껍디기로만, 껍디기로만."
그날 그 집의 묵은 모두 껍데기가 달아났을 것이다. 나중에 계산할 때 세어보니 우리 앞에 날라져왔던 묵사발이 다섯이었다.
묵껍데기는 맛있다. 묵껍데기는 묵집 할머니의 나이 일흔셋 먹은 동생이 손등을 맞아가면서도 훔쳐먹을 정도로 맛있다.

--- p.128~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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