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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독 안에 든 쥐!
1부 적을 굶겨 죽여라 시라쿠사 포위전 -천재 아르키메데스를 넘지 못한 로마의 선택, 봉쇄 빅스버그 포위전 -미국 남부를 몰락시킨 미시시피 봉쇄 레닌그라드 봉쇄 -굶주림과 추위 속 872일의 사투 2부 이념이 부른 갈라진 세계 베를린 봉쇄 -분단된 세계의 시작 쿠바 해상 봉쇄 -핵무기를 둘러싼 해상 대치 3부 바리케이드 너머 해방도시 파리 코뮌 -72일 동안의 고립이 남긴 유산 5·18 광주 -세상에서 지워진 봉쇄 속 공존의 기록 4부 끝나지 않은 고립 가자지구 봉쇄 -생존의 경계마저 무너진 지붕 없는 감옥 참고 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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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가 독 안에 갇히면 꼼짝없이 죽은 목숨입니다. 아무리 민첩한 쥐도 독의 미끄러운 옆면을 기어오를 재주는 없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이렇듯 봉쇄는 대상을 완벽하게 고립시켜 말려 죽이는 가혹한 수단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시라쿠사 포위전은 과학과 군사력이 결합한 최초의 대규모 전쟁 사례 중 하나입니다. ..... 하지만 천재의 과학 기술로도 결국 장기적인 봉쇄가 가져오는 굶주림과 내부 붕괴를 막을 수 없음을 보여준 사건이기도 합니다. --- p.25 872일간의 봉쇄로 레닌그라드에서는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은 것이 아니라,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스러져간 것입니다. --- p.47 파리 코뮌이 세운 바리케이드가 시민들에게는 자유와 자치를 지키기 위한 저항이었다면, 정부군에게는 반드시 무너뜨려야 할 봉쇄선이었습니다. --- p.88 봉쇄는 시대도, 장소도, 이유도 다르지만 한 가지는 늘 같았습니다. 봉쇄 속에서 가장 고통받은 사람은 힘없는 시민이었고, 그들이 흘린 눈물은 역사의 가장 아픈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 앞으로 함께 살아갈 이스라엘의 어린이들과 모든 시민의 안전, 그리고 미래 세대의 평화를 위해서도 더 이상의 봉쇄와 전쟁은 멈춰야 합니다. --- p.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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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보다 무서운 굶주림,
봉쇄는 어떻게 강력한 무기가 되었나 천재 과학자 아르키메데스도 막지 못한 것 기원전 213년, 로마군이 시칠리아의 도시 시라쿠사를 포위했다. 그러나 시라쿠사 성벽 위에는 천재 과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있었다. 그가 만든 투석기와 ‘철제 손’은 로마 함선을 들어 올려 뒤집었고, 결국 로마군은 시라쿠사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이에 로마는 작전을 바꿔 시라쿠사로 통하는 보급로를 막기로 한다. 포위전이 봉쇄전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1부 ‘적을 굶겨 죽여라’에서는 이처럼 군사 전략으로서의 봉쇄를 다룬다. 남북전쟁의 향방을 가른 빅스버그에서는 47일간의 봉쇄로 인해 식료품점에서 생쥐가 팔리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제2차 세계대전 시기, 872일 동안 이어진 레닌그라드 봉쇄는 100만 명에 가까운 시민이 굶주림과 추위 속에 목숨을 잃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조용하지만 총, 칼보다 더 잔인한 무기, 그것이 봉쇄이다. 하늘길로 실어 나른 물자, 바다 위의 핵 대치 냉전의 두 봉쇄, 세계를 둘로 가르다 1948년 소련이 서베를린으로 향하는 모든 철도와 도로를 막았다. 11개월간 봉쇄돼 있는 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는 하늘길을 통해 석탄과 식량을 실어 나르며 도시를 지켰다. 미국 수송기를 조종했던 할버슨 중위가 아이들을 위해 낙하산에 사탕 같은 군것질거리를 매달아 떨어뜨린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1962년에는 쿠바에 소련의 탄도미사일이 배치된 사실을 알게 된 미국이 쿠바 해상을 봉쇄하였는데, 이를 시작으로 쿠바와 손을 잡은 소련군도 미국에 대한 전투 태세를 취하며 핵전쟁의 문턱까지 가기에 이른다. 불안이 최고조에 다다르자, 유엔 사무총장이 중재에 나서 전쟁이 일어날 위기는 피할 수 있었지만, 봉쇄가 인류를 위협할 정도로 무서운 것임을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처럼, 2부 ‘이념이 부른 갈라진 세계’에서는 봉쇄가 어떻게 냉전의 무기가 되었는지, 어떻게 세계를 전쟁 직전까지 몰고 가는지를 보여준다. 봉쇄된 도시에서 피어난 시민들의 연대, 파리 코뮌과 5·18 광주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가자지구 3부 ‘바리케이드 너머 해방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파리 코뮌과 1980년 5월의 광주 시민들은 봉쇄 앞에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강한 연대로 마주한 이들이었다. 1871년 프랑스 공화국 정부에 맞서 파리 시민들이 수립한 자치 정부인 파리 코뮌은 파리를 지켜내기 위해 시민들 스스로 시내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쳐 파리를 봉쇄했고, 1980년 5월의 광주 시민들은 무력 진압을 해 오던 계엄군으로부터 광주를 지켜내기 위해 시민군을 조직했다. 또한, 광주 시민들은 봉쇄된 상황에서도 단 한 차례의 도난이나 범죄 등을 일으키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성금을 통해 서로를 도우며 시민들의 강한 연대와 화합을 보여주었다. 4부 ‘끝나지 않은 고립’에서는 봉쇄의 역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가자지구가 등장한다. 장벽과 철조망에 둘러싸여 ‘세계 최대의 지붕 없는 감옥’으로 불리는 가자지구. 이는 봉쇄가 지나간 역사가 아닌, 여전히 남아 있는 현재의 이야기임을 일깨운다. |